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에 중고책을 몇 권 담았다.

중고로 사고 싶은 책이 있어 장바구니에 담고 다른 책들을 살펴보는 동안 판매완료가 됐다.

이렇게 되면 허탈하다.

늘 이런 식이다.

'중고등록 알리미'가 원하던 책이 입고되었노라 알려주지만 원하는 책만 사려면 배송비를 물어야 한다.

그게 싫으면 중고책만 이만원어치 이상 사거나 새 책을 끼워 사야 한다.

돈을 아끼려고 중고책을 구입하는데 이천원 아끼자고 별로 읽고 싶지 않은 책을 같이 사야 할까.

읽고 싶은 중고책이 이만원어치가 안 되거나, 사고 싶은 새 책이 없으면 배송료를 물면 될 일이다.

그런데 이상하지, 배송료는 아깝다.

그러다보니 보고 싶은 책과 별로 보고 싶지 않은 책을 같이 구입하게 되어 배송료 이상의 돈을 쓰고, 주문한 다음 날 원하던 다른 중고책이 입고 되었다는 알림문자를 받고 다시 고민에 빠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젠장!

소용없다는 것을 알지만 헛된 다짐을 다시 해본다.

'(배송료를 물더라도) 읽고 싶은 책만 산다!!!'

 

매년 구입하는 책이 백여권에 이르고 읽는 책은 절반 정도다.

올해는 잠깐 미쳤었는지 상반기에 작년 일 년 동안 구입한 정도의 책을 사들였다.

더 미치겠는 건 내가 이 책을 왜 샀지? 싶은 책들이 많았다는 것.

매달 열권 이상씩 읽어가면서 알게 되었다.

역시 소설은 나와 맞지 않는다.

천명관의 소설만 빼고.

또 하나, 두꺼운 책은 되도록 사지 말아야겠다.

그런 책은 앉아서 읽기도 불편하고 누워서 읽기도 불편하다.

'스티브 잡스'를 읽으면서 특히 불편했다.

지금 내 왼쪽 손목이 계속 시큰거리는 것은 다 그 책 때문이다.

다 읽고 보니 내용이 그렇게 길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같은 내용이 반복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름을 날린 기업가에게서 뭔가를 얻고자 한다면 자서전이 아닌 다른 종류의 책을 읽어야겠다.

아무리 객관적인 입장을 취한다해도 죽은 자의 일생은 미화되기 마련이다.

두꺼운 자서전 속에 묘사된 그 인물과 이런 말을 한 사람이 동일인이라고 믿기 어렵다.

 

어떤 기업을 시작했다가 매각이나 기업공개를 통해 현금이나 챙기려고 애쓰면서 스스로를 '기업가'라고 부르는 이들을 나는 몹시 경멸한다. 그들은 사업에서 가장 힘든 일, 즉 진정한 기업을 세우는 데 필요한 일을 할 의향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런 일을 수행해야만 진정한 기여를 할 수 있고 이전 사람들이 남긴 유산에 또 다른 유산을 추가할 수 있는데 말이다. 한두 세대 후에도 여전히 무언가를 표상하는 회사를 구축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월트 디즈니, 휼렛과 패커드, 인텔을 구축한 사람들이 해낸 일이다. 그들은 단순히 돈을 버는 기업이 아니라 영속하는 기업을 구축했다. 애플 역시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 884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