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요정의 선물 신선미 그림책
신선미 글.그림 / 창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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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그림책 작가들의 작품들을 찾아서 보는 편이다(사실, 안녕달, 신선미 등의 작가가 몇 살인지,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나는 모른다. 정말, 정확히 나의 생각이다).

찾아 보는 책들은 안녕달의 메리, 할머니의 여름휴가, 수박수영장, 당근유치원, 쓰레기통 요정/신선미의 개미 요정의 선물, 한밤중 개미 요정/윤지희의 도토리랑 콩콩 등이 있다.

(권윤덕, 권정생, 윤구병 등의 그림책도 역시나 좋은 작품들이지만 여기서는 제외하고 이야기했다)

 

그림책은 아이들만의 전유물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저자를 살펴보면 그렇지 않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 다 큰 어른이 쓴 책이 아닌가. 그래서 일반적으로 어른이 된 작가가 아이의 세계를 들여다보며 쓴 것이고, 혹은 아예 초점이 어른에 맞추어져서 쓰여진 글들도 많다. 그래서 개중에는 아이들이 읽기에는 오히려 어려운 책도 여럿 있다. 신선미 작가의 책처럼 어른이 아이 때로 돌아가 엄마의 사랑을 느끼거나, 할머니가 다시 젊었을 때로 돌아가 그 당시 아이와 함께 하지 못했던 시간을 느끼는 것과 같은 이야기는 지금의 어른 행세를 하면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짙은 향수와 같다. 그리고 윤지희 작가의 사연을 알고 도토리랑 콩콩을 읽으면, 단순히 또래의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그 모습을 지켜보는 엄마의 그림자를 느끼게 한다. 이것이 무슨 의미일까?

나는 이런 그림책들을 아이와 함께 읽는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매일 책을 읽는 날들의 연속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럴 때 엄마도 읽고 싶은 책을 아이와 함게 읽어야 하는 책에 살짝 끼워 보는 것을 권한다. 함께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상을 만드는 것, 그것이 위 작가들이 말하는 의미 중 하나로 받아들여 졌다.

, 책을 읽다가 주책맞게 눈물이 나는 것을 아이가 보더라도 창피해하지 말고 감정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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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 꿈 백화점 -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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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애

 

[습기를 잔뜩 먹어 붕 뜬 단발머리, 편안한 티셔츠 차림의 페니는...] 이 글은 주인공 페니에 대한 묘사로 시작한다. 그리고 꿈을 사고 파는 것이 트렌디하고, 여러 꿈을 파는 곳 중에서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서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힙한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배경묘사다. 또한 독자에게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읽어나가는 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도 녹여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처음에는 조앤 K롤링의 해리포터와 같은 환타지 한국판인가 하다가 히가시노게이고의 나미야잡화점의 기적의 한국판인가 했다. 만약 해리포터를 열광하며 읽었던 세대가 성인이 되었다면 이런 글을 쓰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대의 문화를 타고 성장한 작가가 이렇게 세상을 그려낸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겠거니 싶었다.

 

환타지 소설의 인트로로 들어갈때의 방대함, 구조를 읽혀야 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은 300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그리고 글자 크기도 장평도 큰 책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 부담감도 그리 길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이 판타지를 품고 있으면서 방대하지 않으면서 잔잔한 에피소드들이 나오는 것으로 흘러갔다. 쉽게 읽혔다.

 

이 글을 3파트로 나누어 살펴보자면,

환타지적 요소에 대한 설명

달러구트 손님들에 대한 이야기

달러구트 꿈제작자, 직원들에 대한 히스토리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책이 이렇게 파트를 나눈 것은 아니지만, 다 읽고 나니 글의 구성요소들이 이렇게 들어왔다.

 

세 번째 제자의 후손인 달러구트가 운영하고 있는 꿈 백화점에 취직한 페니는 꿈을 사는 사람들, 꿈을 만드는 사람들, 꿈을 파는 사람들을 통해 단순히 꿈이 수면 방해꾼이 아닌 꿈이 주는 의미와 사람들의 세상을 연결하여 바라본다. 과거에만 사는 사람들, 미래에만 사는 사람들, 현재에만 사는 사람들이 많다. 과거에 사는 사람들은 과거의 일에만 집착하여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고, 미래에만 사는 사람들은 앞만보고 달리지만 의미를 찾지 못하기도 한다. 그리고 지나치게 현재에만 사는 사람들은 이 현재가 과거와 미래의 연결통로라는 것을 알지 못한 채 말그대로 here and now만 하기도 한다. 우리는 나를 바라보는 꿈을 꿀 필요가 있다.

