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 개정증보판 자기만의 방
최고요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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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최고요 지음

 

[오래되어 낡은 집에 살고 있다.

 

조금씩 손보고 돌보아주니 세상에서 내가 가장 있고 싶은 공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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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박준 지음 / 난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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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박준 지음

 

나는 왜 이 책을 읽으며 울었을까?

 

제목을 버려야 한다. 저자에게는 의미있고, 독자에게는 의미없다. 그 안의 말들이 소중하다.

 

[그래, 너의 앞에 서면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내 입속에 내가 넘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폐가가 을씨년스럽거나 흉물스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군가 그곳에서 불을 켜고 밥을 짓고 사랑을 하고 병을 앓기도 하며 그렇게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온전히 보냈다는 것

어디가 되었든 평당 천만원이 훌쩍 넘는, 그래서 사람이 사람을 내쫒는 일이 허다하게 일어나는 도시와는 다른 모습으로 있다. 사람을 보듬는 땅의 방식으로.

 

아는 이 하나 없는 곳에서 오래 침묵했고

과거를 말하지 않아도 되는 것에 조금 안도했다.

 

나는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미신 같은 말을 잘도 믿고 지키며 살아왔다. 그러면서도 정작 믿어야 할 사람에게는 의심을 품은 채 그 사람과 그의 말을 믿지 않을 때도 있었다.

 

마음속에 새로운 믿음의 자리를 만들어내기에 이만큼 좋은 때도 없다.

 

사람을 좋아하는 일이 꼭 울음처럼 여겨질 때가 많았다.

일부러 시작할 수도 없고 그치려 해도 잘 그쳐지지 않는

흐르고 흘러가다 툭툭 떨어지기도 하며

 

하긴 나는 이렇게 사소하고 작은 일들을 좋아한다. 밤새 내린 눈으로 산이 하얗게 변하는 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흰 산을 눈에 넣으며 감탄하는 일, 따듯한 물에 언 발을 담그는 일, 숨을 한번 크게 들이쉬고 고맙다거나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일

 

작은 일들은 작은 일로 두어야 한다.

 

사람에게 미움받고,

시간에게 용서받았던

 

마냥 봄이었다.

 

노동은 세계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소비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새로운 시대란 오래된 달력을 넘길 때 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당신을 보는 혹은 당신이 나를 바라보는 서로의 눈동자에서 태어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늦은 밤 떠올리는 생각들의 대부분은 나를 곧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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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 - 넘어진 듯 보여도 천천히 걸어가는 중
송은정 지음 / 효형출판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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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

송은정 지음

 

[책방이 문을 닫았다. 나는 실패한 것일까.

 

때론 팡 터지는 폭죽처럼 별안간 일어난다.

 

낮은 담장 아래에서 바깥 세상을 힐끗 보는 일은 더할 나위없이 안전하고 동시에 적잖은 위안을 주었다.

그러다 문득 책으로 둘러싸인 공간만큼 나의 지난 시간을 포용할 수 있는 장소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같은 보통의 아무개들이 책상에 앉아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뒷모습을 상상했다.

 

장소의 의외성, 고정비용의 최소화

엉킨 전깃줄이 하늘을 가렸고 골목마다 낡은 집들이 최적층처럼 쌓여 있었다. 시내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기찻길 옆 오막살이 동네가 나온다.

그러고 나면 요즘 누가 이런 곳에서 책을 사서 보냐는 핀잔이 어김없이 돌아온다.

책방을 열기 전부터 sns를 운영해야 한다는 조언에 냉큼 계정부터 개설했는데 300명 정도 팔로워가 늘었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책방은 그야말로 멀리서 보아야아름다웠다.

 

나는 사회적 관계를 맺는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사람이다. 아껴 쓰지 않으면 피로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언제든 그만둘 수 있다는 처음의 다짐과 달리 아쉬운 게 많아졌다.

 

혹여 망하더라도 인생에 아무런 지장이 없을 정도로만 일을 벌였다. 물론 모아둔 돈을 죄다 탕진하긴 했지만 충분히 회복할 수 있는 액수였다. 나는 책방을 죽기 살기로 하고 싶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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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 개정판
김영민 지음 / 어크로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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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김영민 지음

 

[맛없는 디저트를 먹기에 인생이 너무 짧잖아요.

 

밤하늘에 별이 반짝여도, 그 별은 이미 사라졌을 수 있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처맞기 전까지는

 

분노를 다스리며 시간의 하수구에 빠지려는 자신의 존재를 끌어올리고 싶다

 

요리의 시작은 쌀을 밥솥에 안치는 일일까요? 아닙니다. 요리의 시작은 장보기입니다. 식사의 끝은 디저트일까요? 아닙니다. 식사의 끝은 설거지입니다. 설거지의 끝은 식기를 헹구는 일일까요? 아닙니다. 싱크대의 물기를 닦고, 가스레인지의 얼룩을 닦고, 도마를 세워놓고, 수세미를 잘 마를 수 있는 위치에 놓을 때 비로소 설거지는 끝납니다.

