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데우스 범우희곡선 10
피터 셰퍼 지음, 신정옥 옮김 / 종합출판범우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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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하하하하!” 가볍고 경박한 웃음소리가 궁정 안에 가득했다. 주변의 시선은 안종에도 없이 헝클어진 머리로 뭇여인들을 희롱하며 재주넘듯 피아노를 치는 모차르트, 우리의 뇌리에 박혀있는 모차르트의 이미지 중에 일부는 <아마데우스>라는 영화의 영향이 크지 싶다. 하지만 1981년 아카데미상을 휩쓸었던 화제작인 이 영화의 원작이 연극이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나 역시도 <에쿠우스>라는 희곡집을 읽고서 피터 셰퍼라는 작가를 알았고 그의 이력을 통해서 <아마데우스>라는 희곡을 알게 되었다. <에쿠우스>라는 걸출한 연극의 영향도 있었지만 <아마데우스>라는 영화의 원작이라는 점이 이 책을 읽은 첫 번째 이유리라. 
 
 사실 영화가 잘 기억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흐름을 생각해볼 때 많은 각색이 이뤄진 것 같지는 않았다. 아마데우스의 천재성을 질투하는 궁정악장 살리에리의 모습은 영화의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가 갖고 있지 못하는 현장성과 무대설정은 희곡만이 느낄 수 있는 묘한 장점이리라. 영화와 같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머릿속에서 한바탕 연극공연이 펼쳐지게 된다. 각 장이 끝나고 새로운 막이 시작되는 사이의 적막, 그 어둠이 갖는 여운이 책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나 할까.
 그리고 시공간을 넘나드는 구성을 최소한의 무대장치나 소품을 통해 구현하는 것 또한 매력적이었다. 영화와 같이 번잡하지 않은 단출함, 그 심플함을 통해 이야기의 핵심에 충실할 수 있다는 점이 희곡을 읽는 즐거움이 아닐까.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에쿠우스>처럼 우리 한국에서 연극화된 <아마데우스>를 봤으면 하는 것이다. 좋은 희곡과 연극을 동시에 접하는 즐거움은 한순간에 휘몰아쳐 정신없이 끝나버리는 영화와는 차원이 다르니 말이다.
 피터 셰퍼의 희곡을 연극무대를 통해 확인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 www.freeism.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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