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무소유 - 법정스님 이야기
정찬주 지음 / 열림원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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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동안 법정 스님께서 살아생전 남기긴 주옥 같은 말들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때뿐 사실은 귀에 경 읽듯 했을 때가 많았다.
그러다 소설 무소유를 읽으면서 잊은 듯 몰랐 듯 했던 지난 스님의 말씀을 알게 되어 참 많이 반가웠다.

특별히 "빠삐용 의자"라 이름을 붙이고는 절해고도에서 인생 낭비한 죄를 지은 빠삐용처럼 살지 말아야겠다. 

스로를 다스리시고 따르는 이들에게 말씀하신 부분은 정말 감동이었다.
나도 그런 죄를 짓고 있는 듯하여...
읽는 내내 인생 정말 낭비하지 말아야겠단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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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티브 컨플릭트
다비 체키츠 지음, 이무열 옮김 / 세계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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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다 보면 상대가 누구든 간에 이러저러한 의견이 대립할 때가 종종 있다. 누구의 의견이 절대적으로 옳다 그르다를 이야기하기 전에 각자의 상황과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인해 생기는 의견차는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이때 어떻게 그 상황을 대처하느냐에 따라 일의 성과가 많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노릇이다.

개인적으로는 어떤 갈등 상황에 직면한 경우, 내 의견을 강하게 밀고나가기보다는 되도록이면 상대방의 의견을 그대로 따르는 다소 수동적은 스타일이다. 분명 좀더 나은 방향을 모색할 수 있을 법도 한데, 갈등상황을 겪는 것 자체가 싫고 귀찮기 때문에 상대방이 하자는 대로 하는 게 가장 쉽다는 다소의 복지부동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전혀 반성 없이 그저 일이 쉽게 굴러가는 데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닌지라, 이러한 책에 눈길이 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포지티브 컨플릭트>는 대립과 갈등을 긍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면서 그 속에 숨겨진 힘을 끌어내는 방법을 스스로 모색하고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당장 닥친 대립과 갈등 상황은 '과연 이 일이 제대로 될 것인가'라는 의구심이 들게 하며 일이 복잡하게 꼬여가게 만들 수 있다. 실질적으로 이로 인해 생긴 갈등의 골이 깊어져 더 이상 회복 불가능한 최악의 상황으로 향해 갈 수도 있다. 그러나 갈등과 대립은 실질적으로 어떤 일이 더욱 잘되게 할 수 있는 에너지의 원천이고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이 책은 말한다.

8개의 장으로 나뉘어진 이 책은 대립과 갈등의 양상이 보통 어떻게 시작되고 진행되는지, 어떠한 문제들을 일으키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갈등을 극복하고 상대방에게 "YES"라는 답을 얻어낼 수 있는 방법과 직면한 상황을 어떻게 하면 긍정적이고 지혜롭게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붙이고 있다. 그럼으로써 대립과 갈등을 "혁신"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조직이나 업무가 작건 크건 간에 언제든 맞딱뜨릴 수 있는 수많은 갈등과 대립 앞에 아직은 부족한 지혜에 지혜를 보태고 덜 쌓인 내공에 또다른 내공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준 책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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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보다 많이 버는 여자들의 비밀 25 - 똑똑한 여자들의 남다른 직업 선택
워렌 패럴 지음, 최정숙 옮김 / 미래의창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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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자면 이 책은 내용과 그리 밀접한 상관없다는 느낌 컸다. 내용이 좋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남녀 차별의 문제로 인해 벌어지는 남녀의 사회적 소득격차와 역차별에 관한 무관심 내지는 침묵에 관한 사회현상을 다룬 책임에도 불고 하고,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까에 대한 현세적이고 실질적은 어드바이스를 해주는 책인 듯 제목을 둔갑시켰기 때문이다. 뭐, 물론 책 제목이 절대 거짓이라거나 옳지 않다고 볼 수도 있겠으나 원제처럼 "일하는 알파걸"의 의식과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의 좀더 본질직인 부분을 건드리는 내용과는 사뭇 느낌이 달랐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이 책은 크게 두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남녀 차별이나 일에 대한 남녀의 생각 차이, 고정관념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다룬 것이 첫번째 파트이고, 두번째는 좀 더 돈을 많이 벌고 싶다면 여자들이 선택해야 할 직업들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전혀 상반되는 직업군을 예로 들어 설명해준다.

