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소년.
반항기를 지나 회의기에 접어듬.

종교는 도움이 안됨 '다 사이비요, 뻥이다' 라 생각함.
죽음에 대해 생각함.
죽음 앞에서 인간의 삶이 허망하다 생각함.

당장의 stress가 문제라기 보다는 의미상실증, 우울증에 가까움.
자살 및 자살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했음.


경험담이나 극복 경험...
권할 만한 책...
권할 만한 대책...

단, '전문가와 상의' 이런 건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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瑚璉 2005-05-30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강경'이나 아리에스의 '죽음앞의 인간'을 읽혀보면 어떨까요?

그건 그렇고 제 경험에 비춰보면 저런 실존적인 고민은 대개 1-2달 정도의 집중적인 육체활동으로 완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추기 : '전문가와의 상의'를 배제하셨지만 그래도 일단 신경정신과쪽 적응증에 해당되는건 없는지 점검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소굼 2005-05-30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으로도 힘들 것같은데요..그나저나..내용이..지금의 제상태-_-;;;

가을산 2005-05-30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이미 전문가인 제 친구와 consult 중입니다.
호정무진님, 그리고 'indication' 이런 용어를 쓰시면 님의 정체성에 대한 의구심이 깊어지게 됩니다. ^^

가을산 2005-05-30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라님도 고맙습니다.
이런 주제로 고민하는 것이 자신이 처음이 아니라는 걸 알려줄 필요는 있을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한 좋은 작품들을 소개해 주고 싶어요.

瑚璉 2005-05-30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제가 무얼 어쨌기에요?(외면 모드)

마태우스 2005-05-30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환락의 세계를 경험하게 해주면 어떨까요...술 한잔 마셔 가면서...

호랑녀 2005-05-30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중에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꼭 알려주세요.
저 적어둘래요...ㅜㅜ =3=3=3

숨은아이 2005-05-30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콜린 윌슨의 "아웃사이더"도 혹시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이 책 잘못 읽으면 파시스트가 될 우려도 있지만, -_-; 허무에 깊게 천착하다가 수면으로 떠오르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겨우 스물다섯 살짜리가, 전문 교육도 받지 않고서 이런 책을 써냈다는 데 무진장 자극받을 수도...

하루(春) 2005-05-30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음에 관한 책은 역효과가 날까요?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래도 제가 읽은 책 중에 괜찮은 책 한 권 가르쳐 드린다면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죄송합니다. 별로 도움이 못 돼서... ^^;

조선인 2005-05-30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봉사활동 같은 걸 시켜보면 어떨까요? 양로원이라든지, 소년소녀가장이라든지.

가을산 2005-05-30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고등학생만 되어도 대작을 하겠는데 말이죠....

호랑녀님/ 호랑녀님도 조언을 해주셔요...... 조언을...
이런 건 정답이 없는 것 같아요. 무엇을 붙잡고 설 것인지 지켜보려구요. 저도 궁금해요.

검은비님/ 전 일기는 없지만.... 이야기를 나누려고 해요. 내가 붙잡은 의미도 들려주고...
제 남동생도 고등학생 때 비슷했어요.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동생은 '해탈'을 하고 나더니 정말 '자유롭게' 살더라구요.
속물인 제 입장에서는 좀 서운해요. 동생이 너무 아깝구요. 좀 더 속된 의미를 잡아 주었으면 좋았으련만...

숨은아이님/ 아웃사이더라... ㅎㅎ, 그러고보니 저랑 남동생도 고등학생때 읽었네요.

가을산 2005-05-30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이애, 이제 중2입니다. 책을 많이 읽는 편도 아니구요.
조언하실 때 참고해 주세요.

하루님/ 메멘토 모리...찾아서 볼게요. 감사합니다.

조선인님/ 그런건 어려서부터 했죠... 노숙자, 장애아동...데리고 다녔거든요.
최근엔 반항기라 좀 뜸했는데, 다시 해볼까요?

2005-05-30 14: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ooninara 2005-05-30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언이라니..저도 남들 모르게 혼자 힘들어하면서 보냈던듯..
중2라니..역시 빠르군요. 전 고등학교때서야 그런 증세가 생겼는데..
뭣도 모르고 면도칼로 손목 그으면 어떨까하고 목욕탕에서 해볼려고 했는데..
겁이 많아서인지 살짝 긋다 말았어요..그때 느낀점..사람 가죽이 질기구나..
자살도 나같이 맘 약하면 못한다..ㅠ.ㅠ
우리 아이들도 크면 그런 시기를 보내겠죠??
조언 드릴께 없어서 죄송합니다..흑흑..

▶◀소굼 2005-05-30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2라..친한 친구가 있다면 그 친구에게 부탁을 해도 좋을 것 같은데...

숨은아이 2005-05-31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학생이면 "아웃사이더"는 무리겠군요. ^^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영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와 "체리향기"는 혹시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가을산 2005-05-31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휴... 모두 감사드립니다.
속닥이신 님 말씀처럼 '귓구멍으로 스치는 바람 소리도 칼날 스치듯' 하는 것 같습니다.

바람구두 2005-06-02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의 내용만 가지고는 어떤 충고도 불가능하단 생각이 드네요.
우리 모두가 사춘기의 반항을 지나(저처럼 꽤 오래 가는 사람도 있지만)
회의기에 접어들고, 나름의 정리 작업을 거쳐 살아가는 데요.

저는 이런 상태를 스스로의 경험을 정리하면서 이렇게 개념 정리를 한 적이 있어요.

