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을 꿈꾸다
안도 다다오 지음, 이규원 옮김, 김광현 감수 / 안그라픽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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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재능을 가진 건축가 중에서 글 솜씨 또한 대단한 사람들이 몇 있다. 아니, 생각 이상으로 많다. 신은 공평하게 재능을 나눠주진 않는 것 같다.

 

안도 다다오

 

안도 다다오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건축이 아닌 책을 통해서 먼저 알게 됐다. 표지부터 눈길을 끄는 , 건축가 안도 다다오는 내용도 무척 흥미로웠고 글을 통해서 그의 건축도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된, 그리고 글과 건축이 어쩐지 닮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권투선수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 때문인지 항상 도전하려는 의욕이 넘쳐 보이는 그고 그의 건축인데, 이번에 읽은 건축을 꿈꾸다...’에 비해서 좀 더 진솔하게 건축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풀어내고 있다. 조금은 부드럽게 그리고 새로운 다짐을 하려는 듯이. 그러다가도 어떤 결기나 긴장감도 느껴진다. 건축에 대한 깊은 애정과 존경을 느낄 수 있고 사람들의 삶을 바라보려는 그의 생각을 들려주며 어떤 건축이 되어야 할 것인지 자신의 입장을 잘 정리해내고 있다.

 

안도 다다오가 지금까지 만난 건축과 도시를 소개하고 그곳에 어떤 꿈이 담겨 있는지 또 지금 우리들의 생활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펼친다. 무엇보다 그는 건축 세계가 얼마나 크고 심오한지 들려주고자 한다. 우리 모두가 모여 사는 이 환경과 공간에 대한 꿈과 가능성에 관한 글이다.

이 책에서는 근대 이후부터 20세기에 이르는 동안 지어진 건축과 도시의 여러 사례를 소개한다. 그것들은 20세기의 기술적, 사회적 진보의 찬란한 성과가 아로새겨진 이른바 시대가 그려 낸 꿈의 계보이다. 거기에 담긴,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사회와 씨름했던 사람들의 마음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을 강렬하게 흔든다.

우리에게 남아 있는, 또 우리가 해결해 나아가야 할 과제인 도시 문제와 환경 파괴. 이 과제까지 보듬고 다음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지구라는 제한된 장소에서 사는 인간들이 어떻게 하면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는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며 하나의 공동체로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위와 같은 소개하는 글이 책 내용을 너무 잘 요약해주고 있어서 따로 더할 말은 없다. 살림집이라는 가장 최소한의 공간에서 시작해 마을-광장-도시로 공간과 영역을 서서히 넓혀나간 다음 어떤 공간-영역이어야 할 것인지 고민을 옮기며 자신의 생각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고 있어 건축을 알든 모르든 쉽게 읽히게 해준다.

 

건축이 무엇인지 조금은 관심이 가는 사람이 읽으면 아주 좋을 것 같다. 당연히 안도 다다오에 관심이 있는 사람도 읽길 권하고. “무엇보다 그는 건축 세계가 얼마나 크고 심오한지 들려주고있다.

 

우리는 모여 살기 위해 건물을 지어 도시를 만든다. 그래서 건축을 사회를 짓는 것이라고들 한다. 건축은 그저 돌과 콘크리트로 아름답게 마들면 되는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다. 이러한 생각을 뛰어넘어 인간에게 실존적인 터를 만들어 주고 공동체를 엮어 주며 역사와 풍토를 담아낸다. 인간이 만드는 것들 가운데 건축처럼 여러 가능성을 사회로 되돌려 주는 것은 없을 것이다. 건축을 만든다는 것은 살아가고 있음을 표현하는 것이며, 자기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이다. 건축은 우리 삶의 다른 표현이며, 그래서 역사와 풍토라는 이름으로 미래에 전해진다.

 

건축이자 도시의 본질을 아무리 자세히 말한다 해도, 그 모든 논의는 모여 산다는 사실에 뿌리를 두고 있다. 모여 살기 때문에 건축물이 있고, 길과 골목과 광장이 생기고, 주택, 상점, 미술관, 공원이 있다. ‘모여 산다는 말에는 무엇이 개체이며, 이것이 전체와 어떤 관계로 이어지는 것인가 하는 커다란 물음이 들어 있다. 이렇게 보면 건축은 사회와 문화의 가장 깊은 곳에 작용해 당연히 보이는 수많은 가능성을 마련해 주는 구조물이요, 예술작품이다.”

 

안도 다다오의 건축에 대한 깊은 애정과 현대 사회에 대한 비판 그리고 근심과 다짐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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