파트 1은 앞서도 말했지만 이 책은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들이 "왜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돈을 적게 받는 거야?"라는 말을 하기 이전에 그럴 수밖에 없는 근원적인 이유를 인정하고 여성들이 갖고 있는 고정관념의 틀에서 벗어나라고 말한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수치상으로는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훨씬 적은 월급을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러 가지 정황을 고려해 볼 때 같은 일을 하는 듯하면서 실제론 더 적게 일하면서 같은 월급을 받음으로써 더 높은 대우를 받고 있다라고 말한다.

이런 이야기를 겉으로만 대충 잘못 봤다가는 자칫 "역성차별에 대해서는 왜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거야?"라는 소리로 들릴 수도 있으나, 책 내내 조목조목 드는 예와 그에 따른 설명들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공감 가는 부분들이 많기는 했다. 물론 100퍼센트 다 동조할 수는 없었으나(빈정 상하거나 남녀평등을 표방한 지나친 억측이란 생각이 드는 부분도 꽤 됐다는 소리다. 저자는 남자이므로 아무리 여자들에게 호의적이고 여자들과 친하다 해도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이야기인 것만은 사실이고, 결국 남자고 여자고 성별을 떠나서 조금이라도 편하고 윤택하고 책임이 덜한 삶을 살아가고 싶어 하는 것이 기본적인 욕구라는 것, 그리고 성적으로 절대 우위의 위치에 있었던(지금도 그러고 있는) 남자들은 자신의 지위를 지키기 위해, 또는 어쩔 수 없는 생물학적 수컷의 본능 때문에 일정 부분 여자들에게 기꺼이 희생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에 깔고 갈 때 공감할 수 있었다는 소리다.

무슨 얘기인고 하니, 여자들과 데이트를 할 때부터 기꺼이 돈을 내기 시작하여 가장이 되어서도 가정을 책임지기 위해 여자들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 일하고, 훨씬 더 많은 위험을 감내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같은 일을 하면서도 여자들을 먼저 보호하고 여자들보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하중이 강한 일들을 기꺼이 감내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성들은 좀 더 안정적이고 편하고 개인적 자유를 우선시하면서도 위험을 감수하며 더 많은 시간을 일에 투자하는 남자들과 차별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지. 그리고 예쁘고 잘 빠진 여자들의 경우, 남자들이 기꺼이 사주고, 해주는 부수적 소득까지 계산한다면 그 수업은 남자들에 비해 실로 더 큰 것이라는 이야기(근데, 이건 예쁘고 잘 빠진 여자들 경우인 거지! 그 어떤 남자도 단지 단지 상대가 여자라는 이유 때문에 기끼어 지갑을 열고, 머슴 노릇을 해주지 않는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그 여자가 예쁘고 잘 빠졌기 때문에 눈이 뒤집어져서 그러는 거다!!!)까지, 아주 신랄하게 하고 끄집어낸다.

어릴 때부터 안정적인 것을 추구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는 교육을 받으며 자란 여자들로선(이건 서양이나 동양이나 다 그런가 봐?) 아무래도 남자들에 비해 모험심이나 도전정신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내가 쫌 심하지... 근데 요새 여자들 예전에 비해선 많이 달라진 거 아닌가? 더 달라지고도 있고... 아님 말고~) 그런 부분에 있어 자기반성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 공감이 갔고 재미있게 읽었다는 것이 내 솔직한 마음이다.

그리고, 파트2는... 솔직히 원서 그대로인지는 모르겠고, 그나마 우리 실정에 맞는 직업군을 비교해서 25가지에 맞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얼핏 들기는 하는데, 결국 이 파트는 앞의 이야기의 연장선상에 있으면서 구체적인 직업군을 설명한다. 이 파트에서 특히 인상에 깊이 남았던 것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기술 분야, 인문사회과학이 아닌 약학 같은 정식 화학을 선택하라는 것. 역시,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문학이나 역사학 같은 인문과학은 돈 되는 일이 아닌 모양이다. 돈 벌려고 할 수도 없는 일이긴 하지만... 둘째는 같은 직업을 가지고도 좀 더 넓은 시각을 가지고 목표를 높게 가지면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돈 안 되는 분야라고 투덜거리기보다는, 좋아해서 선택한 만큼 그 안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한다면 지금과 전혀 다른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 듣기만 해도 왠지 힘이 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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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해치는 맛있는 유혹 트랜스 지방
안병수 지음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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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워낙에 전작 <내 아이를 해치는 맛있는 유혹 과자, 달콤한 유혹>이라는 책으로 우리 식생활 문화에 경종을 울리며 유명했던 저자의 책이라 일단 관심이 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패스트푸드를 비롯하여 (내가 너무 좋아하는) 프라이드치킨 외에도 현대인의 식생활의 주류를 이룬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 할 정도로 기름진 음식 속에 포함된 트랜스지방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는 기사를 수도 없이 접한지라, 이 책이 출간되자마자 읽고 싶다는 생각이 정말 강하게 들었다.

