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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해치는 맛있는 유혹 트랜스 지방
안병수 지음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워낙에 전작 <내 아이를 해치는 맛있는 유혹 과자, 달콤한 유혹>이라는 책으로 우리 식생활 문화에 경종을 울리며 유명했던 저자의 책이라 일단 관심이 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패스트푸드를 비롯하여 (내가 너무 좋아하는) 프라이드치킨 외에도 현대인의 식생활의 주류를 이룬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 할 정도로 기름진 음식 속에 포함된 트랜스지방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는 기사를 수도 없이 접한지라, 이 책이 출간되자마자 읽고 싶다는 생각이 정말 강하게 들었다.
호기심 많은 웬 아주머니와 작가의 대화를 통해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트랜스지방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는 이 책은 다섯 장으로 구분되어 지방의 종류와 그중 트랜스지방은 어떤 지방이며, 사람의 몸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우리가 일반적으로 섭취하는 음식 속에 얼마나 존재하며 어떤 식의 조리 방법을 선택했을 때 얼마나 더 늘어나는지, 그리고 앞으로 우리의 건강한 먹을거리를 지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안 등을 일반 독자들이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는 데 가장 큰 장점이 있다. 이것은 머리말에서도, 되도록이면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어려운 전문용어들은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였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고, 그러한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지방에 관한 용어나 분조 구조 등을 설명하는 부분들을 읽을 땐 당최 이쪽 분야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내가 한국말을 읽고 있는 게 맞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해가 안 가는 부분들이 있기는 했으나, 전체적인 구성으로 볼 때 원론적으로 이야기해야 할 부분이니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임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는 거!
트랜스지방이 뭐고, 어떻게 악영향을 끼치는가 등등의 어려운 이야기는 일단 접자. 복잡하기도 하거니와 제대로 이해도 못했으므로 백번 읽는다 해도 백번 내내 할 말이 없을 것 같은 게 솔직한 심정이니까.
이 책이 일반 독자들에게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가장 강렬한 질문은 삼겹살에 과연 트랜스지방이 있는가, 있다면 얼마나 있는가, 였다. 대충 생각해도 적은 양에 엄청난 칼로리를 섭취하게 되어 비만의 주요 원인일 거라 생각되는 패스트푸드에 몸에 안 좋은 트랜스지방이 많다는 말을 듣는 건, 그래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게다가 나처럼 햄버거나 감자튀김, 콜라, 과자, 도넛 따위의 음식은 웬만해서 1년에 한두 번 먹을까 말까 하는 사람에겐 그런 얘기를 골백번 들어도 '안 먹으면 되잖아, 뭐가 문제야?'라는 식으로 쉽게 흘려버릴 수 있다. 그러나 삼겹살에 경우는 얘기가 좀 달라질 수 있다. 전 세계의 삼겹살 블랙홀이라 불릴 만큼 우리나라 사람(나를 포함한)들은 삼겹살을 자주 많이 먹는 편이고, 자의든 타의든 어떻게든 한달이면 몇 번(심할 땐 한 주에 서너 번까지도)씩이나 먹게 되는 음식 속에, 몸에 쌓이기만 하면서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트랜스지방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는 소리는 매우 심각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더 놀랐던 것은, 더 이상 사람들이 먹을 수 없는 폐과자 등이 각종 가축들의 사료로 쓰이고, 그 사료를 먹고 자란 소, 돼지, 닭 등에 트랜스지방이 그대로 쌓이며, 결국 그 고기를 먹는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트랜스지방이 쌓이는 먹이사슬의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었다. 자연에서는 발생하지 않는 일종의 돌연변이 트랜스지방이 좀 더 자극적인 맛을 찾으려는 사람들의 욕망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며, 그런 인간의 욕망이 결국 인간 스스로를 해친다는 자연의 법칙, 내지는 자연의 경고 같아서 좀 무섭기도 하고, 이거 이래서 어디 믿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얼마나 되겠나 싶기도 했다.
그렇다고 속수무책으로 손 놓고 있을 만큼 전혀 대안이 없지는 않다는 마지막 이야기는 나름의 위안이기도 하다. 이 책은 단순히 우리 아이들뿐 아니라, 인간 모두를 위해 알아야 하는 내용이며, 비단 이것뿐 아니라 좀 더 건강한 식생활뿐 아니라 생활습관을 갖도록 하게 나를, 우리를 다독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