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과 현대성 - 패러다임 총서
주은우 지음 / 한나래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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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다는 것에 대해서 무척 복잡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시각과 현대성은 어떻게 본다면 뭘 그런 것에 대해서 집요하게 따지냐는 말도 들을 수도 있겠지만 저자의 논의를 받아들이고 읽다보면 본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고 얼마나 사회적인 방식으로 보고 있는지를 알게 해준다. 먹고 사는 것에 도움이 되진 않겠지만 본다는 것에 얼마나 많은 것들이 개입되는지를 알게 해준다. 이런 것에 평소 관심 있었고 이 책을 읽겠다고 마음먹은 게 너무 오래되어 이제는 더 미루지 말자는 생각으로 읽었다.

 

머리말을 통해서 어떤 문제의식 속에서 이런 논의를 하려고 했는지 설명해주고 서론에서 어떤 이론을 근거로(자크 라캉의 정신분석) 살펴보려고 하는지를 알려주며 본론으로 들어가고 있다.

 

머리말

서론 : 시각의 사회학을 향하여

1장 시각과 주체 구성

2장 원근법과 주체

3장 원근법과 현대성의 사회적 조건

4장 시각 체제의 변동

 

본론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1장에서는 본다는 것이 신체적 시각적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아본 후 라캉의 이론(거울단계를 중심으로)을 통해 자아형성 주체화 동일시 등을 검토한 후 시각적 주체가 어떤 식으로 구성되는지를 살펴본다. 그런 뒤 시각장과 시각 체제를 설명한 다음 루이 알튀세르와 미셸 푸코의 논의를 통해 주체가 만들어지듯 보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 걸러지고 주어지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거기에 기술발달과 경제적 논리까지 더해지면서 좀 더 복잡한 내막이 있음을 알려준다.

 

2장에서 저자는 원근법을 자세히 살펴보며 그전과는 분명 다른 본다는 방식이 어떤 것인지 미술사와 역사 그리고 사회적 변화를 함께 살펴보며 변화가 한두 영역에만 한정된 것이 아닌 인식론에서부터 수많은 분야까지 영향을 주고 새로움이 나타났음을 알려준다. 그런 다음 원근법이 근대 주체와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지를 설명하며 얼마나 원근법이 중요한지를 거듭 강조한다. 원근법이 데카르트로 대표되는 근대 인식론과 어떤 식으로 포개질 수 있는지 알려준 후 근대 철학과 자본주의 등 얼마나 수많은 영역과의 연관성을 검토하고 있다.

 

위와 같이 본다는 것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알아본 후 미셸 푸코의 논의를 끌어들여 원근법과 권력의 응시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알아보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르네상스 시대부터 19세기까지 원근법과 사회적 변화 그리고 권력의 응시까지 다룬 다음 19세기 이후의 급격한 변화(정치, 경제, 사회, 문화, 기술)가 원근법 방식에서 벗어나 얼마나 여러 방식이 등장했는지를, 중심 시점의 균열과 해체 그리고 재구성(봉합)이 어떤 식으로 이뤄졌는지를 살펴본다.

 

이처럼 저자는 시각 그리고 본다를 주제로 르네상스 시대부터 20세기까지 어떤 변화가 있었고 어떤 방식으로 보게 되었는지를 큰 흐름 속에서 알아보며 정신분석학과 여러 이론들을 토대로 사회적 문화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설득력 있게 설명해주고 있다.

 

라캉, 푸코 등 여러 이론적 기초가 있어야만 읽기가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고 르네상스와 원근법 등 미술에 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읽기가 가능해 적당하게 넘긴 부분도 있지만 본다는 것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있게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들은 꽤 흥미롭게 읽혀질 것 같다.

 

오랜만에 이런 책을 읽게 되어 대학 시절 읽던 책들도 떠올려지면서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모르는 게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어 뭐라도 더 열심히 읽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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