호기심 많은 웬 아주머니와 작가의 대화를 통해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트랜스지방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는 이 책은 다섯 장으로 구분되어 지방의 종류와 그중 트랜스지방은 어떤 지방이며, 사람의 몸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우리가 일반적으로 섭취하는 음식 속에 얼마나 존재하며 어떤 식의 조리 방법을 선택했을 때 얼마나 더 늘어나는지, 그리고 앞으로 우리의 건강한 먹을거리를 지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안 등을 일반 독자들이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는 데 가장 큰 장점이 있다. 이것은 머리말에서도, 되도록이면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어려운 전문용어들은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였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고, 그러한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지방에 관한 용어나 분조 구조 등을 설명하는 부분들을 읽을 땐 당최 이쪽 분야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내가 한국말을 읽고 있는 게 맞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해가 안 가는 부분들이 있기는 했으나, 전체적인 구성으로 볼 때 원론적으로 이야기해야 할 부분이니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임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는 거!

트랜스지방이 뭐고, 어떻게 악영향을 끼치는가 등등의 어려운 이야기는 일단 접자. 복잡하기도 하거니와 제대로 이해도 못했으므로 백번 읽는다 해도 백번 내내 할 말이 없을 것 같은 게 솔직한 심정이니까.

이 책이 일반 독자들에게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가장 강렬한 질문은 삼겹살에 과연 트랜스지방이 있는가, 있다면 얼마나 있는가, 였다. 대충 생각해도 적은 양에 엄청난 칼로리를 섭취하게 되어 비만의 주요 원인일 거라 생각되는 패스트푸드에 몸에 안 좋은 트랜스지방이 많다는 말을 듣는 건, 그래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게다가 나처럼 햄버거나 감자튀김, 콜라, 과자, 도넛 따위의 음식은 웬만해서 1년에 한두 번 먹을까 말까 하는 사람에겐 그런 얘기를 골백번 들어도 '안 먹으면 되잖아, 뭐가 문제야?'라는 식으로 쉽게 흘려버릴 수 있다. 그러나 삼겹살에 경우는 얘기가 좀 달라질 수 있다. 전 세계의 삼겹살 블랙홀이라 불릴 만큼 우리나라 사람(나를 포함한)들은 삼겹살을 자주 많이 먹는 편이고, 자의든 타의든 어떻게든 한달이면 몇 번(심할 땐 한 주에 서너 번까지도)씩이나 먹게 되는 음식 속에, 몸에 쌓이기만 하면서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트랜스지방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는 소리는 매우 심각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더 놀랐던 것은, 더 이상 사람들이 먹을 수 없는 폐과자 등이 각종 가축들의 사료로 쓰이고, 그 사료를 먹고 자란 소, 돼지, 닭 등에 트랜스지방이 그대로 쌓이며, 결국 그 고기를 먹는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트랜스지방이 쌓이는 먹이사슬의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었다. 자연에서는 발생하지 않는 일종의 돌연변이 트랜스지방이 좀 더 자극적인 맛을 찾으려는 사람들의 욕망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며, 그런 인간의 욕망이 결국 인간 스스로를 해친다는 자연의 법칙, 내지는 자연의 경고 같아서 좀 무섭기도 하고, 이거 이래서 어디 믿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얼마나 되겠나 싶기도 했다.

