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문학과지성 시인선 438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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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한강 지음

 

오래 전 알라딘에서 책을 구매할 때 포인트로 함께 온 달력에 있던 한강의 시. 그 시를 읽으며 나는 무엇이 그리 내려앉았는지, 삶의 현실을 글자로 맞이했는지, 한동안 책상에 멍하니 앉아 시를 보고 또 보았다. 그러다 소리내어 읽었고, 눈앞에 걸어두고서도 현실을 믿지 못하는 것마냥 한동안 있었다.

 

그 시가 바로 이 시집 첫 머리에 있다.

 

[어느 늦은 저녁 나는

 

어느

늦은 저녁 나는

흰 공기에 담긴 밥에서

김이 피어 올라 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 버렸다고

지금도 영원히

지나가 버리고 있다고

 

밥을 먹어야지

 

나는 밥을 먹었다.]

 

눈물상자를 비롯한 한강의 글들을 찾아보고 있다. 순수함이 세상을 만나 슬픔이 되어도 좋으리.

 

[회복기의 노래

 

이제

살아가는 일은 무엇일까

 

물으며 누워 있을 때

얼굴에

햇빛이 내렸다

 

빛이 지나갈 때까지

눈을 감고 있었다

가만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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