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지음 / 난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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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4295821&cid=59013&categoryId=59013

트위터 : https://twitter.com/septuor1

 

 

 

 

 

1945.06.17 2018.08.08

 

 

 

 

 

나는 내가 품고 있던 때로는 막연하고 때로는 구체적인 생각들을 더듬어내어, 합당한 언어와 정직한 수사법으로 그것을 가능하다면 아름답게 표현하고 싶었다.

 

 

 

 

얼마 전, 정확하게 말해서는 지난 8월 저자의 사망 소식은 여러 방식으로 애석함을 그리고 안타까움을 접했지만 그때 그 당시에는 고인에 대해 특별히 아는 것 없어 그 충격의 정도는 크지 않았다. 고작 트위터를 통해서 고인을 만났을 뿐이라 그 명성을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알지 못했고 얼마나 중요한 분이었는지 깨닫게 된 것은 나중이었다.

 

밤이 선생이다에 대해서는 저자의 사망 소식 때문에 알게 된 책이었거나 그 직전에 알게 된 책이다. 순서가 어찌되었든 비슷한 시기로 겹쳐질 것이다. 그 전에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책표지가 인상적이라 기억 어딘가에 머물러졌거나 제목이 눈에 들어와 그럴 것이다.

 

이 책이 뛰어난 산문들로 가득하다는 것은 얼마 전에 알게 되었고 아주 좋은 글들로 채워졌다는 추천도 요즘에야 접해서 뒤늦었지만 너무 늦은 것이 아니길 바라며 읽게 됐다.

 

문학에 관한 글이나 번역 위주로 글을 쓴 저자라 산문에 관해서 어떤 수준일지 알 수 없었지만 책을 펴내며 부터 비범함을 느낄 수 있었고 2000년대 초 신문에 쓴 글들과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쓴 글들도 몇 있지만 저자의 말대로 어조와 문체에 크게 변함이 없고, ...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저자는 한국 사회에 대해서 그리고 그것 말고도 세상만사에 관한 여러 영역을 살펴보고 있고 세심하게 예민하게 그리고 조심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있다. 개인 경험과 기억 그리고 자신의 일상을 얘기하며 생각을 풀어낼 때가 많았고 너무 다그치거나 꾸짖는 것이 아닌 나직하게 말하지만 그 말의 무게에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이게 되고 그 예리함에 긴장을 하게 된다. 너그러움 속에서 준엄함을 느끼게 한다.

 

본인 스스로는 강하게 말하려고 하지 않으려는 것 같지만 말에 깊이가 있고 여러 생각 끝에 내놓고 있다는 생각 들어 어떤 위엄을 느끼게 해준다. 하루 이틀 혹은 몇 년이 아닌 길고 긴 시간 속에서 다듬어낸 시선과 생각을 접하게 해준다.

 

이 시대의 큰 어른이라고 말한다면 저자는 쑥스러워하겠지만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글이라 늦었지만 읽을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글 쓸 순 없지만 읽기는 했으니 그나마 운이 좋았다.

 

한번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닌 나중에라도 생각을 다듬을 때 이 책을 다시 펼칠 때가 있을 것 같다.

 

많은 것을 본받고 싶고 배우고 싶게 만드는 글이었다. 늦었다. 하지만 이제라도 읽었으니 그게 어디냐 싶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참고 : 저자에 관해 이것저것 확인하다가 저자의 트위터를 팔로잉하고 있었지만 저자 또한 나를 팔로잉하고 있었던 것은 이제야 알게 됐다. 789명 중 나도 있다. 기쁘다. 그리고 한 번 더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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