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의 글은 담백하다.

그래서 더 읽기 힘들다.

담담하게 서술한 내용들은 격렬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하고, 그걸 알기에 선뜻 읽을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흑산'은 그곳에 유배된 정약전의 이야기인줄 알았다.

정약전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그를 흑산에 유배한 (원인이 되는) 천주교 박해에 대한 이야기였다.

천주교박해에 대한 이야기에 얹혀 기울어가는 왕조의 무너져 버린 제도 안에서 개인의 욕심이 수탈로 이어지고 그로 인한 백성들의 고통이 극심함을 보여준다.

모함 때문이거나, 책임 때문이거나, 진짜 죄를 저질렀거나 유배의 원인은 자신에게 있다.

하지만 어명에 따라 죄인을 받아 거처를 마련하고 먹이고 입혀야 히는 사람들은 무슨 죈가.

죄인을 호송하는 관리의 출장비용까지 일반 백성들에게 떠넘기는 대목을 읽으며 '완장'의 역사는 참으로 길고 질기다는 생각을 한다.

140년전 안팎에 똑 같은 나무로 만들었으되 조상의 신주는 불사르고 천주의 십자가에 소망을 담던 사람들의 후손은,

이제 또 다른 권력이 되어 자기와 같이 말하고 행동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낙인을 찍는다.

 

김훈 소설 속의 삶은 너무 비루하고 구차해서 괴롭고, 현실에서 어떤식으로건 반복되고 있기에 더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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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글쓰기'를 읽고 난 후 그와 관련된 책을 더 읽어볼까 싶어 집어들었던 책들.

'글쓰기의 전략'은 논리적인 글을 쓸 때 도움이 될 듯해서 필요할 때 다시 읽기로 했다.

'즐거운 글쓰기'는 평소에 생각해 보지 못한 것들을 글감으로 제시하는데 공감할 수 없어서 패스.

'공부의 비결'은 글쓰기 책들 옆에 있어서 읽게 된 책인데 좀 더 일찍 읽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정도로 재미있었다.

인지심리학이니 게슈탈트니 헷갈리는 심리학에 대한 설명을 제외한다면 술술 읽힌다.

중요한 대목은 책의 오른쪽, 왼쪽 글상자에 담아 두었다.

글 상자만 읽어도 요점을 파악할 수 있고 곁들인 그림은 글의 내용과 잘 맞는다.

 

사람의 뇌는 금방 외운 것일수록 빨리 잊기 때문에 반복이 필요하다.

하지만 더 잘 외워지는 것이 있고 몇 번을 반복해도 외워지지 않는 것이 있다.

책으로 공부를 하면 외운 것과 외우지 못한 것이 섞여 있어 구분하기 어렵고 능률도 떨어진다.

간단하게 상자로 학습기계를 만들면 지겹지 않고 기운 빠지지 않게 공부를 할 수 있다.

 

 1. 길이 30cm, 너비 11cm, 높이 5cm정도 되는 상자를 만들고 안쪽에 1,2,5,8cm마다 칸막이를 세운다.

2. 복사지 한 장을 여덟조각으로 나눠 단어 카드를 만든다.

3. 만약 영어공부를 한다고 할 때 외울 단어를 앞쪽은 한글, 뒷쪽은 영어로 쓴다.

4. 외울 단어카드를 상자의 첫번째 칸(1cm)에 넣고 하나씩 꺼내 한글을 보고 영어 단어를 말한 뒤 뒤집어서 맞는지 확인한다.

5. 맞았으면 두번째 칸에, 틀렸으면 첫번째 칸 맨뒤에 넣는다.

6. 이런식으로 해서 첫번째 칸에 카드가 서너 장 남으면 두번째 칸의 카드를 차례로 꺼내 단어를 맞추면 세번째 칸에, 틀리면 첫번째 칸의 맨뒤에 놓는 것을 반복한다.

7. 이렇게 하면 한 번 외운 단어는 지겹도록 반복할 필요없이 가끔씩 기억을 되살리도록 하고, 외우지 못한 단어는 계속 반복해서 외울 수 있다.

8. 다섯번째 칸에서 맞춘 단어는 뇌의 장기기억 속에 저장되었으므로 없애도 된다.

 

 

단어로 예를 들었지만 카드에 주관식 문제와 답을 앞 뒤에 적어 공부 할 수도 있다.

오오오 이런 놀라운 방법이.

당장 상자를 만들고 직접 해 보았다.

몇 번을 반복했건만 모르는 일본어 단어가 이리 많을 줄이야 ㅠㅠ

신이 나서 딸에게 설명했다.

솔깃해 하길레 줄까? 했더니 기차타고 가야하는데 짐 된다며 싫단다.

