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에게 정의는 없다 밀리언셀러 클럽 58
조지 펠레카노스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조지 펠레카노스

 

범죄 소설을 좋아하지만 그쪽 분야에 대해 아는 것은 거의 없어서인지 조지 펠레카노스는 생소한 이름이었고 어려운 이름이었다. 본명인지 예명인지 난해한 이름이 인상적이었지만 싸구려 느낌의 제목은 딱히 기억할 작가로 생각되진 않았다.

 

살인자에게 정의는 없다

 

제목부터 전혀 있어 보이지 않는 반대로 말하자면 그냥 그렇고 그저 그런 범죄 소설이라고 말하려는 것 같아 읽기를 망설였지만 주요 언론사에서 꽤 호평을 했다는 홍보 문구와 황금가지 출판사의 밀리언셀러 클럽 시리즈 소설 중에서 읽고 후회한 경우는 많지 않아 속는 기분으로 읽게 되었다.

 

워싱턴 D.C.

 

워싱턴(소설에서는 디시라고 불리는)을 범죄의 도시로 생각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곳은 (국제든 국내든) 정치의 중심지이고 미국 대통령이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범죄율이 높고 여러 가지로 문제 많은 도시라고는 하지만 미국 근처도 가본 적 없는 사람으로서는 정치 말고를 생각하게 하는 경우는 없는 도시였다.

 

데릭 스트레인지

 

작가 이름도 난해하지만 작가가 창조한 주인공 이름도 그리 평범하진 않다. 그리고 개성 있다고 할 수 있고 특이하다고 할 수 있는 주인공이다. 데릭 스트레인지는 50대의 남성이고 자기만의 취미와 개성 그리고 삶의 방식을 지키려고 하는 완고한 사람이다. 게다가 흑인이다. 몇 가지 이유로 경찰 생활을 그만뒀음을 그리고 약간은 감추고 싶은 비밀들이 있음을 알려주고 있고 좋은 사람이고 정의감도 있으면서 속물이기도 하다는 것도 알 수 있게 해준다. 적당하게 타협하기도 하는. 괜찮게 볼 수 있을 점도 있지만 못마땅하게 여겨질 모습도 있다.

 

데릭 외에도 일상에서 실제로 접할 수 있을 생동감 있는 등장인물들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 이 소설이 장점이고 등장인물 각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진행하다 하나로 겹쳐놓는 구성은 자칫 단순하고 평범하게 생각할 수 있을 이야기에 다채로움을 만들어내고 있다. 범죄와 마약 그리고 폭력과 섹스로 가득하지만 선정적인 소설이 아닌 범죄 소설이고 워싱턴의 어두운 구석을 그리고 미국 사회의 그늘진 부분을 들춰내고 있는 소설로 이해하도록(하고 싶도록) “도시 밑바닥을 훑어내고 있다.

 

특히나 다른 범죄 소설에서는 간접적으로 다루거나 소극적으로 언급되었던 흑백갈등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든다는 점이 이 소설의 특별한 점이기도 할 것 같다. 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도 하지만 동시에 흑백갈등과 차별을 끄집어내고 있다는 점이 이 소설의 장점일 것이고 데릭 스트레인지 시리즈만이 만들 수 있는 긴장감일 것이다.

 

너무 배경 묘사를 자세하게 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게 이 소설만이 만들 수 있는 매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 냉담하고 냉소적인 대사들과 쏘아붙이는 대화들 또한 인상적이었다.

 

2001년에 발표한 소설의 등장인물로는 생각되지 어려운 구석들이 있어 조금은 때늦은 느낌도 들지만 이야기가 갖고 있는 흡인력과 속도감이 그런 갸우뚱한 기분을 잊게 해주고 있다.

 

너무 남성성을 강조하고 있고 여성들에 대해서는 소홀하게 다뤄지는 점들이 있어 아쉬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이만하면 범죄 소설로서는 최상의 결과물이라는 점도 인정하게 된다.

 

범죄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제목 때문에 손길을 거두지 말고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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