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북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6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지음, 손향숙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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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디즈니사에서 만든 <정글북>이 미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킨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그리고 지난주부터는 한국에서도 개봉해 많은 가족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는 중이다.
  "그렇지, 아이들과 함께 보러 가면 좋겠어!"


  하지만 <정글북>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어도 정작 그 스토리는 생소했다. 원작은 물론 동화책도 읽어본 적이 없고, 옛날에 만들어진 만화도 본 기억이 없으니 당연할 수밖에... 하지만 인터넷을 비롯한 다양한 매체에서는 영화 <정글북>에 대한 글들이 더 많아지고 있었다. 실사 영화라고는 하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많은 동물들은 그래픽으로 구현했으며 놀랄 만큼 사실적이라거나, 밀림 속에서 벌어지는 추격전이 볼만하며 무조건 3D로 봐야 한다는 둥 계속해서 내 흥미를 자극했었다.
 
"그래, 이번 기회에 정글북의 원작을 한번 읽어보는 거야!"


  내가 구입한 책은 깔끔한 디자인으로 느낌이 좋았던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판이었는데 저자(레디어드 커플링)가 최연소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특정 문학상을 수상했다고 해서 읽고, 수상 이력이 없다고 읽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럴싸한 타이틀이 하나라도 더 붙어 있으면 왠지 가치 있고 깊이 있어 보이는 것도 사실. ^^ 
  "<정글북>이 노벨문학상 작가 작품이란 거 알고 있냐?"


  일곱 개의 장으로 구성된 <정글북> 중 앞 세 편('모글리의 형제들', '카의 사냥', '호랑이다! 호랑이야!')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늑대소년(모글리) 이야기다. 늑대에 의해 길러진 모글리는 발루(곰)와 바기라(흑표범)의 도움으로 밀림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게 되고, 그를 못잡아 먹아 안달인 시어칸(호랑이)을 발루(곰)와 아켈라(늑대)의 도움으로 물리친다는 내용이다. 많지 않은 분량인데다 시간의 흐름도 빨라 지루하지 않았다. 특히 모글리가 소 때를 몰아 방심한 시어칸을 물리치는 장면은 <늑대와의 춤을>에서 흙먼지를 일으키며 질주하는 버팔로 때를 보는 것처럼 장관이었다. 물론 시어칸의 최후가 너무 허무하고 간략하게 서술돼 허무하긴 했지만...
  "영화 속에서는 어떻게 표현될지 기대되는데~"


  '하얀 물개' 편은 모글리와는 별개의 내용으로 인간에게 언제 가죽이 벗겨져 몰살당할지 모르는 동료들을 이끌고 안전한 새 보금자리를 찾아 떠나는 코딕(하얀 물개)의 이야기다. 마치 무료한 일상을 벗어나려는 조나단(<갈매기의 꿈>)을 보는 것 같았다. 그 외에도 코브라와 사투를 벌이는 몽구스의 이야기('리키티키타비')와 두 편의 단편('코끼리들의 투마이',  '여왕 폐하의 신하들')이 더 실려 있다. 

  동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점이나 세밀화를 들여다보는 듯 표정이나 행동이 섬세하다는 점에서 시튼의 <동물기>와 닮았다. 또한 동물을 사람 주변의 배경이나 소품 정도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당당한 행동의 주체로서 담아낸다는 점에서도 인상 깊었다.
  "동물 한 마리도 엄연한 생명체인 것을... 동물을 사랑할지어다~"


  다음 주말 쯤 아이들과 영화관에 가야겠다. 그 전에 어린이용 <정글북>을 한 권 주문했다. 아이들을 모아놓고 모글리의 모험담을 들려줘야겠다. 시각적으로 표현된 영화를 수동적으로 보기에 앞서, 텍스트로 된 책을 읽으며 그 장면 하나하나를 그려볼 수 있도록.
  "책은 가슴으로 그리는 최고의 영화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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