 

신성한 주문이 되어 해묵은 잡귀과 같은 오지랖들을 내쫒고 당신에게 자유를 선사할 것이다.

 

I want to take issue with that.

현실 사회에서 타인과 사는 일의 고통과 영광을 얼마나 잘 겪을 마음의 준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소멸의 여부가 아니라 소멸의 방식이다.

 

자기를 비우고 남의 말을 들어보겠다는 자세요.

 

저자가 된다는 것은 스스로 훼손할 수 있는 책을 가지게 된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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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겠습니다 (에세이 에디션) - 책과 가까워지는 53편의 에세이 매일 읽겠습니다
황보름 지음 / 어떤책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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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겠습니다

책과 가까워지는 53편의 에세이

황보름 지음

 

[안녕하세요. 휴남동서점입니다.]를 읽고 읽게 됐다. 마치 내가 쓴 것 같았다. 초심자들이 어떻게 책과 가까워지는 과정을 거치는지가 나와있다. 고로 글을 읽으며 맞아맞아 한다면 당신은 책 읽기 중급

 

책을 산다. 자격 미달인 책들도 버리지 않고 구석에 둔다. 그러고는 아이들 전집은 모조리 누구에게 주거나 고물상에 넘겨버린다. 책방 준비를 하면서 책을 하나둘 정리하다 박스에 하나둘 넣다가 어느새 아주 많은 분량을 넣었다. 그렇게 박스의 뚜껑을 닫고 나니, 이 많은 책들이 집에 있을만 한가? 내가 이것들을 다시 읽을까? 없어도 살아지는게 삶이라는 걸 책의 빈자리를 보고 여실히 알게된다. 집안에서 옷이나 책에 너무 많은 공간을 내어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비워내기에도 생각이 미친다.

 

[각자 집에서 본인은 쓰지 않지만 선물하기에는 그만인 물건 하나씩 준비해 오기

 

지금까지의 진보가 개별 생명체의 행복을 책임지지 않았다면 앞으로의 진보는 어때야 하는가

 

하지만 우리가 세상의 고통의 총량을 줄였을까?

 

시가 내 안의 어떤 감정을 건드린다면 의심하지 말고 그 감정에 깊이 천착해 보는 것

 

위독할수록 삶이 더 절실하게:나는 지금 제주에 있다. 불현듯 위독한데 위독하지 않은 중이다.

 

책을 읽고 마음에 든 작가가 생겼는데 그 작가가 쓴 책이 알고 보니 적어도 열 권은 넘는 거예요.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이 있을까요?-앨런 베넷. 일반적이지 않은 독자

 

기억과 망각이 적절하게 균형을 이룰 때, 독서가는 이익을 얻는다.

 

자기 돈은 나눠 주려 하지 않으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자기 인생을 나눠 주고 있는가요? 사람들은 재산을 지킬 때에는 인색하면서도 시간을 낭비하는 일에는 너그럽지요. 시간에 관한 한 탐욕이 정당한데도 말이지요.

 

그 자리에 땅을 파고 묻혀 죽고 싶은 정도의 침통한 슬픔에 함몰되어 있더라도, 참으로 신비로운 것은 그처럼 침통한 슬픔이 지극히 순 기쁨에 의하여 위로된다는 사실이다.

 

아무도 내게 글을 쓰라고 시키지 않았고, 아무도 내 글에 기대 같은 걸 하지 않지만, 매일 글을 생각하며 산다.

 

스스로 일을 만들어 내지 않으면 일은 거의 없고, 해도 통장에 돈은 쌓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지금의 생활이 더 만족스럽다. : 아무도 내가 글을 올리지 않아도 뭐라하지 않는다. 그런데 나는 왜 이 고단한 일을 스스로 하고 있는가 의문이 들면 그저 좋아서 라고 밖에.

 

같이 서점에 들러 친구와 나의 공통 관심사가 담긴 책을 골라 보는 거다. 그리고 카페에 가서 언제까지 읽자고 커피 한잔 걸고 약속해 보는거다. 꼭 끝까지 다 읽고 수다를 떨 필요는 없다. 읽는 도중에 아무 때나 이야기를 꺼내면 된다. 이렇게.

 

시간의 밀도는 올라가고 심장박동이 느려지고 진실이 옷깃을 푼다.

 

감성적이 되고 싶지는 않지만, 읽거나 쓰지 못한다면 나는 끝난 것이라고 봐도 좋다.

당신의 독서목록은 그 자체로 당신의 자서전이고 영혼의 연대기이다.

 

미즈마루씨는 자신이 조아 하고 생각하는 그림을 좋네 하고 생각할 수 있을 때까지 그려서 좋네라는 생각이 들 때 마무리했습니다.

 

불면의 나날이 이어지고 누군가를 미워하고 타들어가고, 아침에 일어나면 눈물부터 나는지

 

작은 공방을 꾸리고 싶고, 1인출판사를 차리고 싶고, 소소한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고 싶진 않은지

 

나라는 울타리를 과감히 뛰어넘어 더 넓은 세상으로 달아나기. 도착한 세상에서는 나를 잊고, 내 문제도 완전히 잊어보기: 나에겐 그곳이 해월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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