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품의 역사
볼프강 쉬벨부쉬 지음 l 이병련, 한운석 옮김 / 한마당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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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저자의 철도 여행의 역사를 읽고 무척 인상적이라 번역-출판된 다른 책이 있는지 알아보니 이 책이 있어 곧장 읽게 됐다. ‘철도...’에 비해서는 가벼운 내용이라 쉽게 읽혔지만 상세하게 (근대의 대표적인) 기호품들이 어떤 식으로 근대 이전과 다른 의미에서 사회-문화 속에 자리를 잡았는지 알아보며 그 변화의 의미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있다.

 

향신료, 커피, , 마약 등의 기호품이 서양 중세와 근대에 미친 영향을 흥미롭게 풀어낸 책. 기호품의 역사를 통해 계급과 계층 간의 경계, 부르주아적 근대성의 발견 등 사회적 변화를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철도...’에서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저자가 생각하는 근대의 가장 중요한 특징인) “가속화와 함께 각각의 기호품들이 어떤 식으로 부르주아적 합리성을 보여주고 있는지를 설득력 있게 설명해주고 있다.

 

음식 문화에 획기적인 변화를 준 향신료의 등장이 단지 식생활에() 엄청난 변화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문화적 격차계급간의 차별을 강화하게 되었는지까지 살펴보고 있고 이런 변화가 다른 변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생각해가며 기호품의 등장을 알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커피와 부르주아적 금욕이 어떻게 맞물려지는지, 그게 어떤 대립항을 만들고 있는지 알아보고 있고 새로운 문화, 공간, 분위기가 만들어진 과정과 그게 근대의 등장과는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다른 기호품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있으며 저자는 역사적 성취를 처음에 공적인 측면에서, 즉 집단적인 소비의 국면에서 완수하며 그런 뒤에야 사적인 가정의 소비로 옮겨 가는 것이라는 하나의 흐름을 찾아낸다. 또한 담배를 통해 파이프, 여송연, 권련이라는 변화를 근대의 특징인 단순화신속화로 이해하고 있고, 비슷한 방식으로 맥주와 브랜디의 차이를 파악하려 하고 있다.

 

철도...’와 마찬가지로 무언가를 들여다보면서 단순하게 그것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으로 그리고 좀 더 폭넓은 시각에서 살펴보고 있어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었고 이런 방법으로 어떤 것들을 따져보면 재미난 부분을 찾을 수 있을지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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