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은 처음입니다
박래풍 지음 / 이웃집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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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은 처음입니다.

박래풍 지음

 

일본서적을 수입하는 서점에서 일하던 저자가 소개하고 싶었던 책과 처음 책방을 시작할 때 필요한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고 소개하는 책이 일본서적은 아니다.

둘 중 하나만 하기에는 분량이 부족하다고 여겼는지,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게 되어버린 것 같아서 아쉽다.

글은 무미건조하다. 지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것 같지만, 그건 중용이 아니라 글의 특색을 쇄하고 만다. 저자의 성격이 글 속에 드러난 것이리라. 무던히 지키고 있었을 어느 서점의 풍경이 그려진다. 그 모습이 싫지 않다.

 

처음 책방을 차리는 사람들은 읽지 말고, 책방이 뭘까? 궁금한 이들이 읽으면 좋겠다. 이미 책방을 차리려는 사람들의 고민은 이런 것이 아니니까.

 

[계단의 미끄럼 방지 스티커, 선물용 도서를 위한 메모 카드 비치, 비오는 날 우산 대여, 햇볕 차단을 위한 블라인드 관리

 

진열 내용에서도 진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책방 주인장의 생각도 담겨 있어야 하며, 작은 것이 모인 아름다움이 큰 것 하나의 아름다움보다 감동적인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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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길고양이들 1
윤진희 지음 / 밀림북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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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길고양이들 1

 

길고양이와 함께한 7-다봉이와 새롬이, 까미와 얼룩이

지은이 윤진희

 

아파트 곳곳에 길고양이들이 있고, 고양이들에게 밥을 준 흔적도 쉬이 찾아볼 수 있는 요즘이다. 길고양이에 대한 기억은 대학교 때 살던 대학가의 새벽. 늘 고양이들이 범람하던 곳이었고, 그때의 나는 괭서 라는 소설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시기였다. 더 어린 시절로 가면 열 살쯤, 집으로 가는 좁은 골목에서 정확히 내 얼굴의 10cm 이내로 날아든 똥고양이와 대면을 하며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고, 그것을 같은 학년 남자아이가 이상하게 쳐다보며 지나갔던 기억이 있다. 내게 고양이는 그 정도이다.

 

그런데 아이가 고양이를 너무나도 좋아한다. 그러는 사이 고양이에 대한 반감이 반가움은 아니지만 조금은 사그라들었다. 왠지 쉬이 다가오지 않을 것 같은 고양이들의 묘사가 안정적인 거리를 두어 나로 있게 한다. 실제 내가 만난 고양이들은 무법자에 가까웠지만.

 

표지부터 오묘한 눈동자를 한 다봉이를 내세운 이 책은 내가 있는 이 곳, 논산 해월서가의 지붕에서 연신 소리를 내고 있는 길고양이들과 같은 눈빛을 하고 있다. 따스한 햇살에 고양이들의 두들김을 들으며 금방 식을지 모를 차 한잔을 호로록하며 이 책을 읽었다. 나는 아홉 살 아이의 독서속도보다 못한 감이 있다. 조용히 엎드려 다 읽고 2권도 사달라는 아이의 말에 인터넷을 뒤져보니 2권이 없다. 그러면 밀림북을 하고 있는 저자에게 물어봐야 하는데 정작 내가 읽지 않았기에 조금 민망한 감이 있었다. 그래서 읽고 나서 저자에게 물어보겠다고 했는데, 며칠 만에야 겨우 읽었다.

 

읽자마자 밀림북으로 전화를 했다. 의학전문서적을 판매하는 곳이 있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전화를 하니 향후 몇 년간은 2권이 나올 계획이 없다고 한다. 받은 목소리는 젊은 거 같으니, 일단 저자는 아닌 것 같다. 책 속에 등장했던 아들인가? 그들은 나를 모르지만, 나 혼자 반갑다. 슬쩍 부산에 내려가 그 골목을 거닐며 서점에도 들러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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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괜찮게 살고 있습니다 - 하루하루가 쾌적한 생활의 기술
무레 요코 지음, 고향옥 옮김 / 온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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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괜찮게 살고 있습니다

하루하루가 쾌적한 생활의 기술

무레 요코 지음

고양옥 옮김

 

하루하루가 쾌적한 생활의 기술은 이 책에 없다. 그런 제목을 달고 있는 책일수록 없다. 제목이 다 인 책들이 어디 한두 권인가. 애초에 쾌적한 생활을 원했으면 책이 아닌 집 밖에 나가 걷기라도 해야 한다.

