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구원
임경선 지음 / 창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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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구원

임경선

 

책을 읽을 땐 세 가지가 필요하다. 책, 띠지 1장, 연필 한 자루. 읽을 책을 집어 들고, 띠지 하나를 시작점에 붙인다. 책을 보면서 떠오르는 말은 쓰고, 밑줄도 긋고, 홀낫표 표시도 하게 펜이 있으면 좋은데, 주로 집히는 대로 사용한다. 굴러다니는 연필일 경우가 많다.

 

굴러다니는 연필처럼 어디든 자유롭게 다니면 좋으련만, 나는 집 안 작은 곳에서도 자유롭지 못한다.

 

딸과 어린 시절 자신이 살았던 나라를 간다는 것. 아이를 내가 살았던 집에 데려가는 일에 의미를 두지 않았었는데, 과거를 함께 한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그런 것이었다. 나의 과거의 장소는 어두침침해 바로 보질 못했나보다.

 

아름다운 것 좀 찾아 보자. 연습을 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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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단 한 번 - 때론 아프게, 때론 불꽃같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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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단 한번

장영희

 

김혜윤의 책 중 숲속의 자본주의자를 처음 접했다. 월든, 조화로운 삶을 읽으며 현대의 반자본주의를 만나 밀도 있었다. 그런데 김혜윤의 다른 책은 너무 마음이 안맞아 애를 먹었다.

 

장영희의 글도 그렇다. [문학의 숲을 거닐다]에 감탄하다가 이 책을 읽고 애효... 애효...를 연발했다.

 

나는 작가의 책을 만나 마음이 닿으면 다른 책도 꼭 찾아본다. 필연처럼. 그리고 실망하기를 거듭한다. 그래도 이 습관은 고질병처럼 나아지질 않는다. 고칠 생각이 전혀 없다. 나는 실망하기를 선택한다. 이 실망도 책을 읽어야 일어나는 일이니까.

 

얼마 전 독서대를 새로 샀다. 회사에서 독서대를 2개 놓고 쓴지가 꽤 된다. 하나는 노트북을 올리고, 다른 하나는 책이나 폰을 올려놓는다. 그런데 쓰다보면 꼭 한쪽의 책을 누르는 지지대가 부서진다. 그리고 무엇이 그리 아까운지 버리지 못한다. 그러다 이번에 새로 샀더니 여간 편한 게 아니다. 물론 너무 쨍쨍하여 이러다 또 부러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 동반하고 있지만, 확실히 책을 양쪽에서 잡아주니 편하다. 덕분에 독서대에 책을 올려놓았다.

갈수록 글을 읽지 않는다. 좀 더 애정하자. 독서대에 책을 올려놓는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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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사람 보고도 반가운 척 웃고, 하고 싶지 않은 말도 꼭 해야 할 때가 있고. 살아감의 절차를 다시 되풀이해야 할 일이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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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ㅣ 욜로욜로 시리즈
이금이 지음 / 사계절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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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내가 가면 안돼요?

이금이 지음

 

2016년에 출간된 이책을 2025년 10월에서야 읽다니, 누가 추천해준 것도 아니고, 우연히 뭐지? 하다가 그냥 주문한 책이 이렇다니.

한참 넷플릭스 왜 보냐 혼모노 읽지?라는 박정민 작가의 말은 틀렸다.

이금이 작가의 ‘거기, 내가 가면 안돼요?’는 넷플릭스하고 비교할 대상을 넘어셨다.

잠깐 펼쳤는데 읽어볼 만 한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밤 10시, 책을 다시 집어 들었고, 읽다가 버거우면 잠시 내려놓고 폰을 보다가 다시 읽기를 했다. 내용이 벅찬 것이 아니라 2시간 이상 집중하는 나 자신이 벅찬. 그렇게 새벽 다섯시. 나는 결국 날을 새며 이 책의 끝을 보고야 말았다. 609쪽이 왜 나를 위로하는 건가. 이것은 소설이고, 내 이야기가 아니고, 심지어 현재의 이야기도 아니며, 아무나 경험할 수 있는 이야기도 아닌 것을.

 

거기, 내가 가면 안돼요?라는 말 하나가 불러온 한 여자의 인생과 한 나라의 역사. 당신의 손에 들려주고 싶다. 태블릿이 아닌 종이에 인쇄된 글들을 보며 당신의 지금을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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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세계는 아직도 바다와 빗소리와 작약을 취급하는지 ㅣ 민음의 시 308
김경미 지음 / 민음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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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세계는 아직도 바다와 빗소리와 작약을 취급하는지

김경미 글(시)

 

민음사 유튜브에서 소개하는 것을 보고 골라들었다.

제목 봐라.

당신의 세계는 아직도 바다와 빗소리와 작약을 취급하냐니.

어떻게 안 사냐.

그리고 시인의 이름이 내가 아는 이름과 같아서 혹시나 해서 집기도 했다. 아니었지만.

 

 

[지나치다

 

어느 날 혼자 버스를 타고 가다가

일 초 전

친구와 절연했다는 걸 깨달았다.

 

멀리 온 정거장처럼 도를 넘어섰으리라

 

멋진 밤이다.

 

그런데도 나의 기차는 이 늦은 밤

어쩌자고 낭비를 싣고 계속 달리는가

 

오늘의 꿈은

어디로 무엇을 통과해야 하나

 

어제와 오늘의 두 발이 고이거나

 

지난날을 돌아보지 않게 해 달라면

목이 안 돌아가고

사람 품을 그릇을 달라고 했더니

금 간 유리 그릇을 주었다

 

휩쓸려서 얼굴을 떨어뜨린 적이 있었다

시간을 버린 적도 많았다

 

왜 이렇게 멍청하지?

왜 이렇게 자꾸 바보와 얽히지?

바보여도 초조한 날

초조해서 더 바보스럽던

 

떨어지는 꽃잎에 어깨를 맞고 주저앉아

벌써 봄이라니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것처럼

모든 것을 다 잃은 것처럼

한 발도 걸을 수가 없었던 날

 

어둠은 원래 그랬다

 

그 소리 막느라 한사코 청춘을 다 바쳤다

 

마음

너무 깊어서가 아니라 너무 얕아서 못 건너겠다

그대 마음

 

기다림은 추한 것

구름들 모였다 금방 흩어지고 다음엔

조용히 비켜 간다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면

모든 게 산뜻하고 선명해진다

 

벌 받는 것만큼 산뜻한 것도 없다

 

화가 났을 때 간격을 쓰는 것

 

스물다섯 살의 나와

서른한 살의 내가

서로 너 때문이라면서 말다툼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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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아이들 ㅣ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 8
김혜정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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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아이들

김혜정 소설

 

어느 날 오래전 사라진 이모가, 사라질 당시의 아홉 살의 모습 그대로 돌아왔다. 그 이유는 시간이 멈추는 곳에서 살다가 자신 대신 있을 희생양을 그곳에 데려다 놓으면 시간이 돌아가는 현실로 나올 수 있다. 그렇게 살아가던 또 다른 이와 합세하여 멈춘 세상의 마녀로부터 도망쳐 모두가 현실로 돌아온다.

 

피터팬의 한국소설 판 같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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