 

설렘 한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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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감정 - 아무리 노력해도 당신이 행복하지 못한 이유
김용태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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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감정

김용태

 

이 책은 전체 분량의 반 정도를 기꺼이 사례로 채워 설명하였다. 그래서 나는 그것을 건너 뛰고 chapter 4부터 읽었다. 가짜감정의 사례를 보는 것보다 나를 휘젓는 감정을 알고, 조절해 나가기 위해 이 책을 집어들었으니, 목적에 부합하게 읽어 나가기로 했다. 이전에는 책의 처음부터 차근차근 곱씹으면서 읽었는데, 지금은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안다. 중간부터 읽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읽든 말든 그것은 내 마음이지 뭐.

 

책은 정말 다정하게 잘 쓰여 있었다. 치료란 쉬워야 한다는 것을 근래 읽는 책들을 통해 깨닫는다. 내가 그동안 전공도서랍시고 나조차도 버거운 내용들을 껴안고 있어서, 치료에 적용하기 어려웠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저자는 자신도 부적 감정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여기면서 버둥거렸던 일례와 함께, 그러한 감정이 드는 것은 당연하니 도망치지 말라고 말한다. 우리는 누군가를 비난하면서 대화를 이끌어가는 경향이 있다. 앞에서는 대놓고 말하지 못하고 뒷담화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그런데 그렇게 대화를 나누고 더 우울해지는 때가 있다. 그것은 나를 보지 않고 타인이 잘못으로 돌린 채 막을 내려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기분이 어떤지, 내 감정이 어떤지는 돌아보지 못하고, 불편함을 덮어버리기에만 급급하다.

 

누군가는 화가나는 감정을 우울이라는 것으로 표현한다. 누군가는 외로움을 화로 표현한다. 우리가 겉으로 표현되는 감정 이면에 진짜 내 감정을 알아가는 것. 그리고 나도 너도 두려운 감정 속에 소용돌이 치는 마음을 평온한 물결로 인도할 수 있게 되는 것. 그것이 우리의 감정에 대하는 자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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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 소설 전집 을유세계문학전집 12
루쉰 지음, 김시준 옮김 / 을유문화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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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312

The April Bookclub

 

루쉰 전집

루쉰

 

오래 전 아큐정전을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다. 십대의 어느 언저리였던 것 같다. 미숙한 청년이 세상에 대한 욕심을 어떻게 나타내는지 해학적으로 풀어낸 이야기였다는 잔상이 남아 있었다. 그런데 다시 만난 루쉰은 거기에 없었다. 생각처럼 잘 읽혀지지도 않았다.

처음 자서, 광인일기 제목을 보고 창의적인 기대를 했었는데, 막상 읽자, 제목이 다 인 것 같았다. 광인일기는 정말 미친사람이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은 것 같아서 중국의 최초 현대소설의 시작은 이렇게 되었구나 하며 실망감마저 들었다. 그렇게 기대가 무너지면서 읽기가 고역이 되었다. 내가 생각했던 루쉰은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라며 말도 안되는 실의에 빠지기도 했다. 그래서 모두 읽어야지 하는 생각은 접었다.

순차적으로 짧은 단편소설(소설이라고 해야 하나, 공상수필이라고 해야 하나)을 많이도 써놨는데, 책의 내용은 마치 선구자가 되려했지만 실상은 쭈그리에 지나지 않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가지지 못한 자가 가지려 하다가 죽고, 신진학자라고 생각했으나 실상에서는 눈치나 보면서 밥이 끊길까 걱정해야 하는 처지이고, 사랑을 선택했으나 결국에는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모진 말로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그렇다. 이 책은 잘 읽혀지지도 않는데, 내용도 멋대가리 없어서 나를 더 힘들게 했다.

자서, 광인일기, 쿵이지, 머리털 이야기, 아큐정전, 토끼와 고양이, 오리의 희극 등의 납함을 지나, 까오선생, 고독한 사람, 죽음을 슬퍼하며와 같은 방황에서 슬픈 안도감을 갖고, 고사신편은 내려놓았다. 모든 책이 나에게 읽혀 들어오고, 모든 책이 내 안에 남아 소용돌이 친다면 내가 남아나겠는가. 위대한 개츠비, 월든, 루쉰전집처럼 내가 소화시키지 못하면 그만인 것이 있어야 내가 사람이고(그래도 점점 소화력이 는다), 파리는 날마다 축제, 스토너, 소피의 세계처럼 또 내가 소화할 책들이 오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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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카
우미노 치카 지음 / 시리얼(학산문화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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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카

우미노 치카

 

부드럽고 조용하고 따뜻한 사람.

나는 날카롭고 조용하고 차가워보이는 사람이다. 하지만 나는 부드럽고 조용하게 스며드는 따뜻함을 좋아한다. 그런 색을 담고 있다. 이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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