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강풀의 ‘순정만화’가 일본 후타바샤(雙葉社) 출판사와 계약금 1000만 엔(한화 약 1억원)에 일본내 출판 계약을 맺었다. 후타바샤 출판사는 우선 만화잡지 ‘코믹액션’에 연재한 뒤 내년 2월 발렌타인데이 특별 상품으로 단행본을 출간할 예정이다.

강풀은 1000만 엔의 선(先) 인세 외에도 발행부수에 따라 7%의 인세를 더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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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동호회와 삶의 방식 비슷… 관련책 봇물

환경운동 - 진보진영 등의 이념적 토대로도 각광

최근 지식인 사회에 아나키즘이 새롭게 주목받으면서 이를 다룬 책들이 대거 쏟아지고 관련 학회도 창립돼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또 아나키즘의 영향을 받은 문학 미술 영화 등의 예술작품들도 나오고 있다.

최근 나온 책으로는 ‘개인주의적 아나키즘’(우물이 있는 집), ‘아나키스트의 초상’(필맥), ‘아나키즘 이야기’(이학사), ‘한국 아나키즘 100년’(이학사), ‘아나키즘, 내안의 상상력’(돌베개) 등이 있다. 지난주 출간된 ‘항일혁명가 구파 백정기 의사’(국민문화연구소 출판부) 역시 백범 김구 선생이 윤봉길, 이봉창 의사와 함께 3의사로 꼽은 독립운동가였지만 아나키스트라는 이유로 잊혀졌던 백정기 의사의 삶을 다뤘다. 지난해 말 출간된 ‘아나키즘의 역사’(이룸), ‘우리시대의 아나키즘’(필맥)까지 포함하면 8권에 이른다.

이처럼 아나키즘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1980년대 말 사회주의권의 붕괴와 더불어 진보진영에서 마르크스주의를 대체할 사상으로서 아나키즘에 관심을 기울인 때문으로 보인다. ‘개인의 자유를 바탕으로 한 자율적 공동체주의’를 표방하는 아나키즘은 마르크스주의와 더불어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에 대항하는 대안사상으로 각광 받았다. 일제강점기 이회영, 신채호, 김원봉, 김두봉, 박열, 김산(본명 장지락) 등 의혈단을 중심으로 한 한국 독립운동가들의 상당수가 아나키스트였다.

그러나 개인주의적 경향이 강한 아나키즘은 중앙집권적 조직력이 강한 마르크스주의와의 경쟁에서 패배하면서 역사의 무대에서 물러서야 했다. 권력독점력이 강한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아나키스트들에게 무자비한 철퇴를 휘두른 것도 큰 요인이었다.

결국 마르크스주의의 몰락이 아나키즘의 부활을 낳은 셈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의 등장으로 사상의 구심력보다 분절하고 단절하는 원심력이 강화된 것도 독립성이 강한 아나키즘이 재등장하게 된 배경이 됐다. 아울러 1990년대 이후 생태운동과 대안교육운동 등 소규모 공동체운동이 펼쳐지면서 강력한 중앙권력에 대해 비판적인 아나키즘을 그 이론적 수원지(水源池)로 삼게 됐다.

이러한 지적 탈색작업을 통해 아나키즘의 혁명성과 폭력성이 완화되면서 아나키즘의 회고적 낭만성과 예술이 결부돼 영화와 문학, 대중음악, 미술 작품들에까지 아나키즘이 파고들었다. 개인주의의 강화와 소규모 동호회의 활성화라는 디지털시대의 라이프스타일에 부합한다는 점도 아나키즘의 수요를 확대시키고 있다.

특히 2001년 한국아나키즘학회가 출범한 뒤 본격적인 연구가 이루어진 것이 관련 서적의 출판 붐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구화가 가속화하면서 이에 대한 저항논리로서 아나키즘이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게 된 요소도 빼놓을 수 없다.

구승회 동국대 윤리문화학과 교수는 “최근 우파가 자유주의에서 대안의 담론을 건져내듯이 좌파에서는 아나키즘이 이론적 도매상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아나키즘은 극단적 자유주의로 분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자간 소통가능성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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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를 최초로 도보 횡단한 프랑스인 베르나르 올리비에(66)가 한국을 찾았다. 지난해 국내에 번역 출간된 ‘나는 걷는다’(효형출판)의 홍보차 방한한 올리비에는 5일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걷기 예찬론’을 펼쳤다.

-깨달음 통해 인생설계-

“걷기란 자신에 대한 성찰입니다. 걸으면 자연스럽게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자신을 돌아보면 깨닫게 되고, 이러한 깨달음이 쌓여 인생을 설계할 수 있게 되지요.”