 

신나서 만들었지만 매일 사용하진 못했다.

명절도 지나갔으니 다시 시작해 봐야겠다.

 

 

 

그러므로 학습은 짧은 간격을 두고 매번 성공을 경험하게 해줌으로서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 이상한 무엇, 알 수 없는 충동, '일 자체에서 오는 기쁨', 공부에 대한 흥미와 노동의 매력이 창출된다. -98쪽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바로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칭찬할 줄 안다는 것이다. 칭찬이야말로 성공요인이다. 단어 하나를 성공적으로 배운 뒤 더 나은 칸으로 옮기는 손놀림, 하나의 학습단위를 끝마친 후의 짧은 휴식시간, 한 번에 공부하는 시간이 좀더 길어졌을 때의 쾌감, 이 모두가 자신에 대해 칭찬해줄 거리다. 자신을 칭찬하지 않으면 자신을 강화할 수 없다. -109쪽

기억하려고 하는 모든 새로운 정보는 머릿속에서 즉시 말로 옮겨야 할 뿐만 아니라 같은 말로 즉시 여러 번 반복하고 소리 없이 암송해야 한다는 것! 그럴 때만 단기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것 역시 학습되는 하나의 습관이며 연습이 필요한 머리기술이라는 사실말이다. -146쪽

질병의 증상과 치료법이 모두 책에 들어 있고 언제라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암기를 거부하는 의사가 환자를 치료할 수 있을까?
이해와 통찰이 있으면 부족한 정보를 기존의 있는 다른 정보에서 도출해낼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코 공부를 대신 할수는 없다. -156쪽

지능의 감소는 나이 탓이 아니다. 원인은 다만 연습 부족, 엎드려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으름이다. - 3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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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에 중고책을 몇 권 담았다.

중고로 사고 싶은 책이 있어 장바구니에 담고 다른 책들을 살펴보는 동안 판매완료가 됐다.

이렇게 되면 허탈하다.

늘 이런 식이다.

'중고등록 알리미'가 원하던 책이 입고되었노라 알려주지만 원하는 책만 사려면 배송비를 물어야 한다.

그게 싫으면 중고책만 이만원어치 이상 사거나 새 책을 끼워 사야 한다.

돈을 아끼려고 중고책을 구입하는데 이천원 아끼자고 별로 읽고 싶지 않은 책을 같이 사야 할까.

읽고 싶은 중고책이 이만원어치가 안 되거나, 사고 싶은 새 책이 없으면 배송료를 물면 될 일이다.

그런데 이상하지, 배송료는 아깝다.

그러다보니 보고 싶은 책과 별로 보고 싶지 않은 책을 같이 구입하게 되어 배송료 이상의 돈을 쓰고, 주문한 다음 날 원하던 다른 중고책이 입고 되었다는 알림문자를 받고 다시 고민에 빠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젠장!

소용없다는 것을 알지만 헛된 다짐을 다시 해본다.

'(배송료를 물더라도) 읽고 싶은 책만 산다!!!'

 

매년 구입하는 책이 백여권에 이르고 읽는 책은 절반 정도다.

올해는 잠깐 미쳤었는지 상반기에 작년 일 년 동안 구입한 정도의 책을 사들였다.

더 미치겠는 건 내가 이 책을 왜 샀지? 싶은 책들이 많았다는 것.

매달 열권 이상씩 읽어가면서 알게 되었다.

역시 소설은 나와 맞지 않는다.

천명관의 소설만 빼고.

또 하나, 두꺼운 책은 되도록 사지 말아야겠다.

그런 책은 앉아서 읽기도 불편하고 누워서 읽기도 불편하다.

'스티브 잡스'를 읽으면서 특히 불편했다.

지금 내 왼쪽 손목이 계속 시큰거리는 것은 다 그 책 때문이다.

다 읽고 보니 내용이 그렇게 길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같은 내용이 반복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름을 날린 기업가에게서 뭔가를 얻고자 한다면 자서전이 아닌 다른 종류의 책을 읽어야겠다.

아무리 객관적인 입장을 취한다해도 죽은 자의 일생은 미화되기 마련이다.

두꺼운 자서전 속에 묘사된 그 인물과 이런 말을 한 사람이 동일인이라고 믿기 어렵다.

 

어떤 기업을 시작했다가 매각이나 기업공개를 통해 현금이나 챙기려고 애쓰면서 스스로를 '기업가'라고 부르는 이들을 나는 몹시 경멸한다. 그들은 사업에서 가장 힘든 일, 즉 진정한 기업을 세우는 데 필요한 일을 할 의향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런 일을 수행해야만 진정한 기여를 할 수 있고 이전 사람들이 남긴 유산에 또 다른 유산을 추가할 수 있는데 말이다. 한두 세대 후에도 여전히 무언가를 표상하는 회사를 구축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월트 디즈니, 휼렛과 패커드, 인텔을 구축한 사람들이 해낸 일이다. 그들은 단순히 돈을 버는 기업이 아니라 영속하는 기업을 구축했다. 애플 역시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 8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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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와 칭찬을 구분하는 방법.

