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 - 넘어진 듯 보여도 천천히 걸어가는 중
송은정 지음 / 효형출판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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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

송은정 지음

 

[책방이 문을 닫았다. 나는 실패한 것일까.

 

때론 팡 터지는 폭죽처럼 별안간 일어난다.

 

낮은 담장 아래에서 바깥 세상을 힐끗 보는 일은 더할 나위없이 안전하고 동시에 적잖은 위안을 주었다.

그러다 문득 책으로 둘러싸인 공간만큼 나의 지난 시간을 포용할 수 있는 장소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같은 보통의 아무개들이 책상에 앉아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뒷모습을 상상했다.

 

장소의 의외성, 고정비용의 최소화

엉킨 전깃줄이 하늘을 가렸고 골목마다 낡은 집들이 최적층처럼 쌓여 있었다. 시내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기찻길 옆 오막살이 동네가 나온다.

그러고 나면 요즘 누가 이런 곳에서 책을 사서 보냐는 핀잔이 어김없이 돌아온다.

책방을 열기 전부터 sns를 운영해야 한다는 조언에 냉큼 계정부터 개설했는데 300명 정도 팔로워가 늘었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책방은 그야말로 멀리서 보아야아름다웠다.

 

나는 사회적 관계를 맺는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사람이다. 아껴 쓰지 않으면 피로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언제든 그만둘 수 있다는 처음의 다짐과 달리 아쉬운 게 많아졌다.

 

혹여 망하더라도 인생에 아무런 지장이 없을 정도로만 일을 벌였다. 물론 모아둔 돈을 죄다 탕진하긴 했지만 충분히 회복할 수 있는 액수였다. 나는 책방을 죽기 살기로 하고 싶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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