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 (반양장) -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89
이희영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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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가 키우기 원치 않는 아이인 경우 국가에서 운영하는 메디컬 센터에서 아이를 낳고 그와 동시에 NC 센터에 맡겼다."(p26)

  "아이를 입양하려는 사람들과 NC의 아이들을 아무도 모르게 가족으로 묶어 주는 것, 이것이야말로 NC 센터 핵심 역할이자 목표였다. 물론 아무나 부모가 될 수는 없었다. 예비 양부모(pre foster parents), 간단히 프리 포스터라고 불리는 이들은 깐깐한 서류 심사와 건강 검진, 심리 검사를 치러야 했다. 무엇보다 부모 면접(parent's interview)이라는 중요한 관문이 남아 있었다. NC의 아이들은 부모 면접을 영어 발음이 비슷한 '페인트'라는 은어로 불렀다.(p33)


  아이가 부모를 선택하고 고를 수 있다면? 이라는 다소 황당한 질문에서 시작한 소설은, NC 센터에 머무르며 부모 면접을 기다리는 제누와 아키, 노아의 이야기로 그려진다. 페인팅 자체에 흥미가 없어 보이는 제누와, 어떻게 해서든 페인팅을 성공해 사회로 나가려는 아키, 페인팅 한 부모와의 불화로 다시 NC로 돌아온 노아. 이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부모를 만나길 원하지만, 몇 번의 만남으로 평생을 함께하게 될 부모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자식이 부모에게 원하는 것이 있듯이, 부모들 역시 자신만의 가치와 목적을 가지고 아이들을 입양하고 한다. 이 인위적인 상황 속에서 부모와 자식 간의 역할과 서로를 대하는 방식에 대해 질문한다.

  당신은 부모나 자식을 자신의 보호하고 대변해줄 대리인으로서 대하는 것은 아닌지, 혹은 본인이 하지 못하거나 할 수 없었던 꿈을 대신 이뤄주는 클론(복제품)을 바라는 것은 아닌지, 주변의 평판이나 경제적인 목적을 위해 부모와 자식을 이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물어본다. 물론 이런 극단적인 목적으로 가족이 구성되는 것은 아니지만, '나'라는 테두리에 갇혀 서로를 이용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반성해본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나에게 덧칠된 페인팅은 없는지 얼굴을 만져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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