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알라딘 서재란.

 

희망과 부끄러움의 공간. 고백. 스무살 초입에 시작하여 오랜 시간 들어가지 않아다가, 다시 무언가에 이끌리듯 뽀얀 먼지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곳. 어줍잖은 글들을 토해내는 것도 나의 마음이요, 정리되지 않은 부끄러움이 남아 있는 곳도 이 곳. 나의 온라인 서재이다. 나는 이곳에서야 얕은 숨을 내뱉는다.

서평이 아닌 나의 글들은 대부분 분노, 울분, 억울함 같은 것과 연결이 되는 것 같다. 그것이 나에게 글을 쓰게 하는 힘인가. 나는 공감하는 글쓰기와는 거리가 멀다. 나란 사람이 그러하다. 가면을 쓰고 점잖은 척, 뭔가 있는 척하면서 살아가지를 못한다. 그러니 글도 그 주인을 닮아 수줍고 간결하다. 그리고 여기저기 오타가 난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나의 서재에 들러 한 글자, 한 줄, 한 에피소드를 읽어준 이들에게 있을지도 모르겠다. 내 마음의 변주곡이 당신에게는 위안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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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있게 한 모든 것들 - 개정판
베티 스미스 지음, 김옥수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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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있게 한 모든 것들

베티 스미스

A Tree grows in Brooklyn

 

어느 책을 읽다가 이 책의 제목을 봤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책을 읽다가 그 책의 저자가 극찬하는 책이 있으면 기억해 두었다가 읽곤 한다.

무라카미하루키의 책을 읽다가 위대한 개츠비를 만나고

정여울의 책을 읽다가 루쉰전집을 다시 손에 쥐고

그런 식이다.

 

100년 전의 브룩클린에 사는 프렌시라는 여자아이의 이야기. 성장소설이다. 밥을 굶지 않으면 다행인 가정에서 자랐지만, 글을 쓰고 대학교에 가는. 글의 형식은 자신에게 있었던 일을 잘 기억해 두었다가 그 시절 그 느낌을 아날로그로 듣는 것 같은. 좋았다. 내 아이의 어느 시기에 건네주어도 좋을 것 같다.

클로디아의 비밀

내 남자친구에게

나를 있게 한 모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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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집 (예술의전당 에디션)
헨릭 입센 지음, 안미란 옮김 / 민음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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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집

202125일 금요일

The April Bookclub

 

페미니즘. 나는 그런 거 모른다. 페미니즘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끝없는 토론이 벌어진다는 것은 쉽게 정의내릴 수 없는 것이라는 뜻이리라. 각자의 머릿속에 페미니즘의 정의는 모르겠고, 페미니즘하면 여자, 여성이 떠오르는 정도. 그것이 내가 아는 페미니즘.

 

이 책을 소개할 때 최초의 페미니즘 희곡?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 나에게는 그저 구름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여성의 이야기 같았다. 내가 아닌 것 같은 내가 땅에 발을 천천히 디뎌보지도 못하고, 깔깔대며 살아가고 있는 느낌. 왜 이런 식의 성격으로 묘사되어야 하는가. 내 정서가 너무 평이한건가.

 

글만 놓고 보면, 잘 쓴 글이다. 시나리오, 희곡, 극본 형태의 글이 이 정도로 잘 읽혀진다는 것은 대단한 솜씨라는 것. 표지도 크기도 모두 좋은데, 왜 글의 내용이 미친× 널뛰기하는 것 같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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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처럼 아님 말고 - 다혈질 고양이 탱고와 집사 남씨의 궁디팡팡 에세이
남씨 지음 / 시공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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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처럼 아님 말고

남씨

 

책을 사면서 껴서 산 책이다. 사고자 했던 책은 따로 있었다. 그 책을 사면서 우연히 아무런 정보없이 금시초문의 책을 집어들었다. 그런 경우 실패율은 90퍼센트다. 이제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이 버릇은 아직도 내 곁에 남아 불쑥불쑥 고개를 든다.

 

그런데 성공이다

 

이 책은 좋았다. 담백하면서도 나에게 필요한 감정들을 천천히 안겨주었다. 부담스럽지 않게.

나는 애완이라는 말, 반려라는 말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동물을 만질 때 느껴지는 그 물컹하고 따뜻한 느낌이 차갑고 날이 선 무엇이 되는 것 같은, 몸을 떨게 했던 때가 선연하다. 이 말인즉슨, 고양이에 포인트를 두고 써내려간 글이지만, 고양이를 중점에 두고 읽지 않아도 무방한 책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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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아이사와 리쿠 상.하 세트 - 전2권
호시 요리코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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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사와 리쿠

호시 요리코

 

글 쓰는 거? 별거 아니지요. 하루에 십 분이라도, 몇 글자라도 쓰면 되는 글쓰기? ~거 아니지요? 그런 게, 그게, 저에게는 참~ ~거입니다. 하루 종일 의미 없이 스마트폰을 만지지만, 계속해서 더 만지고만 싶은데, 왜 글을 쓰는 것은 그렇게도 힘든 것일까요. 심지어 다른 일을 할 때도 스마트폰이 하고 싶어서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무기력하게 폰만 들여다보며 사는 것이 내 인생입니다.

그래도 나름 얼마 전부터는 책을 다시 읽어보려고 하고는 있습니다. 그리고 책만 읽는 것보다는 독후감을 쓰면서 책을 읽고 난 아주 작은 느낌 한 줄이라도 정리하는 것이 책을 읽는 진정한 의미라는 것 정도는 아는 내가 시간을 정해서 글을 쓰려고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나를 기르는 훈련에 가깝습니다.

 

이 책은 감정을 지어내는 여자아이가 한 가족을 통해 치유되고 사람으로 성장해가는 일종의 단추를 얻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이 책도 일본 사회 특성을 배경으로 양육의 면에서 주의깊게 바라볼 만한 내용을 던져주는 책이었습니다.

 

양육이라고 하니, 얼마 전 있었던 일이 떠오르네요. 어느 날 병원에 아이가 검사를 받으러 왔는데, 정해진 시간에 아이는 도착하지 않고, 아이 엄마의 목소리만 검사실에 타고 들어옵니다. 검사실에 도착하기 전부터 아이 엄마가 지속적으로 전화를 걸어서 불평을 하는 거죠. 목소리가 날이 서다 못해 누구라도 베어 버릴 것 같네요.

마스크없이 왜 안 들여보내주냐.”

다른 사람은 들어간 거 봤는데.”

내가 차에 마스크를 두고 왔는데, 괘씸해서 안 가지러 간다.”

아이만 먼저 들여보냈는데, 왜 아이를 안 데리러 오냐.”

결국 검사 예정 시간보다 늦게 검사실에 들어와서는,

아이 엄마가 대뜸

엄마가 이상해서 아이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마세요!”라고 하는 것입니다.

.......

왜 자신의 문제를 타인의 탓으로 돌리고 화를 내며 사는 것일까요. 엄마가 화를 조절하지 못해 이리저리 쏘아대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는 아이가 바로 옆에 있었을 텐데. 부인하고 부정만 하고는 긍정적인 삶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처음에는 방어였겠지만, 그것은 늪이에요. 가족환경 문제로 아이가 영향을 받아 심리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케이스들은 손을 쓸 수가 없는 게 현실입니다. 가족이 사람을 병들게 하는 것이 눈에 보이지만 지켜줄 수 없는 구조. 나도 그랬으니까요. 우리는 가족이어서 그래도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가족이어서 서로를 지켜줄 수 있는 존재가 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눈 떠보니 가족이 아니라, 눈을 뜨고 살고 싶은 가족이 있는 환경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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