 

[매일 조금씩 물건을 줄이고 있는데도 누군가 몰래 줄인 만큼 갖다놓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도무지 줄어들지를 않는다.

 

뭔가를 창조하는 사람은 몸 안에 차곡차곡 쌓아온 무인가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그것이 우연히 어떤 다른 것과 만날 때 비로소 아이디어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은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굳게 믿는 타입이었고, 그가 믿고 있는 생각이란 하나같이 인간관계에 불쾌함을 주는 내용뿐이었다.

 

그 자리에서 분명하게 그런 언행이 불쾌하다고 말해야 한다. 살다 보면 문제가 생기기도 하는데, 그 문제를 한사코 물고 늘어지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오히려 절도 있는 태도로 불쾌하다는 의사를 상대에게 분명하게 전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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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노동 - 스스로 만드는 번아웃의 세계
데니스 뇌르마르크.아네르스 포그 옌센 지음, 이수영 옮김 / 자음과모음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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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노동

데니스 뇌르마르크 & 아네르스 포그 엔센 지음

이수영 옮김

 

202311

Bookclub

 

처음엔 너무 충격이었다. 내가 하는 게 가짜노동이라고? 그런데 곧 가짜노동인지 아닌지 구분하고 좀 더 심플하게 살면 된다는 이야기를 400페이지에 걸쳐하는 데 질려버렸다. 알겠어. 문서작업 모두 집어치우고, 쓸데없는 회의 다 집어치우고 피라미드로 간단하게 필요한 사람들끼리만 이야기하라고. 알겠다고~!!!

 

매번 누군가에게 프로젝트 자금이 지원될 때마다, 선택될 확률이 낮은 수많은 사람이 지원서를 제출하며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해왔다. 그런 경쟁에서 이기는 사람은 승자이고, 이러한 구조를 열광해왔다. 과연 그럴까? [과시성 게임에 놀아나지 말자.]

 

[일하지 않고 월급만 받는 직장인 보고서

 

지긋지긋한 증후군

 

산송장: 의욕 끄고, 영혼 빼고~ 사무실 인생에 대한 충격적인 사실

 

수년간 직장에서 쓸모 있는 일을 하기가 불가능할 때, 사람들은 하루하루 무엇을 위해 잠에서 깨어나는가?

 

우리는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대신, 환하게 불켜진 사무실에 앉아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며 죽음의 신을 기다린다. 그러고 싶지 않다면 금기를 깨야 한다.

 

조직은 때로 노동을 계량할 다른 기준을 찾아내기 위해 절박하게 노력한다. 그리고 불행히도 이것이 그들을 더욱 많은 가짜 노동에 처박히게 만든다.

 

가끔은 보고서에 욕이라도 슬쩍 써넣어서 우리가 보고 있는지 확인하려 하지 않을까 걱정은 됩니다.

 

기독교인에게 중요한 건 양을 불리는 과정이었다. 이것이 서구 문화에서 노동이 가치를 가지게 된 근원이다.

 

모든 허위의 형태를 폭로하자, 가짜 노동, 가짜 프로젝트, 허위 직책, 허위 결정, 허위 가격, 허위 시간 등등 우리가 폭로할 대상은 차고 넘친다.

 

아무 의미 없는 논문을 쓰거나 출판하지 말자.

 

조직을 심리학에 푹 적시고 관리직을 치료적 질문 속에 빠뜨린 결과, 조직 내 권위가 치료와 돌봄에 감싸여 숨 막히게 된다.

 

우리는 너무 많은 관리직이 일을 너무 적게 한다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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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글쓰기 - 스티븐 킹의 창작론, 리뉴얼판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 김영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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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글쓰기

스티븐 킹 지음

 

내가 미국인이었다면 좋았을텐데. 나는 소설을 쓰는 이도 아니고, 류를 따지자면 거짓에세이를 쓰는 사람이다. 존트레비키처럼, 소피의 세계처럼 가상의 주제를 정해놓고 거기에 들어가는 심리학적 이야기를 버무린다.