뭔가를 얻고자 하는 마음으로 하는 칭찬이 아부라고 한다.

아부에도 기술이 있다.

 

아부가 계획되지 않고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온 것으로 보이도록 해야 한다. 아부가 특별한 재주처럼 보여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 227쪽

 

내 마음 어디쯤에선가 나에게 아부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속삭임이 있었나보다.

어쩌다가 이 책을 골랐는지 도통 모르겠다.

태초부터 시작된 아부의 역사와 정치, 사회적인 배경을 바닥에 깔면서 당대의 유명한 아부'꾼'들의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아부를 잘하는 사람을 달변가라고 지레짐작하지만, 화자에게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는 뛰어난 경청자야말로 아부를 잘하는 사람이다. - 81쪽

 

특히 정치인이 이런 모습을 잘 보여준다.

손을 잡거나, 몸을 이야기하는 사람쪽으로 기울이면서 경청을 하는 것이다.

빌 클린턴이 탄핵의 위기에 몰렸다 살아난 것은 국민의 이야기는 어떤 것이라도 다 듣겠다는 이런 제스처 때문이라고 한다.

표를 얻기 원하는 전형적인 아부의 표현이다.

 

플루타르크는 필로파푸스에게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과 '자신에 대한 무지'를 경계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이 장점으로 인해 오히려 아첨꾼의 밥이 되기 쉬우며,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과 '자신에 대한 무지'가 동시에 이루어질 때 가장 치명적인 상처를 입는다고 주장한다. - 171쪽

 

아부는 자신에게 긍정적인 사람들일수록 그것을 사실로 잘 받아들인다고 한다.

자신감이 없는 사람은 자신에 대한 찬사를 의심한다.

아부가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닌데 아부 받는 사람이 권력자라면 어떻게 될까.

근거 없는 자신감에 싸여 자기를 과대평가하는 사람이 힘까지 가졌다면?

본인만 상처를 입고 끝나지 않는다는게 큰 문제다.

 

누구보다도 먼저 몽테뉴는 불확실한 시대에는 아부가 궁정에서부터 만연된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아첨과 아부로 불안한 상황이 더욱 도드라지게 되는 법이다. - 215쪽

 

아부가 꼭 부정적인 결과만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사실에 기초한 적절한 아부는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해주고, 어쩌면 부와 명예도 준다.

아부는 인류가 지속되는데도 공헌 했다.

 

"걱정하지 말라니까. 내가 당신 옆에서 아이들을 든든하게 부양할거야" 하고 말하는 것처럼, 앞으로 충성하고 봉사하겠다는 말로 여성을 기만하는 능구렁이 남성에게 자연선택이 유리하게 전개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기만적인 아부를 단박에 알아보는 여성에게도 자연선택이 유리하게 전개될 것이다.

남성은 거짓말하도록 미리 프로그램화되어 있을 수 있고(심지어 자신이 한 거짓말의 진실까지 믿도록 회로가 짜여져 있을 수 있다.), 여성은 그런 거짓말을 한눈에 알아보도록 프로그램이 짜여져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보통의 남성들은 자신을 사실보다 친절하고 성실하며 신뢰할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 67쪽

 

 

여성은 남성이 하는 아부의 사실 여부를 판단한 다음 항상 자신에게 유리한 선택을 한다는 이야긴데.

그렇다면 세상의 모든 나쁜 남자는 자손을 퍼뜨릴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하지만 아부는 '사랑'이라는 껍질을 쓰고 있으며 그 진위는 상황종료(결혼) 후에야 밝혀진다.

흠... 어쩌면 이런 결함(?)때문에 자손을 퍼뜨릴 수 있는 것인지도......

 

다시 말해 우리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를 기만한다. 심지어 자신이 정직하지 않으면서도 스스로 정직하다고 믿는다. - 65쪽

 

중간 중간 흥미로운 부분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좀 지겨웠다.

내용이 조금씩 달라지면서 반복되는 것이 라벨의 볼레로를 듣고 있는 것 같았다.

 

사백페이지가 넘는 책을 다 읽고서 든 생각.

아부보다는 (대가를 바라지 않는) 칭찬이, 사실은 인류의 지속을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닐까.

