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 광주 5월 민주항쟁의 기록, 전면개정판
황석영.이재의.전용호 기록, (사)광주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엮음 / 창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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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는 전면개정판 전 초판을 이미 읽었었고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다시 읽으리라 생각하진 않았었다.

 

다시 읽고 싶진 않았다. 이 책이 싫어서도 아니고 잘못된 내용이라고 생각해서도 아닌 다시 읽을 자신이 없어서였다. 읽는 동안 괴로웠고 그 괴로움을 되풀이하고 싶진 않았다.

 

전면개정판 간행의 말에도 자세히 설명되었듯이 보수정권이 집권하면서 광주에 관해서 그리고 5.18에 관해서 여러 가지로 진실 왜곡들이 본격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게 어떤 식으로 시작했는지는 모르지만 점점 거짓이 진실처럼 부풀려지고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넘어서 큰일이라는 걱정이 생길 정도로 상황은 심각해져갔다.

 

아마도 광주 5.18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분들은 그 심각함을 더 절실하게 느꼈으리라. 하지만 그 위기감은 다행히(라고 말해야 할 것인지 불행이라고 말해야 할 것인지) 전면개정판을 만들도록 한 가장 큰 힘이 되었을 것 같다. 더는 미루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으리라 본다.

 

초판에서 부족한 부분들은 많이 있었을 것이다. 실제 정보들을 잘 정리되지가 못한 상황이고 그 당시의 시대적 상황 때문에 한계가 분명했을 것이다. 그리고 아직 그 참상의 실상이 제대로 밝혀지지도 않았던 부분들도 많았을 것이다.

 

여러 가지로 취약한 상황과 조건에서 그래도 그 정도면 훌륭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래도 아쉽다고 생각될 부분 있었을 것이고 부족하다는 마음 컸을 것이다.

 

이번 전면개정판은 바로잡아야 할 것들은 바로잡도록 하고 좀 더 그 당시의 상황을 더 자세하게 살펴보고 있다는 점에서 개정판의 의미를 넘어 아예 새로 써냈다는 느낌까지 갖게 해주고 있다. 내용에 있어서도 초판에 비해 2배 가깝게 늘어나 그 당시의 상황을 좀 더 자세히 그리고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급작스러운 박정희 정권의 몰락과 그 이후의 혼란 그리고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일부 군부세력의 쿠데타까지의 정세 변화를 시간 순서로 간단하게 설명을 해줘 좀 더 그때 왜 그런 일들이 벌어지게 된 것인지 더 잘 알 수 있도록 해주고 있으며, 항쟁기간을 일별로 나눠놓아 설명해주고 그 이후의 과제들까지 다루면서 항쟁에 관한 거의 모든 내용들을 알기 쉽게 정리해주고 있다.

 

항쟁에 관해 아주 자세하게 내용이 정리되어 있어 잘 알 수 있게 해주지만 책을 읽다보면 괴로움이 커서인지 집중해서 읽게 되기보다는 잠시 책을 덮고 생각에 잠기게 만들게 한다.

 

읽는 것이 불편해지고 그때의 울분을 책을 통해서 조금을 느끼게 해준다.

 

광주가 그리고 5.18이 한국 민주주의의 모든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에 있어왔던 한국 사회의 수많은 변화들은 광주와 5.18을 빼놓고 말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일 것이다.

 

기념으로서 역사로서 다뤄지는 광주 5.18이 아닌 아직도 지금 이 순간 속에서 생각해야 할 것이 많기에 이 책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읽혀져야 할 것이고 더 많은 사람들이 특히 젊은이들이 더 열심히 읽어봐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괴로움으로 가득한 책읽기가 되겠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읽기를 바라고 그때를 생각해보기를 바라게 된다.

 

따뜻함을 지나 무더워지는 5월에 이 책을 읽고 싶었고 그러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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