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대해 우리가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
성서현 지음, 신명선 도움말 / 서울북스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서른네 살이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연해하고 결혼한 작가의 솔직한 결혼 이야기
<결혼에 대해 우리가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
이 책은 작가의 연애와 결혼 이야기, 그리고 상담내용,
주변에 떠도는 결혼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뭐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몰라도,
결혼을 아직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난 솔직히 이 책을 읽으며 솔직히 나는 공감가는 부분들이 많았다.

우선 연애부터!
나이 서른을 넘기고부터 여자들은 시간에 쫓기기 시작한다.
욕구는 아직 창창한 20대이고 싶지만,
현실적인 상황이나 체력 모두 따라주지 않는 데에다
주변에서 들어오는 각종 압력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남자를 만나게 되면,
"이 남자가 내 생에 마지막 남자는 아닐까"라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더 나이 먹어 애는 어떻게 낳고 기르지,라는
현실적인 문제들도 아니 생각할 수 없다.
그러나 보니, 만남을 갖는 것부터 결혼이 밑바탕에 깔리게 되는 건 당연지사고
상대방과 만남을 계속 이어나갈 것인가, 아닌가에 대한 결정 또한 빨라진다.
당연히, 추억을 만들어나갈 시간도 부족하고,
서로에 대해 많은 것을 모를 수밖에 없다.
20대와 같은 혈기왕성한 나이도 못 되다 보니,

안간힘을 써 연애 흉내는 대충 낼 수는 있겠지만
소시 적의 아기자기함 같은 건 쑥스럽기도 하고 귀찮은 일이기도 하니 말이다.
30대 여성이 이성을 만나 연애하고 결혼을 결정하기까지의
과정들이 하나같이 알알이 속에 박혀 이해가고, 공감이 가더라는 것!


본격적인 결혼생활이라!
이건 뭐 공감을 한다기보단 읽으면서 열이 받기도 했고,
또, 남자나 여자나 일단 결혼을 결정하고 나면 그때부터 많이 성숙해져야겠고
상대방을 많이 배려해야겠고, 지혜로워져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래서 "결혼을 해야 비로소 어른이 된다"는 말이 나온 모양이구나 싶었고,
만약 결혼을 하게 된다면 나도 이런 문제들에 부딪히겠구나,
라는 짐작을 하게 되었다.

30년 넘게 서로 각자 나름의 다른 삶을 살다가,
어느 날 "결혼"이라는 제도 아래 묶여 한집 한 이불 덮고
같이 살아야 한다는 현실이라는 것은
진정 녹록하지 않다.
많은 노력과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기존에 결혼한
다른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여기 담겨져 있으며
나쁘거나 그름의 문제가 아니고, 서로 다름에서 비롯되는 수많은 갈등의 진상과
그로 인해 비롯된 깊은 골을 어떻게 헤쳐나갔는지에 대한 설명 역시,
나름 괜찮았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결혼하기 전에 읽을 수 있었던 것으로 만족했고,
또, 결혼하고 난 다음 또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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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프린스 1호점
이선미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드라마에 대한 과도한 관심으로 원작 소설까지 사서 보게 되었다는...
고등학교 때도 하이틴 로맨스를 안 읽은 건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수업 듣기 싫어 교과서 밑에다 깔고 선생님 몰래 읽었던 스릴을 즐겼던 거고...
로맨스 소설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은...
너무 많이 읽으면 정상적인 연애에 지장이 있다는... 음냐...

원작 소설은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 출퇴근 시간 전철 안에서 단 이틀 만에 읽어 버렸다는...
(물론 어제 집에서 나머지 부분도 좀 읽었지만...)
아마 드라마 캐릭터나 사건들과 연관을 짓지 않았다면 그렇게 읽을 수 없었겟지만...