‘파리마치’ ‘르피가로’ 등에서 30년간 기자생활을 한 뒤 은퇴한 올리비에는 “무척이나 바삐 뛰어다닌 직업을 마감하면서 느리지만 오히려 더 생생한 삶을 찾고 싶어 걷기에 나섰다”고 밝혔다. 기자생활 중 20여차례에 걸쳐 마라톤을 완주할 정도로 달리기를 즐겨온 그는 은퇴 후 3개월에 걸쳐 파리~콘포스텔라(스페인)에 이르는 2,300㎞를 도보여행하면서 걷기의 가치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때 올리비에는 ▲남을 돕는 일거리를 찾고 ▲걷기는 계속한다는 두 가지 결심을 하게 된다. 이후 그는 비행청소년을 돕기 위한 ‘쇠이유협회’를 창립하고 실크로드 도보기행이라는 대장정을 계획하게 된다.

‘나는 걷는다’는 1999년 5월부터 3년간 이스탄불에서 중국 시안에 이르는 1만2천㎞ 도보기행의 경험을 묶은 책. 2003년 프랑스에서 출간된 이 책은 5개 국어로 번역되면서 전세계에 ‘걷기 열풍’을 불러있으켰다.

실크로드를 도보여행 코스로 택한 데 대해 올리비에는 “실크로드의 역사가 너무 매혹적인 데다 동·서양을 잇는 교통로로 서로를 풍성하게 해주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프랑스 법무부의 협조로 도보여행을 통해 소년원 재소자들에게 바른 길을 찾아주는 쇠이유협회 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그는 “신체와 정신을 균형있게 발달시키는 데에는 걷기가 최고”라고 강조했다.

-저서 ‘나는 걷는다’ 선풍-

이날 오후 5시 서울 교보문고에서 독자 강연회를 가진 올리비에는 ▲올리비에와 함께 걷기(8일 오후 2시 파주출판도시) ▲들꽃피는 학교 방문 및 강연(9일) 등의 행사에 참여한 뒤 10일 출국한다.

〈조운찬기자 sid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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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출판 및 인쇄진흥법’ 발효에 따라 새롭게 시행된 도서정가제의 모순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하다.

‘도서정가제’ 법규의 각종 조문에 ‘1년’을 기준으로 한 규정이 많아 시행 1주년을 몇 개월 앞두고 이런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와 한국서점조합연합회(서련), 한국출판연구소가 최근 서울 종로구 사간동 출협 대강당에서 개최한 ‘도서정가제 관련법 개정을 위한 대토론회’도 이러한 논의를 진행했다.

도서정가제는 쉽게 말하면 출판사가 책을 발행하면서 정한 값대로 독자에게 도서를 판매하게 한다는 제도다. 서적 유통질서를 바로잡고 독서문화를 진작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은 도서정가제는 2002년 8월에 ‘출판 및 인쇄진흥법’에 포함돼 법률로 확정됐고, 지난 2월 대통령령으로 시행령이 제정돼 현재까지 시행되고 있다.

법은 간행 1년 이내의 책은 할인을 일절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정보통신망을 이용하는 인터넷 서점은 정가의 10% 범위 내에서 할인판매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누적점수제 할인을 10% 할 수 있고 무료배송도 가능하게 했다. 이처럼 형식적인 면에서 도서정가제는 법적인 체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실제 운영은 부실할 뿐만 아니라 문제점이 많다는 지적도 있다. 이 같은 주장은 특히 서점계와 출판계를 중심으로 제기된다. 이창연 서련 회장은 “인터넷 서점들이 마일리지와 경품 제공으로 간접 할인을 하고 있어 도서정가제는 사실상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했다”며 “무분별한 할인경쟁으로 출판사들은 출고가격을 높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 몫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점계는 더 나아가 ‘출판 및 인쇄진흥법’의 ‘5년 한시 규정’의 손질을 요구하고 있다. 이 규정을 폐지하고 도서정가제를 항구적으로 법제화하는 한편 출판물은 일반 공산품과는 다른 문화상품으로서의 특수한 성격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내놓고 있다.

인터넷 서점계와 일반 독자들은 이와는 다른 견해를 견지하고 있다. 이들은 “어차피 출판물도 경쟁 상품일 뿐”이라며 “독자들이 인터넷 서점 이용을 늘리는 것은 단순히 가격 때문이 아니라 편리성 때문이기도 하다”고 주장한다. 더구나 지난해 합의안을 도출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소모했고 국회의 동의까지 받은 법률을 다시 논의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동네서점의 폐업 등은 할인경쟁이라기보다도 전체적인 국내시장의 불황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빼놓지 않는다.

