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
고종석 지음 / 알마 / 201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너무 기대했기 때문일까?

 

많은 사람들이 후한 평가를 하는 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을 읽은 후에 들었던 생각은 생각보다 별로네... 였다. 오히려 후속작이라 말할 수 있는 어루만지다가 더 좋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왜 이런 느낌일까?

 

이상한 말이지만 저자의 다른 글과 책에서는 느껴본 적 없던 뽐냄을 느끼게 되기도 하고 필요 이상으로 글재주를 부리는 것 같았다. 좀 더 정제되었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내용은 필요 이상으로 풀어내고 다른 어떤 것에는 너무 간략하게 처리하고 있다는 생각 들었고 몇몇 내용은 어떤 식으로도 쓰이지 않을 말들 같아 산만하게만 느껴졌다. 들쭉날쭉했고 뭔가 매무새가 반듯하지 않았다.

 

말을 다루는 솜씨는 항상 그렇듯 뛰어나지만 어수선함 감돌았고 이 이상한 기분은 뭘까? 라는 생각을 하며 읽어가다 맨 마지막에 자리 잡은 초판 서문을 읽으니 어째서 그런 것인지 알 것 같았다.

 

프랑스에서, 더 정확하게는 파리에서 생활하던 시절 불면증과 여러 가지로 힘들었던 상황에서 억지로 사랑에 대한 생각을 함으로써, 내 몸을 적시는 미움을 중화시키고 싶었다. 그 강요된-자발적 강요도 강요이므로-생각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른여섯에 여드레 만에 탈고가 가능했던 건 그랬기 때문은 아닐까? 무언가 쏟아내야 했고 그 쏟아냄이 미움과 신경질과는 다른 사랑의 말들이었지만 이상할 정도로 그 말들에서는 사랑만이 아니라 다른 감정이 뒤섞여져 있어 읽으면서도 뭔가 이상하게만 느껴진 것 같다.

 

글을 쓴 곳이 한국이 아닌, 한국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 깊숙하게 사랑에 관한 우리말을 살펴보고 있는 이 책은 저자가 떠올릴 수 있는 사랑에 관한 말들을 잔뜩 다뤄보고 있고 그 말들과 함께 떠올려지는 생각이 어지럽게 얽혀져 있다.

 

말과 말의 이어짐이 종잡을 수 없고 순서 없지만 말과 글을 다루는 솜씨가 워낙 뛰어나 읽는 맛 그 자체로도 감탄하게 된다.

 

기대에 비해서는 아쉬운 점 있지만 그래도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