 

장은 묵혔다 먹어야 제맛이지만 책은 사자마자 읽어야 제 맛이다. 요즘은 책을 잘 읽고, 폰을 보는 시간이 아깝고, 책을 페이지를 정해서 꾸역꾸역 읽지 않는다. 이런 날들이 약 2주 정도 이어지고 있는데 얼마나 갈지는 몰라도 지금의 시간들이 좋다. 누군가를 폄하하고 나를 죽이면서 사는 시간들이 줄어들고 있다.

 

누군가 나보고 아파트에서 하는 댄스에 가입을 하러고 권유해서 들은 일이 있다. 비극은 거기에서 시작됐다. 권유해서 가입했더니, 단톡방에는 끼워주지 않았다. 그리고 변경 공지를 매주 해대는 통에 수업을 듣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어느 날엔 나만 가 있거나, 어느 날엔 가보니 이미 끝나고 있거나 하는 식이었다. 몇 번 당하고 나서야 뭔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채고 물어보니, 그제서야 단톡방에 올렸다는 말이 돌아온다. 그제서야 나만 모르는 단톡방이 존재한다는 걸 알게됐다. 이런 상황을 강사가 지켜보다가 한 소리를 하자, 내가 차단했다며 나를 적으로 몰아갔다. 누구의 단톡방인지 알고 내가 차단을 한단 말인가. 그래서 이 상황을 모르는 회원에게 단톡방에 입장시켜줄 수 있냐고 했더니 바로 됐다. 그렇다. 이로써 나를 배제하고 가입시키지 않았던 나를 추천한 이와 방장의 나를 향한 모욕은 분명해졌다. 그런데 그들은 왜 그랬을까? 여러번 물어봤지만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돈을 버리고, 시간과 마음을 지키기로 했다.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긍정을 찾는 나는, 덕분에 운동갈 때마다 아이들이 따라 간다고, 안가면 안되냐는 소리를 듣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안도했다. 덕분에 더 오래 아이들과 있을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다. 그리고 운동은 집에선 절대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여겼는데, 최근 르ooo이 한다는 운동 동영상이 인기라며 친구가 보내줬는데, 왠만한 운동을 다녀온 것보다 효과가 좋다. 3주 정도 하고 지금은 하고 있지 않지만, 그래도 집에선 절대 운동할 수 없다는 생각이 깨졌다는데 만족을 느낀다.

 

나의 일상 이야기는 그만하고, 유혹하는 글쓰기로 돌아가서 이야기를 해본다. 마치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사야되는 책이 분명한 것 같아서 사지만 결국엔 13000원의 돈이 무색하게 쓸모가 없는 책이다. 그저 잘 쓴 글은 내 마음을 움직이지 못할 때가 있다. 그저 잘 쓴 글은 그저 잘난 글인 채로 있을 때가 있다. 자신이 글을 쓰는 사람이 되기까지의 이야기와 글이란 무엇인지, 연장통, 창작론, 인생론으로 마무리한다. 목차와 글의 구성은 잘 짜여져 있다. 아니 너무나도 완벽하다. 그러나 그 안의 글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한바탕 웃음을 자아내고 낭비했던 청춘을 서너 시간 되살려본 다음 각자의 길로 흩어지려고 했다. 그녀는 지난 세월에 대하여 모든 것을 기억하는 여자이기 때문이다. 초점이 잘 맞지 않아 흐릿하다.

 

글쓰기에서 정말 심각한 잘못은 낱말을 화려하게 치장하려고 하는 것으로 쉬운 낱말을 쓰면 어쩐지 좀 창피해서 굳이 어려운 낱말을 찾는 것이다. 평이하고 직설적인 표현을 쓰라는 것이다.

 

책을 읽을 시간이 없는 사람은 글을 쓸 시간도 없는 사람이다. 결론은 그렇게 간단하다. 자신에게서 어떤 재능을 발견한 사람은 손가락에서 피가 흐르고 눈이 빠질 정도로 몰두하게 마련이다. 창조의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 글을 쓰겠다는 엄숙한 서약을 했고, 무슨 일이 있어도 그것을 실천하려 한다. 일단 목표량을 정했으면 그 분량을 끝내기 전에는 절대로 문을 열지 않겠다고 다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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