란마 1/2 애장판 1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이소연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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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https://namu.wiki/w/%EB%9E%80%EB%A7%88%201/2

 

 

 

타카하시 루미코의 최고작인지에 대해서는 다툼의 여지가 많겠지만 그녀가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질 수 있게 된 건 분명 란마 1/2’ 때문일 것이다. 한국에서 그녀의 만화-애니메이션을 처음 접하게 된 것도 대부분 이걸로 시작했을 것이고.

 

시끌별 녀석들’(메종일각’) 다음 작품이지만 분위기나 여러모로 비슷한 점이 많아 요란스러운 러브 코미디를 좋아한다면 이것만큼 재미난 것도 없을 것이다. 게다가 중국풍에 격투-무술이 곁들여져 있어 좀 더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그동안 해적판으로만 접하다가 정식-완전판으로 접하니 기분이 새로웠다. 등장인물들을 일본 이름으로 처음 접해서인지 처음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처음 봤을 때 찬물을 뒤집어쓰면 여자가 되는”, 반대로 따뜻한 물로 다시 남자로 돌아갈 수 있다는 설정은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발상의 전환이었고 획기적인 생각으로 느껴졌다. 거기에 우루세이 야츠라와 메종일각을 통해 다수의 인물상을 완성한 루미코는 란마에서 두 작품의 캐릭터를 바탕으로 한 검증 완료된 캐릭터를 초반부터 투입했고, 우루세이 야츠라 시절보다 훨씬 자극적인 연출과 설정을 선보였다. 여기에 당시에 유행하기 시작한 소년 점프 식 소년 만화의 전개를 도입해 란마를 완성해냈다. 당연히 재밌을 수밖에 없고 반응은 선풍적이었다. 보통의 무술, 연애, 개그 등의 에피소드에 '찬물을 끼얹으면 XX가 된다'는 설정과 묘한 중국 풍 덕분에 대히트. 이 작품 역시 한 시대를 풍미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고, 원작의 인기에 힘입어 애니메이션화 된 퀄리티도 매우 높았기 때문에 그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평가만 따르는 것도 아니었다. 너무 검증된(이전 작을 쉽게 떠올리게 되는) 등장인물들이 많아서인지 작품의 진행이 우루세이 야츠라와 비슷하기에 골수 우루세이 야츠라 팬들에게는 타카하시 루미코의 자기 복제 작품으로 불리며 평가가 좋지 않았다. 특히 이들이 란마를 좋게 보지 않는 것은 캐릭터의 자기 복제가 굉장히 심하기 때문이다. 우루세이 야츠라와 란마의 캐릭터들은 1:1로 매치가 되는 캐릭터가 반드시 있을 정도로 성격이나 포지션이 비슷한 캐릭터가 많은 편이다. 이렇게 비슷한 구성을 가지고 있는데도 란마가 큰 인기를 끌었으니 우루세이 야츠라 팬들은 불편했던 것. 반면 란마 팬들은 자기들이 좋아하고 인기도 있는 만화에 자꾸 시비를 거니 신경이 거슬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란마가 인기를 끌 당시에는 우루세이 야츠라 팬들이 이벤트에서 야유를 하는 사건도 벌어질 정도로 두 팬덤 사이가 안 좋았다. 란마 팬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지만 일본 우루세이 야츠라 팬들 사이에서는 란마 얘기를 꺼내면 보통 좋은 얘기가 안 나왔다. 물론 21세기로 넘어와서는 우루세이 야츠라나 란마나 실시간으로 본 사람들은 나이가 꽤 먹었고, 이후로 유입된 현재의 루믹 팬들은 여러 작품들을 같이 보면서 좋아하는 경우가 많은지라 두 팬덤 간의 다툼은 옛 이야기가 되었다.” 이까짓 만화에 서로 으르렁거릴 정도냐? 라는 말이 당장 나오겠지만 그만큼 열성적인 팬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고. 하지만 조금은 달리 생각한다면 다카하시 루미코가 시끌별...’메종일각이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내는 것에 성공한 작품들이라면 란마는 그걸 좀 더 단순하게 어떤 경우는 정교하게 완성해냈다고 봐도 괜찮을 것 같다.

 

일본 내에서의 인기와 위상은 우루세이 야츠라와 메종일각에게 밀린다. 사실 시끌별 녀석들의 만화책 판매량만으로 인기를 짐작하기도 힘든 것이 일본에서는 시끌별 녀석들은 애니메이션 쪽도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에 만화책엔 무관심한데 애니는 보는 사람들도 있고 재방송도 많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한국에서는 란마 1/2’이 가장 대표작으로 평가받진 않을까? 어린 시절 비디오 대여점을 통해서 접했고 이렇게 만화로 다시 보게 되니 까마득한 옛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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