아무튼 원작 소설과 비교를 안 할 수는 없겠고,
솔직히 난 드라마 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는.
사랑의 과정이나 감정, 캐릭터 등등 디테일에서 드라마가 월등 우수했고,
원작 소설이 갖고 있는 다소의 우울함과 무거움을,
캐릭터나 상황 설정 등을 달리함으로써 드라마는 쿨하게 날려버렸다는 말이지.
그래서 보는 입장에서 그저 하하호호하며 웃어넘길 있도록.

게다가, 짝 달라붙는 바지에 가죽 자켓을 입은 댄디보이 한결,이라는 소설적 설정보다
공유라는 구체적 비주얼을 갖춘 꽃미남의 등장이 훨씬 여심을 자극할 테니...

아무튼 그렇게 대략 가벼운 마음으로 훌렁훌렁 읽었던 소설.
<커피프린스 1호점>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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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기 좋은 날 - 제136회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
아오야마 나나에 지음, 정유리 옮김 / 이레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아오아먀 나나에의 소설 <혼자 있기 좋은 날>의 줄거리는
옮긴이의 말에 잘 나와 있다.

 
도쿄와 이웃한 사이타마 현에서 엄마와 단둘이 살던
스무 살의 여주인공 치즈는
엄마의 교환 유학을 꼐기로 도쿄에 혼자 사는
먼 친척 할머니인 깅코 씨의 집에 얹혀살게 된다.
(중략)
그 사이 연애를 하고, 그러다 차이고 상처받고 치유하기를 반복한다.
깅코 씨에게 온갖 심술과 어리광을 부리며 '어엿한 인간',
'무슨 일에도 견뎌낼 수 있는 그런 인간',
'매달 주민세도 연금도 의료보험료도 꼬박꼬박 내는
제대로 된 사회인'을 향해 조금씩 성장해 간다.

 
주인공의 삶은 작가가 대학을 졸업하고
도쿄에서 막 일을 배우기 시작했을 대의 모습이 담겨 있다 한다.
처음 부모의 곁을 떠나 자기 자신이라는
독립체로 살아가는 경험을 한다는 것은
어릴 때부터 웬만한 사람이라면 모두 꿈꾸어 본 설레는 경험임과 동시에
나 혼자서 잘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두려운 경험이기도 할 것이다.

 
치즈는 그러한 외로움과 상처받기 싫다는 자기 보호를
다른 사람의 물건을 살짝 훔치는 것으로 대신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절대적으로 가질 수 없다는 불안감이
도벽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든 무덤덤하고, 재미없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일상이라며
텔레스포트를 타고 훌쩍 몇십 년 뒤의 삶을 살고 말았으면 좋겠다
투덜거리는 치즈는
어른이 된다는 것이, 어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아직은 버겁고 두려운 소녀이고,
이제 한 사람의 성인으로 살아가는 과정을 겪어가는 길이다.

조금은 밑밑한 듯도 한 이 소설은 이렇게
세상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 나가는
한 사람의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테다.
스무 살을 넘긴지도 어느새 12년이 지난 지금 이 시점에서도 난
가끔 주인공 치주와 같은 삶이 두렵고, 상처받을까 봐 두렵다.
밑밑하고 지루한 일상이라고 투덜거리면서도,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을까 봐 겁나기도 한다.
세상살이란, 그래서 혼자 있고 싶은 날이기도 하지만,
혼자 있기 마냥 좋은 날만도 아니란...
그런 생각을 갖게 해주는 책이라고나 할까...

 
ps.
개인적으로 옮긴이인 정유리 씨는 꽤 글을 잘 쓰는 분이란 생각이 든다.
일본어가 얼마나 탁월했는지 모르겠지만, 한국어로 옮기는 능력도...
전에 이 양반이 번역한 <애시 베이비>를 읽으면서도
그렇게 느꼈거니와,
이번 책도 마찬가지였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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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개 1
김별아 지음 / 문이당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의 말에서처럼 ‘논개’는 누구나 다 아는 듯하면서도 사실은 잘 모르는 사람인 것 같다.
이 책을 접하면서 ‘논개가 어떤 사람이었지?’라고 떠올려 보니,
‘논개’라고 하면 임진왜란 때 왜군 장수를 끌어안고 함께 죽은 여자
(논개가 관기였다는 것도 이 책을 읽으면서 알았다는... 쩝)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는 것.

