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리지 블루
유이카와 케이 지음, 서혜영 옮김 / 문이당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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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의 여자 둘. 한남자를 마음에 두다. 그 남자가 마음에 두었던 여자는 조금 늦게, 그리고 그 남자를 마음에 두었던 한 여자는 조금 먼저 남자에게 대시를 한다. 그리하야, 여자 둘의 인생은 갈리게 된다.

한 여자는 한 남자의 아내로 살아가고, 한 여자는 평생 싱글로 전문여성으로 살아간다. 그들에게는 서로에 대한 질투가 계속 잔존하였고, 그 질투가 높이 치솟기도 했다가, 자기 위안으로 가라앉기도 했다가 하면서 50대를 지나간다.

책의 큰 틀은 단순하게 느껴지지만, 진짜는 속이 중요하다. 20대~50대의 두 여자의 인생을 이야기하는 면이 담담하면서도 연애, 사랑에 대한 갈망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서도, 마치 누군가 내 인생을 살아주는 것 만 같은.

 

요즘 재미있는 책도 단숨에 읽어내려 가지는 못하지만, 그래서 이 책도 단숨에 읽지는 못하고 며칠을 함께 했지만,

재미있었다. 내 마음을 건드렸다. 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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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도시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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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름을 잘 못 보고 읽었다.

어찌 오쿠다 히데오를 히가시노 게이고로 봤을까?

이제 내 눈에도 보정이 필요한가 보다.

 

오쿠다 히데오는 심리학적 허를 찌르는 소설을 간편하게 써내려가면서 나에게 흥미를 일으켰던 작가인데, 그 흥미는 내가 심리학의 길로 본격적으로 접어들면서 마치 있지도 않았던 것 처럼 된지 오래된 그이다.

 

꿈의 도시.

한량처럼 살아가는 도시의 사람들 속에서 어떤 빛을 보고 싶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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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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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의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그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내.가.그.쪽.으.로.갈.까? 라고 묻고 있었다.

 

얼마나 오랜만에 듣는 말인가.

 

우리가 함께 있었을 때 그는 수화기 전편에서 늘 이 말을 하고 있었지.

내.가.그.쪽.으.로.갈.까?  그때의 그는 공중저노하 부스안에서 내게 전화를 걸어 또 이런 말도 했었다. 그.쪽.으.로.가.고.있.다, 고. 

비가 오는 날도 바람이 부는 날도 흐린 날도 맑은 날도 그 말 속에 섞여 흘러갔다.

그때의 우리는 어느 시간이든 서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보다 더 이른 시간이어도 그가 내게 오지 못하는 시간은 없었고 내가 그에게 갈 수 있는 시간이 따로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때의 우리는 언제든 서로를 향해 어서와, 라고 말했다.

 

p22-23

 

신경숙 소설. 이번 책. 읽히지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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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고 운전경력 4년차.

오늘도 여전히 차 깜빡이를 키고 옆 차선으로 들어갈라치면 저 뒤 아주 멀리에서 천천히 오던 차도 미친듯한 파워 엔진을 가동시킴은 물론이려니와 클랙션까지 울려가며 혹여 그 사이 내가 들어올까 하는 염려의 소리가 나한테도 들리는 듯이 내 차의 오른쪽 부분을 쌩하니 앞질러 지나간다. 역시, 대부분의 차들은 옆 차선의 차가 깜빡이를 키고 들어올라치면, 폭주족이 된다.

반면, 분명히 들어올 수 없는 옆 차선이 깜빡이도 켜지 않은 채 내 차 앞으로 비집고 들어오거나 들어와서 깜빡이를 켜는 경우도 있다. 그런 일들을 운전을 하면서 당하다보니, 옆 차선이 깜빡이를 키면 무한한 파워가 가동되는 것이리라. 라고 이해라는 것을 해보려 한다. 이해라는 것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점잖기로 유명한 이곳의 운전예절이 날이 갈수록 터프해지기만 하고, 어느새 내 마음 한 켠에도, 오늘은 절대 비켜주지 않겠어. 하는 마음이 들게 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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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병원에서 근무한다. 나의 첫 직장이 병원이었으며, 그렇게 일해 나간지 9년차가 되간다. 물론 한 병원에서 근무를 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곳으로 옮겨도 내가 근무하는 곳은 병원이었다. 그러고 보니, 내가 태어난 곳도 병원 비스무리 한 곳이었다. 나는 어느 군의 리에 있는 작은 조산원에서 태어났는데, 내 나이 때 만해도 시골 사람들은 집에서 애를 낳기도 했단다. 그리고 조산원에서 태어나기도 하고... 이후 조산원이 점차 사라지고 산부인과에서 산모들이 아이를 낳는 것이 보편화 되어갔다. 그러고 보니, 모두의 고향이 병원이 되어가는 세상이 된 것이다.

얼마전 계약직의 내부 무기계약직 변환을 위해 지원서를 다시 쓰라는 문자를 받고, 회사 내 홈페이지에서 지원서를 작성해 나가는데, 자기소개서가 있었다. 출생 및 가족관련하여 쓰라는데 쓰다 보니 말이 꼬이고, 글이 꼬이고 내 마음도 꼬이기 시작했다. 뭐야? 난 병원에서 태어나서, 병원에서 일하는 거야? 이러다가 나중에 죽을 때도 병원에서 죽는 거 아니야?. 그게 뭐? 라고 말하면 그래그래. 정도 이기는 하다만, 왠지, 아파서 오는 곳이라는 생각이 드는 병원에서 인생의 중요한 부분을 보내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 물론 병원은 건강해지기 위해 아픈 곳을 치료하러 가는 곳이라고 생각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지지만, 아픈 곳이 병원에만 가면 모두 낫는 것만은 아니고, 아프지 않은 사람도 수많은 환자들로 인해 마치 나도 환자가 될 것만 같은 곳임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으로 지원서를 쓰다보니, 이래도 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진정 이곳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인가? 내가 자식을 낳는다면 또 병원에서 출생하게 해야 하는가? 그렇다고 백두산이나 한라산 등 경치 좋은 곳에 가서 애를 낳을 수도 없는 일이지 않은가? 이런... 무슨 의미 없는 자기소개서 하나 쓰는데 한 시간 가량을 붙잡고 있어야 하는가. 이게 뭐라고. 하면서 내 인생에 대해서 생각하고야 말았다.

탁. 두 줄, 세줄, 짤막하게 쓰고, 다른 일을 찾아야겠다고 9년을 달려온 내 길에게 느낌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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