그렇다고 속수무책으로 손 놓고 있을 만큼 전혀 대안이 없지는 않다는 마지막 이야기는 나름의 위안이기도 하다. 이 책은 단순히 우리 아이들뿐 아니라, 인간 모두를 위해 알아야 하는 내용이며, 비단 이것뿐 아니라 좀 더 건강한 식생활뿐 아니라 생활습관을 갖도록 하게 나를, 우리를 다독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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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벗겨줘 - 빨간 미니스커트와 뱀피 부츠 그리고 노팬티 속에 숨은 당신의 욕망
까뜨린느 쥬베르 외 지음, 이승우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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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주로 독서를 즐기는 나로서는 결백(?)함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는 동안 꽤나 사람들의 의심 어린 시선을 느끼고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도색적인 표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나를 벗겨줘"라는 제목 자체에서 느껴지는 선정적임은 이 책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들에게 어떤 묘한(?) 상상하게 만드는 선입견이 발동했을 테니 말이다. (오늘도 전철에서 서서 읽고 있는 동안 내내 나를 흘끗흘끗 올려다보는 아주머니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럴수록 난 더욱 당당히 책 표지를 펼친다. 왜? 난 결백하니까!!! ㅋㅋ)

이 책은 사람이 어떤 옷을 선호하고 입으려고 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내면에 숨겨진 트라우마나 강박관념, 혹은 욕구 등을 분석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심리학이라고 분류하기에는 다소 가벼운 에세이적 느낌이 드는바, 이 분야를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사람들이 아닌, 일반인들의 대상으로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책이라고 보는 것이 좀 더 가까운 표현이 아닐까, 나는 그렇게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나를 벗겨줘"란 표현을 "내 안에 나도 알지 못하는 여러 가지 심리적 요인들이 어떻게 겉모습으로 드러나는지에 대해 알 수 있도록 해달라"는 표현이라는...(굳이 이렇게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도 없는 거겠지만서도 말이다.) 

총 19개의 꼭지로 구성된 이 책은 각 꼭지별로 마치 특정인의 이야기를 들려주듯 에피소드들을 일단 이야기하고, 그다음 여러 가지 패션 취향을 통해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잠재적 욕구와 트라우마가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앞부분에는 대개 어린 시절 부모님이나 살아온 환경으로 인해 생기고, 강하게 각인된 것들이 자라서 어떻게 표현되는지를 보여주며, 뒤로 갈수록 사회생활과 대인관계를 통해 알게 되고 분출하고 싶은 개인적 욕구들에 주력한다.

각 꼭지를 읽으면서 무엇보다 강하게 느꼈던 것은, 사람마다 어릴 때 부모님이(특히 어머니)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대단한가,였다. 부모님이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듣고 보고 자란 아이들은 그것을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받아들이게 되어 있으며, 대개 극단적이고 소모적이고 돌출적인 행동으로 드러내는 경우, 아무래도 부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14화에 등장하는 쇼핑중독에 걸린 셀린의 경우 "어린 시절 엄마와 가진 첫 번째 사회적 관계가 내적 안정감을 갖도록 하는 물건을 충분히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p156)"에 그것이 일종의 강박관념으로 작용하여 잃어버린 대상을 회복하려는 듯 조금만 불안하거나 외로워지면 제대로 물건을 따져보지도 않고 미친 듯이 물건을 사대는 쇼핑 중독을 보인다. 2화에 등장하는 "나"는 화려하고 과하게 섹시한 차림의 엄마를 보고 자라며 늘 사람들에게 이목의 대상이 되는 엄마가 예쁘고 자랑스럽기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끄럽고, 자신은 그런 모습으로 살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강렬히 사로잡힌다.

개인의 욕구와 같은 경우 서로 다른 욕구와 취향으로 인해 순수한 의도였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에게 상처나 위협을 주는 것처럼 보여 멀어질 수도 있다는 11화 "선물"이나 억압된 감정을 분출하고 싶은 욕구를 표출하고자 노팬트를 하게 된다는 내용의 9화도 기억에 남고, 또 다른 사람보다 더 잘나 보이고 싶고, 나를 더 아름답게 꾸미고 싶고, 사랑하는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해주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표현을 하고 싶어서 그런 옷을 선택하게 된다는 등등의 여러 에피소드들도 나름 인상에 남는다. 

확실히 사람들은 겉모습을 통해 사람을 판단하게 마련이고, 그래서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의 옷을 선택하고 그렇게 입는다.(머리모양이나 화장, 장신구 등도 여기에 다 포함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것이 어떤 형태로 표현되든지간에, 어떤 차림이 옳다 그르다를 판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이 책을 읽으며 앞으로 조심스러워져야겠다 싶었던 것은, 나중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을 때 그 아이가 무엇을 선택하든지 간에, 적어도 부모로서 자식에게 트라우마가 될 만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나름의 인격적 수양을 해야겠다는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됐다는... 이게 뭐... 그런 결론이라면 결론?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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