전쟁은 사람을 피폐하게 만들고, 사람의 삶을 처절하게 만든다.
보통 아이와 여자들이 불쌍해진다고 하지만,
사실 죽음이라는 공포와 두려움 앞에서, 삶의 처절함과 생에 대한 욕망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매한가지가 아닐까 싶다.

시대에는 조금의 편차가 있지만 그런 면에서 얼마 전 읽었던
김훈의 [남한산성]과 비교가 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
김훈의 [남한산성]은 권력자들을 중심으로 한 소설이라 한다면
김별아의 [논개]는 권력자들의 변방에서 전쟁을 맞닥뜨려야 했던 이들의 소설이고,
그중에서도 조선이라는 유교적이고 남성중심적 사회에서 소외되고 관심이나 보호의
대상조차 될 수 없었던 한 여인을 중심으로 한 소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자발적이라고는 하지만,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선택이요,
어쩔 수 없는 몸부림으로 관비가 될 수밖에 없었던 한 여인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그리고 그 지난한 삶을 어떻게 견뎌냈는지,
또 왜 스무 살이라는 어리디어린 나이에 왜장을 가슴에 끌어안고
강물에 몸을 던질 수밖에 없었는지, [논개]는 ‘논개’라는 지고지순하고
어찌 보면 외곬 같은 한 여인네를 주인공으로 하여 세밀하게 보여 준다.
쉬이, 논개는 우국충정을 온몸으로, 아니 죽음으로 증명하였다는 역사적 해석에서 벗어나
최경회라는 한 남자를 모든 것을 다 바쳐 사랑하고, 헌신했던 여인이었다.

김별아 소설 [논개]가 의미를 지닌다면,
논개를 한 여인으로서 보는 데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 아닐까.

뿐만 아니라 논개라는 한 여인네의 일생에서 더 나아가 임진왜란 당시의
나라와 사람들의 삶 또한 세밀하게 그려졌다 느꼈다.

국가에서는 두 손, 두 발 놓고 한없이 무기력하며
전시에도 명나라의 눈치 보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일 때
백성들은 굶주리고, 빼앗기고, 치욕과 겁탈을 당했고, 논개는 그러한 모습을 보며
한 남자를 사랑하는 여인에서, 한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인간으로 더욱 성장한다.
분연히 일어나, 조국과 민족의 안위를 위해 자신의 몸을 아낌없이 내던진
의병들의 결연한 의지를 볼 땐 가슴까지 떨렸었다.

진주성의 치열한 싸움이 막을 내릴 즈음, 젖 먹던 짜낼 대로 짜내어 싸우다
그들이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에서는 온몸에 오소소 소름이 돋아 오르기까지 했었다.

또한 [논개]를 읽으며 소설적인 재미 또한 못지않았지만
수려하고 화려한, 조금 아니 그리고 많이 낯설기도 했던 단어의 향연들로
또 한 번 읽고 난 뒤 뿌듯함을 느꼈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다시 한 번 더 읽으면서 [논개] 단어장 만들기를 해봐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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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04 15: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남한산성
김훈 지음 / 학고재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소설은 한큐에 쫘~악 읽어야 하는데, 가방에 하도 쑤셔박아 넣고 다녀서 책이 흐믈떡해질 지경이 될 때까지 제대로 읽지도 못하고 드문드문 180여 페이지까지 읽다가 그제, 어제 이틀 동안 나머지 부분을 다 읽어 냈다, 드디어. 
 