"자기존재감" 상실....
자신이 세상에 존재하는 의미를 모르겠다거나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죽음으로 마무리된 뒤에
내가 타인의 기억 속에 혹 설령 유명인이 되어 세상 모든 이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된다한들
내가 죽은 뒤에 그 모든 것이 무슨 소용이람 같은 소박한 회의감말입니다.

중학교 때 천주교에 입문하기 전까지
그리고 입문 이후 영세를 받고 꽤 열심히 성당에 다니는 동안에도
늘 회의는 계속 되었죠.
아니, 기독교 신앙 자체가 "구원 기획"에 모든 걸 떠맡겨 버리는 경향이 있어서
도리어 일상사에 있어서는 무책임한 측면도 있고 보면
도리어 부채질 당한 셈인가요?

거기에 어린 시절 경험하지 않아도 좋았을 경험들이
저를 시니컬보이로 만들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문제는 제 경험담이 아니라 극복의 문제인데요.
인생이 치열해지면 간단하게 해결될 문제이긴 한데
스스로가 무엇을 불태워야 할지 모를 때 인생 참 피곤해지죠.
제가 올해 신화를 공부하면서 스스로 인생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다고 그 어린 친구에게 제가 한 학기 혹은 현재의 인생을 두고
경험한 모든 것을 전해줄 방도가 현재로선 없군요.

Carlos Castaneda의 "Tales of Power"란 책에 나오는 말이랍니다.

"전사의 삶에서는 오직 한 가지 이슈만이 있어. 진정한 앎과 공력으로 향한 길을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가 하는 거지.”

“전사는 어떤 것에 대해서도 불평하거나 후회하지 않아. 그의 삶은 끝없는 도전(challenge)이니까. 도전이라는 것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야. 도전은 그저 도전일 뿐이지. 보통 사람과 전사의 차이는 전사는 모든 것을 도전으로 받아들인다는 거지. 반면 보통 사람들은 모든 것을 축복이나 저주로 받아들이는 거고. 전사는 어딘가 다른 곳에 있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짓 따위는 하지 않아. 왜냐하면 그는 도전으로 사니까.”

"사람은 선과 악, 좋은 것과 나쁜 것 사이를 움직이는 게 아니야. 사람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은 부정적인 태도와 긍정적인 태도 사이지. 가치 있는 대립물의 도움 없이는 진정한 앎의 길을 꾸준히 걸어갈 가능성이 없어. 이 대립물이라는 장벽은 적이라기보다는 철두철미 나를 위해 봉헌된 역경이야.”

“전사의 자신감은 보통 사람들의 자신감과는 달라. 보통 사람들은 방관자의 눈으로 확실성을 추구하면서 그것을 자신감이라고 부르지. 그러나 전사는 자기 자신의 눈으로 빈틈 없음을 추구하면서 그것을 겸허라고 불러. 전사는 그의 운명을 자기 것으로 취해. 그 운명이 어떤 것이든 간에 말이야. 그리고는 궁극의 겸허 속에서 그 운명을 받아들이지. 자기 자신이 무엇이든 자신을 겸허 속에 받아들여. 후회할 근거로서가 아니라 살아있는 도전의 마당으로서 자기를 받아들이는 거야.”

"전사는 자신의 아픔을 알지만 거기에 빠져들지는 않아. 그래서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전사의 기분이 슬픔은 아니야. 반대로 그는 즐거워. 왜냐? 그의 위대한 운명에 겸허하기 때문에. 전사의 환희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였다는 사실, 자신 앞에 놓여 있는 것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사실에서 오는 거야.”

"이 대지를 굽히지 않는 열정으로 사랑한다면 슬픔을 놓아 버릴 수 있어. 전사는 항상 즐거워. 왜냐하면 대지에 대한 그의 사랑은 바뀔 수 없는 것이니까. 그리고 그의 사랑을 받는 대지는 그를 끌어 안고 그에게 무한한 선물을 주니까. 슬픔은 누구의 것이냐? 삶의 터전을 제공한 은인을 미워하는 자들의 것이지. 이 눈부신 존재에 대한 사랑만이 전사의 혼에 자유를 줘. 자유는 환희이고, 능력이고, 짝이 안 맞는 것들 앞에서 흔쾌히 포기하는 거야. 이게 나의 마지막 수업이야. 이 수업은 항상 마지막 순간, 궁극적인 고독의 순간을 위해 남겨둔 거야. 자신의 죽음과 고독을 감당해야 하는 순간을 위한 거지.”

저는 어떤 측면에서 보자면 운명론자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운명의 그릇이 있고, 그 그릇을 얼만큼 채우며 살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죠.
인생의 목표는 누구도 대신 세워줄 수 없습니다.
스스로 발견하는 것이겠지요.

어찌보면 사춘기 소년의 흔한 통과의례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스스로의 삶의 자세, 태도를 조금씩이라도 결정해갈 나이에 이른 자연스러운 반응인 거죠.
아마도 그건 감기와 비슷할 겁니다.
병원에 가면 일주일, 그냥 내버려둬도 일주일...
그리고 얼마 뒤면 또다른 변종 감기가 시들시들하게 만들겠죠.
우리 살아가는 일이 매양 그러하듯이....

추신: 성의없는 답변으로 비춰졌을지도 모르겠으나....
이것이 제가 살면서 극복해온 방식이기도 합니다.
때론 흐름에 몸을 맡기고, 때론 거슬러 오르려 애쓰고...
아플만큼 아파야 스스로 면역력도 생기는 법이겠지요.

가만 두고 지켜봐주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가을산 2005-06-02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 고맙습니다. 도움이 많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