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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 소장판 1~17 세트 - 전17권 (완결)
아다치 미츠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4월
평점 :
품절
참고 :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577411&cid=59065&categoryId=59072
참고 : https://namu.wiki/w/H2
‘터치’를 보게 되니 자연스럽게 ‘H2’도 찾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터치’보다 이걸 더 좋아하기도 하고.
일본에서는 ‘터치’가 더 큰 인기를 누리나 반대로 한국에서는 ‘H2’가 더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은 특색이라 할 수 있다. 감수성의 차이도 있겠지만 “H2를 터치보다 먼저 접한 경우가 많았고, 여기에 익숙해져 초반기 터치의 그림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더 클 것 같다. 그것도 그렇지만 ‘H2’가 좀 더 속도가 있고 긴박감 있게 이야기를 이끌고 우정과 사랑 그리고 개성 있는 주변 인물들까지 빈틈없이 이야기를 채우고 있어 더 인기를 얻은 것 같다.
“라이벌을 적대하거나 단순히 경쟁 상대로 놓은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친구로 배치한 것이 오히려 인물 간의 갈등 구조를 높였으며 세세한 인물 묘사를 가능하게 했다. 또한, 연애 갈등 구조도 탄탄하게 잘 풀어내어 어디 한 곳 흠잡기 힘들 정도로 완성도가 높”아 다시 봐도 재미나게 즐길 수 있었다. 어떤 부분은 놓쳤던 것 같고. 아다치 특유의 감수성과 재미 그리고 긴장을 조였다 푸는 완급까지 모든 것이 탁월했다.
“H2는 아다치 미츠루 테이스트의 정수로 그가 자주 사용하는 인물 성격이나 갈등 구조 등등이 총 망라되어 있다. 터치에서 보여준 투수-타자의 라이벌 구도를 바탕으로 미유키에 나왔던 삼각관계, 나인에서 보여준 타자, 투수, 포수 배터리를 제외한 다른 멤버들의 드라마, 터치의 카시와바 에이지로를 능가하는 악당의 등장, 미칠듯이 강하고 배려심이 깊고 야한 잡지를 좋아하고 정정당당한 스타일의 천재 주인공, 어려서부터 친구였던 형제같은 느낌의 또다른 천재 라이벌, 맘 좋은 뚱땡이 포수, 소꿉친구 히로인, 매니저 타입의 히로인, 얄미운 여자 후배, 누군가의 죽음, 여름, 비키니 서비스신, 나폴리탄을 주문할 수 있는 카페, 코시엔 등등 정말이지 아다치 미츠루 만화의 모든 것을 퍼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확 하고 틀림 없다. 다만, 죽음의 그림자가 ‘터치’처럼 짙진 않다. 아다치의 만화는 죽음이 때때로 다뤄지고 있어 항상 조심스럽다. 누가 죽을지 모르니까.
“H2도 좋은 작품임에는 분명하고 여러 가지로 터치 이후에 발전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미 터치 때 쌓아놓은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작품이기도 하다. 소재가 같고 구도가 비슷하다 보니 터치와 비교될 수 밖에 없는 입장이고 극단적인 팬들은 H2를 터치의 자가복제 작품일 뿐이라고 평가 절하하기도 한다.”지만 ‘터치’가 올라선 수준까지 다시 올라섰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칭찬해야 한다고 본다. 그 누구도 ‘터치’가 올라선 위치까지 올라서지 못했으니까. 그걸 다시 올라섰으니 얼마나 대단한가?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어쩐지 결말 부분은 너무 서둘러서 진행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서서히 다뤄졌어도 괜찮았을 진행을 이상할 정도로 속도를 내고 있었고 특유의 여운을 만들지 않으려는 느낌을 갖게 한다. 뭐가 급했던 것일까? 완결성에 흠을 잡고 싶진 않지만 ‘터치’를 생각한다면 어정쩡하게 마무리를 짓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H2’가 한국 문화계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는 점도 빼먹지 말아야겠다. “서정적이면서도 절제된 감성, 공간의 여백과 한 박자 쉬어가는 리듬으로 만들어내는 컷의 연출, 조용하지만 뜨거운 소년 소녀들의 감정을 잘 담아내는 함축적 대사 등의 요소는 H2를 많은 문화 작품들의 모범이자 참고서로 회자하게끔 만든다. 물론 H2 라는 작품이 이런 코드의 모든 원류는 절대 아니지만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부인할 수 없을”것이고 너무 열심히 봤기 때문인지 영향을 넘어선 경우가 많다고 생각될 정도다. 그런 점에서는 너무 몰두해서 본 것 같기도 하고. 이런 저런 식으로 'H2‘를 떠올리게 되는 경우가 있을 것 같다.
스포츠와 연애를 조합하는 것에 천부적인 아다치 미츠루지만 이것만큼 잘 섞어낸 결과물은 없는 것 같다. ‘터치’가 있긴 하지만 그건 야구(스포츠)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이라 이걸 더 좋아하게 된다. 그리고 항상 말하지만 ‘터치’는 죽음의 그림자가 너무 커서 부담스럽다.
나에게 아다치 최고작을 묻는다면 이걸 꼽을 것 같다. 야구의 매력과 청춘 그리고 사랑이 무척 훌륭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참고 : 다시 보게 되니 히로와 히데오 보다는 주변 인물들에 더 관심이 가게 된다. 히로타 가츠토시 까지 다시 보게 된다. 그런 점에서 여러 가지로 탁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