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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 편향 ㅣ 커뮤니케이션 뉴스통신진흥총서 17
해럴드 애덤스 이니스 지음, 이호규 옮김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8년 5월
평점 :
제목이 눈에 들어와 읽어본 ‘커뮤니케이션 편향’은 미디어에 관한 내용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혹은 최근 좀 더 유난스러워진 어떤 쏠림-편향에 대해서 다뤄졌으리라 봤는데 전혀 다른 내용에 어리둥절했다.
‘미디어의 이해’로 널리 알려진 허버트 마셜 맥루헌이 서문에 이 책을 무척 극찬해서 읽기는 했지만 무슨 내용인지 물으라면 잘 모르겠다는 말만 할 것 같다. 멈칫하면서 들게 된 생각은 미디어에 대해서 혹은 의사소통에 대한 글일 것이라는 섣부른 판단 없이 읽는다면 월터 J. 옹의 ‘구술문화와 문자문화’와 비교하며 읽으면 좋을 것 같았다.
구술문화에서 문자문화로 어떤 식의 변화가 있었는지 다각도로 살펴보는 ‘구술... 문자...’와 유사한 방식으로 해럴드 이니스는 구술문화에서 문자문화로 변화되는 과정에서 무엇을 잃었는지 논의하고 있다.
저자 스스로 구술문화를 더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듯 문자문화로의 변화(혹은 이행)에 부정적인 입장을 느낄 수 있고, 때문에 어떤 잘못된 점이 있는지 곱지 않은 시선으로 자신의 논의를 펼쳐보인다.
“1945년에서 1945년 사이에 강연한 연설문을 단행본으로 엮은 책”이라 어렵게 읽히긴 해도 아주 힘들 정도는 아니었다.
제1장 미네르바의 부엉이
제2장 커뮤니케이션의 편향
제3장 시간을 위한 호소
제4장 공간 문제
제5장 산업주의와 문화적 가치
제6장 18세기 영국의 출판 산업
제7장 미국에서 기술과 여론
제8장 비판적 고찰
구술에서 문자로 향하는 기나긴 과정을 간단하게 요약해주고 있는 앞부분은 일종의 역사적 검토라 할 수 있다. 저자는 그런 내용을 다루면서 공간의 문제와 시간의 문제를 자주 언급하고 있는데, 저자가 친절하게 설명해주진 않고 있어서 헷갈리는 경우 있었지만 그래도 꽤 흥미로운 구석 있었다.
과학/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자본주의로의 시대적 변화 그리고 이익에만 몰두하는 사회 분위기가 어떤 (저자의 주장을 따른다면) 편향을 만들어내고 그게 무슨 문제가 있는지 인식하지 못하는 우리는 뭘 고민해봐야 할 것인지 저자는 씁쓸한 심경으로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
부정적이고 우울한 전망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압축해서 내놓고 있기 때문에 읽기 쉽지 않았지만 그리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 많았지만 그래도 꽤 흥미로운 논의를 찾을 수 있었다. ‘구술... 문자...’를 읽고 곧장 이어서 읽었다면 좀 더 괜찮았을 것 같다. 너무 딴 생각을 하면서 읽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