아부가 판치는 이 시대에 진심이 '진심으로'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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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4-07-31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아부라... 아부를 하는 이야기를
책으로도 다룰 수 있군요 @.@

남한테 듣기 좋은 말을 하라는 뜻일 텐데,
듣기 좋은 말이란 무엇일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가상 2014-08-01 09:50   좋아요 0 | URL
저도 그게 신기해서 읽었나 봅니다.
아부의 역사를 읽으면서 현실과 겹쳐지는 부분이 많아 씁쓸했어요. -_-

남한테 듣기 좋은 말은 그 사람이 듣고 싶어하는 말 아닐까요?
그러려면 그 사람에게 관심이 있어야 할테고, 거기에 내 욕심을 더하면 아부가 되는거죠......

 

알라딘이 나를 시험하고 있는 것 같다.

보관함에 담아 둔 책들의 중고 입고 알림이 3일 연속 이어졌다.

첫날은 꼭 보고 싶었던 책이라 장바구니에 담고 배송료 물기 싫어 보관함에 있던 책을 같이 주문했다.

다음 날 중고 알림 문자를 또 받았다.

이미 두 번의 주문으로 책 상자가 쌓여 있는 통에 망설였더니 '판매완료'.

그 다음날 문자가 또 온다.

더 이상의 주문은 무리라 생각하고 포기하기로 했는데 장바구니에 담아 둔 책이 다음날까지 그대로 있다!

이렇게 되면 주문을 안 할 수 없다.

내가 원하던 중고 도서가 매일 한 권씩 입고되다니.

이건 우연이 아닌 것 같아......

 

며칠 전 읽었던 책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그리고 우리가 도달하는 법칙들은 그저 우연히 생겨날 수 있는 것들의 통계적 평균치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시는 바와 같이, 주사위를 던지면 36회에 한 번씩 6이 연달아 나오게 된다는 법칙이 있긴 하지만 우리는 그 법칙이 주사위가 목적에 따라 구른다는 것을 증거한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그러나 만일 주사위를 던질 때마다 매번 6이 연달아 나온다면 거기엔 무슨 목적이 작용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 버트런드 러셀, 사회평론, 24쪽

 

러셀의 책은 유명한 인도 사원에서 한국의 개신교도들이 찬양하고 통성기도 했다는 기사를 보고 난 뒤 다시 읽게 되었다.

무릎을 칠만한 내용이 너무 많아 독서 다이어리에 쪽 전체를 사진 찍어 저장했다.

언제 이 책의 페이퍼를 작성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조각난 생각들이 머리 속을 돌아다닐 뿐이다.

다만 러셀의 조언을 받아들여 이번 주 폭풍 도서주문의 원인은 우연인 것으로 하겠다.

증거가 없으니까.

 

증거에 입각해 확신하는 습관, 증거가 확실하게 보장하는 정도까지만 확신하는 습관이 일반화된다면 현재 세계가 앓고 있는 질환의 대부분이 치유될 것이다. - 같은 책, 13쪽

 

 

이 목적론을 살펴보노라면, 온갖 결함들을 지닌 세상에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 세계를 전지전능한 하나님이 수백만 년에 걸쳐 만들어놓은 최선의 것이라고 믿을 수 있는지가 놀라울 따름이다. 나는 정말이지 믿어지지가 않는다. 생각해보라, 만일 여러분에게 전지전능과 수백만 년의 세월을 주면서 세상을 완성시켜보라고 했다면 고작 공포의 KKK단이나 파시스트 같은 것 밖에 만들 수 없었을까? -27쪽

훌륭한 삶이란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이다. -84쪽

어쩌면, 무해한 수많은 행위에 '죄악'이란 낙인을 찍어 놓고 그것을 행하는 자들에게 관용을 베푸는 것이야말로 현명한 사회 제도의 진수인지도 모른다. 이렇게 하면 다른 누구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도 악행의 쾌감을 얻을 수 있으니 말이다. -154쪽

내가 말하는 지적 성실성이란, 힘든 문제들을 증거에 입각해 판단하는 습관, 혹은 증거가 결정적이지 못한 경우에는 문제를 판단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습관을 의미한다. - 286

문명이 발달됨에 따라 세속적 강제력은 보다 확고해지고 하나님의 강제력은 보다 줄어든다. 사람들이 도둑질을 하면 붙잡힌다고 생각할 근거는 더욱 많아지고, 붙잡히지 않더라도 하나님이 처벌하실 거라고 생각할 근거는 점점 더 줄어든다. 오늘날에는 극히 종교적인 사람들조차도, 도둑질을 하면 지옥에 간다고 믿는 경우가 거의 없다. 때맞춰 참회하면 된다고, 어쨌거나 지옥이란 것은 그다지 확실하지도 않을뿐더러 옛날처럼 그렇게 뜨거운 곳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2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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