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 - 고종석의
고종석 지음 / 개마고원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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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기록되는 ‘행운’을 지닌 여자는,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주로 극단적 역할을 맡았던 이들이다. 전형적 예로 잔 다르크를 들 수 있다. 그녀에겐 성녀(聖女)의 이미지와 광녀(狂女)의 이미지가 뒤섞여 있다. 그녀를 저주하며 불태워 죽인 사람들에게나 그녀를 ‘오를레앙의 성녀’로 숭배하는 사람들에게나, 잔 다르크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의 거처는 천당이거나 지옥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땅 위에는 그녀의 자리가 없다. 특별히 악독하거나 특별히 거룩한 여자들만 역사에 기록된다. … 이 책이 살필 여자 서른네 사람이 반드시 그런 극단적 여성들은 아니다. 그렇다고 아주 평범한 여자들도 아니다. 너무 평범해서 역사 기록자의 눈이나 작가들의 상상력에 걸려들지 않은 여자(들)를 내가 찾아내거나 지어내서 살펴볼 수는 없었다. 이 책은 소설이 아니라 에세이이므로. 우리가 엿볼 여자들은 우리에게 이미 알려진 여자들이다. 그녀들의 존재론적 범주는 넓다. 누구는 지금 살아 있고 또 다른 누구는 이미 죽었다. 누구는 삼십대 장관이고, 또 다른 누구는 사십대 소설가다. 더 나아가 소설가가 만들어낸 인물도 있다. 다시 말해, 나는 이 책의 주인공들을 실존했던(하는) 여자들에 한정하지 않았다. 예술가의 상상력 속에서 빚어진 여자들도, 그러니까 예술작품 속의 여자들도, 그 삶이 흥미롭다고 판단되면, 나는 펜을 들이댔다.





저자의 글을 좋아해 헌책방이나 중고서점에서 저자의 책을 볼 때면 곧장 구입했었다. 어쩌다 여러 권을 한꺼번에 살 수 있어 최근에 저자의 책들을 많이 읽게 됐다. 저자의 글이 갖고 있는 매력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알아서들 읽어보시라. 그저 저자의 글을 좋아하고 여러 가지로 (글에서) 본받고 싶은 부분들 많아 이것저것 찾아 읽고 있는 중이라고만 말하면 될 것 같다.


일반적으로는 “고종석의” 가 앞서야 할 것 같지만 오히려 뒤로 밀려져 있는 ‘여자들 – 고종석의’는 기자처럼 혹은 산문가처럼 (아마도) 적당한 기준에서 선정된 여자들에 대한 인물평이다.


저자가 본격적으로 한명씩 얘기를 꺼내기 전 책 앞에를 통해 어떤 의도에서 이 책을 쓰게 되었는지 알려주고 있고 그 설명 그대로 저자는 특별한 순서 없이 34명의 여성들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


선정된 이들 중 대부분은 처음 알게 된 사람이거나(내 무지를 항상 알게 된다) 몇몇은 이름만 들어본 사람들이라 저자의 설명을 따라 그들의 삶을 접해보게 되고 그들의 삶을 통해서 무언가를 생각해보게 된다.


자세히 다루기보다는 간략하게 다루고 있고 삶을 통틀어 정리해주기 보다는 저자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 인물인지를 알려주고 있기 때문에 인물전으로 읽기 보다는 말 그대로 인물평으로 읽으면 될 것 같다.


저자 특유의 글맛을 잘 느낄 수 있으며 저자의 기준에 따른 평가에 조금은 달리 생각하게 되는 경우도 있어 다뤄진 인물들에 조금 더 관심이 가기도 한다.


사람들을 다루는 다른 책들과는 조금 다른 점을 찾는다면 살아 있던(살아 있는) 인물들만이 아닌 창조된 인물들, 소설 속 등장인물들도 다루고 있다는 점이 특색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 다루는 2명의 여성들을 저자 개인의 친분(혹은 각별함) 때문에 선정했다는 점도 이색적이라 할 수 있다.


“그날에 태어나거나 죽은 인물, 또는 그날에 일어난 역사적 사건을 되돌아보”았던 ‘히스토리아’와 적당하게 비슷한 유형의 책이라고 볼 수 있고 지금까지 모르고 있던 이들에 대해서 알 수 있게 된 책이었다.


하나 더 말한다면 이 책에서도 전혀 모르고 있었던 여러 책들을 많이 알 수 있어 좋았다. 읽을 것들이 많아지기만 한다. 그리고 읽어내지 못하는 건 내 능력 부족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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