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READ 라캉 How To Read 시리즈
슬라보예 지젝 지음, 박정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지젝에 관한 책을 읽어서 뭐라도 하나 더 읽고 싶다는 생각에 예전에 구해뒀지만 읽기를 망설여 미루기만 했던 ‘HOW TO READ 라캉에 손이 갔다. 짧은 내용(180)으로 되어 있어 부담이 덜했고 어려운 부분은 넘겨 버렸(건성으로 읽었)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읽기를 끝냈다. 좀 더 진지하게 접근했으면 쉽게 읽어내긴 어려웠을 것이다.

 

숙달된 안내자의 인도 아래 읽는 이들을 원전 텍스트 자체와 대면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HOW TO READ'시리즈는 입문서/개론서라 할 수 있으나 라캉이라는 사람이 쉽게 정리해서 말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고 지젝이라는 사람 또한 뭐든 간단하게 말하려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라캉에 관해 알려고 이 책을 읽을 생각이라면 다른 책을 알아보라고 말하고 싶다. 라캉을 약간이라도 알고 있다면? 그렇다면 이 책이 조금은 흥미롭게 읽혀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지젝은 뭐든 눈길을 끌게 만드는 사람이니까.

 

지젝은 총 7장에 걸쳐 라캉의 개념들이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를 시범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라캉의 개념을 이해 가능할 뿐 아니라 활용 가능한 것으로 제시한다. 지은이에 의해 라캉의 개념들은 정신분석학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적 이데올로기의 장을 누비고 있고, 그런 방식은 지젝이 항상 보여 왔던 글쓰기라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라캉의 개념을 영화나 농담 등에 접목해 좀 더 쉽게 이해하도록 해주는 건 예전에도 했었던 것이고, 사회적 이데올로기에 관해서도 자주 다뤘던 부분이니 지젝의 글이 익숙한 사람이라면 그가 뭘 말하려고 하는 것인지 헷갈릴 순 있으나 아주 이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닐 것 같다.

 

라캉의 몇몇 개념에 초점을 맞춘내용이고, “이미 출판된 내 저서의 해체 조립’”을 하고 있어서 지젝의 글을 자주 접한 사람은 어디선가 읽어본 느낌이 들 것이고, 지젝의 접근 자체가 라캉을 이용해 사회를 살펴보고 있는 것이지 라캉 그 자체에 파고드는 사람도 아니기에 이걸 과연 입문서라고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라캉과 지젝에 관해서 조금은 알고 있는 사람이나 읽으면서 흥미로운 점을 찾게 될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입문서나 개론서라고 할 순 없을 것 같다. 어떤 식으로 라캉을 이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훌륭한 사례집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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