그러나 출판전문가들은 서점계의 견해에 대체적인 공감을 보인다. 부길만 동원대학 출판미디어학과 교수는 “인터넷 서점의 할인경쟁으로 동네 서점은 물론 온라인 서점도 경영부실에 직면해 있고, 출판사는 할인을 전제로 책값을 올릴 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있다”며 “실제로 올해 간행된 책들은 종잇값 인상분을 제하고도 지난해에 비해 20% 이상 가격이 올랐다”고 말했다.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온라인 서점과 오프라인 서점은 물론 소비자나 출판 유통의 모든 관계자가 머리를 맞대고 보다 나은 제도를 위한 토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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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경영학의 창시자이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학 대가인 피터 드러커 박사를 만나 뵈러 간다고 했더니 주변에서 여간 부러워하질 않았다. 드러커 박사의 〈단절의 시대〉라는 책을 30년 전에 읽은 적이 있는데, 아직도 세상을 밝히는 책들을 끊임없이 내놓고 있으니 놀랍기만 하다는 것이었다.

최근 우리나라에 번역된 책만 20권이 넘는다.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 〈비영리 단체의 경영〉 〈이노베이터의 조건〉 〈21세기 지식경영〉 〈다음 사회〉 〈경영의 지배〉 등 수많은 역작들이 번역되면서 드러커 애호가들이 많이 생기다 보니 드러커 박사를 직접 만나 본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의 업적을 기념해서 이름붙인 피터 드러커 경영대학원에서 그는 33년째 석좌교수로 있는데 올해 나이가 아흔다섯이다. 엘에이에서 차로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클레어몬트라는 대학도시에서 사는데 작지만 숲이 울창하고 아름다운 도시였다.

아담한 댁 앞에 도착하니 문이 열려 있었고, 안에서 어서 들어오라는 소리가 들렸다. 안으로 들어서니 드러커 박사가 보행기를 앞세우며 거실을 가로질러 나오고 있었다. 드러커 박사의 수많은 저술들을 번역한 대구대학교의 이재규 총장, 이해두 대학원장, 이형모 〈시민의 신문〉 사장, 장영철 경희대 교수 등 뉴패러다임 포럼 일행을 노교수는 마치 오랫동안 친한 제자들을 대하듯 반갑게 맞이했다.

거실에서 두 계단 아래, 마당을 향해 서재 겸 라운지가 있었는데 한쪽 벽에는 책이 가득 꽂힌 서가가 있었고, 소파와 의자가 편안히 놓여 있어, 드러커 박사와 정담을 나누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이제 막 출판되었다는 드러커 박사의 신간 〈데일리 드러커〉를 사오느라고 약속시간보다 다소 늦은 우리 일행들의 시간에 쫓기는 마음을 읽었는지, 드러커 박사는 자리에 앉자마자 한국에 대한 이야기와 지식사회로 가야 하는 시급성을 역설하기 시작했다. 전날 엘에이에 도착하자마자 3시간 가까이 검토하고 보낸 질문서를 이미 다 읽은 듯 종합적인 강론을 한 시간 이상 이어갔다. “평생학습은 사람들을 젊게 합니다”라는 말로 끝마무리를 했다. 점심을 예약해 놓았으니 식사를 하러 가자고 하면서 우리 일행들이 사 간 책들에 일일이 덕담을 써주고 친절히 서명을 하는 노교수의 모습은 평온하고 인자하기 그지없었다.

드러커 박사와 기념사진을 찍고 나서야 창밖에선 비가 폭우처럼 오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레인코트를 입고 모자를 눌러쓴 뒤, 드러커 박사는, 비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보행기를 앞세워 집밖으로 걸어 나갔다.

식당에서 노교수는 우리들의 일정을 다시 한번 물었다. 전날 오후 늦게 엘에이에 도착하였고, 그날 밤으로 떠난다고 했더니, 당신만을 보러 그 먼 곳을 왔느냐며 새삼 놀라는 기색이었다. 우리를 귀한 손님이라며 점심은 자신이 굳이 사겠다고 고집했다. 오래동안 존경해 마지않던 노교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느라고 수저 들기조차 잊고 있던 필자를 향해, 왜 식사가 오지 않느냐고 물을 만큼, 드러커 박사는 자상하고 좌중을 이끌고 있었다.

요즘 무슨 글을 쓰시냐고 여쭈니까 〈월스트리트 저널〉에 나갈 원고를 마무리하고 있다고 했다. 컨설팅 관련 사업도 준비하고 있지만, 터부 같은 것이 있어, 아직은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아흔다섯 나이에도 불구하고 드러커 박사의 머리와 마음은 청년 같았다. 다가오는 지식사회를 살아가는 지식 전문가들이 실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실존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점심을 끝내고 일어나면서 드러커 박사께 평생학습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들려달라고 했다. 드러커 박사께서는 “평생학습은 사람들을 젊게 합니다”라고 웃으면서 힘차게 화답했다. 클레어몬트를 떠나며 우리는 드러커 교수께서 백수를 넘어 만년 청년으로 살기를 기원했다.

문국현 유한킴벌리 대표이사 사장 ⓒ 한겨레(http://ww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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