[남한산성]을 읽기 시작하던 초기에 임진왜라는 배경으로 하는 소설을 동시에 읽었던 까닭인지는 모르겠지만, 시대도, 인물도, 작가도, 문체도 전혀 다른 두 작품이 묘하게 섞이더라는 것.
불과 100년의 차이도 나지 않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쳐들어온 적들도 달랐고, 전쟁의 태세나 끝도 많이 달랐지만, 결국 전쟁이라는 것이 인간의 삶과 정신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드는 것인지.
여자와 아이들, 노약자뿐 아니라, 전쟁에 참여하는 군사들까지, 전쟁은 모두에게 너무 가혹하며, 삶을 극단의 나락으로 떨어뜨린다는 것을 보여 주는 소설이었다.

백성들은 굶주리고, 얼어죽을 지경의 고통을 당하는 와중에도, 당파를 생각하고, 명분을 내세우는 정치집단들의 무기력한 모습들 역시 속이 타들어갈 듯 안타깝고 짜증나는 모습이었다.
찬거리 하나 변변찮은 남한산성에 갇힌 상태에서 어떻게 하다 보니 밴댕이젓을 발견하고는 이것을 어떻게 분배해야 할까, 임금에게 묻는다. 얼마 되지 않는 양을 분배하다 보면 고민도 되겠지마는, 그것을 쪼갤 것이니 한 마리 통으로 줄 것인지, 당상 이상인지, 당하까지 포함하느냐는 자질구레한 것까지 묻는다. 자세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별의별 것들에도 당상 당하를 나누고, 명분을 따지고, 백성들의 처절한 몸부림보다는 임금을 포함한 권력자들의 안위를 지키는 것만이 우선은 아니었는지, 읽으면서 내내 이런,씨~ 하면서 불끈불끈하더라는...

뭐 대충 이런 거야, 소설의 재미 여부를 떠나서 전쟁이라는 것이 얼마나 사람의 인생을 참혹하게 하는가,에 대한 생각일 뿐이었고...

사실, 난 김훈의 소설을 처음 읽는다. 아니, 김훈의 글을 처음 읽는다. 그래서 이러저러한 평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안 읽어봤으니까, 라는 생각뿐이었다. 근데, 읽다 보니 나하고는 안 맞는다. 나쁘다 좋다의 의미가 아니라, 나하고는 안 맞는다,라는 게 맞는 말 같다. 전에 어떤 분이 김훈은 문장 하나하나에도 엄청나게 공을 들여서, 짧은 문장 하나도 예술적이라고 하시기에, 그 말에 혹하여, 과연 어떤 문장이기에, 하는 궁금증이 일어 읽었던 것이었다. 근데 나랑은 안 맞는다. 뭐라고 딱 꼬집어서 말하기는 그렇지만, 내가 느끼기엔 지나치게 원초적이라고 해야 하나, 남성적 본능중심이라고 해야 하나, 그랬다. 그래서 읽는 도중 내내 중간중간 심각하진 않지만 턱턱 걸리는 문장들이 너무 많았다.

뭐, 그래도 아무렴 어떠리.
이미 김훈이라는 작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누구 말마따나 나 하나쯤 안 좋아한다고 해서, 무슨 대단한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잖겠는가. 그저 나는 김훈의 스타일과 안 맞을 뿐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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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훈이 "남한산성"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은?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11-05 02:25 
    남한산성 - 김훈 지음/학고재 2007년 10월 31일 읽은 책이다. 올해 내가 읽을 책목록으로 11월에 읽으려고 했던 책이었다. 재미가 있어서 빨리 읽게 되어 11월이 아닌 10월에 다 보게 되었다. 총평 김훈이라는 작가의 기존 저서에서 흐르는 공통적인 면을 생각한다면 다분히 민족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매우 냉정한 어조로 상황을 그려나가고 있다. 소설이기에 작가의 상상력이 개입이 되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읽었음에도 주전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