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기억
고종석 지음 / 개마고원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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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의 첫 만남

오사카()-나는 조센진입니다

나라-먼 고향을 향한 그리움

교토-오사케, 플리즈!

말라가-새벽 어스름의 지중해

세비야-이방인 예술가들의 상상력

알헤시라스-유럽의 끝, 아프리카의 시작

탕헤르-문명의 교차로

그라나다-알람브라궁전의 추억

아랑후에스-조락(凋落)의 정원

리스본-테주강()의 파두

코르도바-르네상스의 자궁

자그레브-이상한 전시(戰時)

베오그라드-내 마음속의 하양

부다페스트-다뉴브강의 잔물결

-제국의 심장, 두 유럽의 경계

프라하-서쪽의 동유럽

라이프치히-작센의 고전향(古典鄕)

드레스덴-독일의 가장 깊은 곳

베를린-단편적 기억들

간주곡(間奏曲)-엔도님과 엑소님

로마-영원한 도시

밀라노-허영의 전시장

토리노-리소르지멘토의 진앙(震央)

파리()-루브르 거리 33번지, ‘유럽의 기자들

파리()-허기진 산책자의 세월

파리()-뤼테토필의 푸념

콩피에뉴-사로잡힌 성녀(聖女)

퐁텐블로-숲속의 빈터

디에프-영국 생각, 캐나다 생각

스트라스부르-유럽궁()의 미로

안트베르펜-키파와 다이아몬드

브뤼헤-플랑드르의 스키야키

브뤼셀-언어의 전장(戰場)

헤이그-밤의 북해(北海), 돌아오지 않는 밀사

로테르담-피임약과 비만소녀

암스테르담-렘브란트와 데카르트

제네바-레망호의 몽환

워싱턴-북서(北西: NW)와 그 나머지

보스턴-미국 문화사의 수원지(水源池)

세인트루이스-서부의 관문(關門)

잭슨-흑인민권운동의 성소(聖所)

댈러스-로즈데일의 루미나리에

앨버커키-리오그란데, 또는 박제된 원주민

샌프란시스코-꽃의 아이들은 어디에?

 

 

 

 

지금은 절필을 선언한 작가 고종석의 글들에 항상 관심이 있어 읽어보지 못한 책을 만나게 될 때면 곧장 손에 쥐게 되는 것 같다. 어쩌면 이렇게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글재주가 항상 부럽기만 하다. (절필을 했다지만 이전에 발표된 글들을 다시 정리해서 발표하고 있으니) 여전히 글을 쓰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는 최고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가장 으뜸으로 꼽게 된다.

 

도시의 기억은 저자가 머물렀던 혹은 둘러봤던 도시들에 대한 저자의 기억과 그 도시에 관한 여러 정보들로 꾸며져 있다. 그 도시에 관한 저자 특유의 꼼꼼하게 다듬어낸 여러 정보들과 몰랐던 이야기들 그리고 도시를 대표하는 인물들에 대한 내용들이 대부분이고 그런 방식이 아닌 경우는 저자 개인의 경험과 기억으로 그 도시를 떠올리고 있다.

 

들어가는 글을 통해서 도시란 무엇인가에 대해 저자 나름대로의 생각을 정리하고 있고 그 짧은 글 이후 저자가 경험했던 도시들에 대한 기억들을 하나씩 끄집어내고 있다.

 

저자가 다녀간 도시들은 크게 4가지 경우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는 기자 시절에 들렸던 일본이고 두 번째는 친구들과 여행 차원에서 향했던 이베리아 반도 쪽 세 번째는 유럽의 기자들 프로그램으로 파리에서 머물렀을 당시 다녀본 유럽의 주요 도시들과 마지막으로 미국 국무부의 국제방문자프로그램에 초청되어 둘러본 미국의 도시들로 가려볼 수 있을 것 같다.

 

내용의 대부분은 유럽을 중심으로 기억을 더듬고 있고 저자 스스로도 유럽에 좀 더 애정이 가는 것을 숨기지 않고 있다.

 

저자의 입장에서 보면 도시에 향했던 시기가 각기 달라 그걸 기억해내기 위해서 얼마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것인지에 따라 기억나는 내용도 달라졌을 것이고 생각해내며 들게 되는 감정 또한 조금씩 달랐을 것이다. 어떤 기분이었을까? 직접 묻고 답을 들을 수 없으니 그저 추측해볼 뿐이다.

 

다만, 글을 통해서는 그때 당시의 상황이나 특별히 기억하게 되는 일화들 그리고 그 도시 자체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로 내용을 채우고 있고 그러면서 곳곳에 개인적인 감수성을 심어놓아 저자만의 개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제목처럼 도시에 대한 저자의 기억들로 이뤄져 있고 빽빽하게 써낸 글이 아닌 기억을 뒤적거리고 그 떠올림 속에서 잠시 감상에 젖는 글이라 느슨하기도 하고 나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에세이/수필이 다 그렇듯 편하게 읽혀지고 들러본 적 없고 아마도 앞으로도 딱히 들릴 것 같지 않은 도시들에 대한 내용이라 조금은 독특한 방식의 관광안내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도 저자 특유의 어원적으로 여러 가지를 따져보는 내용이나 때때로 정치와 사회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남겨두고 있어 읽는 재미를 잃지 않고 있다.

 

도시에 대해서 참 별의별 정보(거나 잡다한 지식들)를 알고 있네? 라는 생각이 들게 되다가도 이런 식으로도 살펴볼 수 있네? 라고 감탄하게 되기도 한다.

 

항상 부러워하게 되는 글재주를 뽐내지 않으면서 잘 써낸 것 같다.

 

잘 읽었다.

 

 

 

 

 

 

 

 

 

 

참고 : 저자에 관해 말할 때 반복해서 말하지만 SNS을 통해서 접하게 되는 최근 발언들에 대해서는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책을 통한 글과 너무 다를 때가 있어 과연 같은 사람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될 때가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오히려 그게 정상적인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쓰는 말도 그랬다면 너무 어렵게(또는 고루하게) 느껴지진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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