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에는 이야기가 숨어 있다
목경찬 지음 / 담앤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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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로 전국의 65개 사찰의 문화재 입장료가 면제되었다. 이런저런 사연도 많았지만, 국가지정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사찰들의 문화재가 입장료가 최종적으로 사라진 셈이다. 이에 따라 사찰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도 더욱 많아질 것 같다.

 

사찰은 평온하고 고요한 분위기 그 자체로도 좋지만, 사찰에 대해 좀 더 알고 가면 보는 즐거움이 배로 늘어난다. 모르고 볼 때는 우락부락 험상궂게만 느껴지던 사천왕상도 알고 보면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사찰과 부처님을 보호하는 든든한 장군처럼 느껴지게 마련이다.



또한, 다 비슷비슷해 보였던 사찰들도 내용을 알고 차근차근 돌아보면, 처마를 떠받들고 있는 용, 부처님이 앉아계신 좌대를 받치고 익살스럽게 웃는 사자, 거북이 등에 올라탄 토끼, 수많은 불화와 벽화, 불상들이 친근하게 말을 걸어온다. 이쯤 되면 전에는 한 바퀴 휙 둘러보고 나오던 사찰도 구석구석 볼거리가 가득해 걷는 재미, 머무는 재미가 더욱 많아진다.



<절에는 이야기가 숨어있다>는 이런 재미를 쉬운 이야기로 풀어주는 책이다. 저자는 유식불교를 전공하고 사찰 기행과 사찰 강좌를 다년간 이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찰에 관한 이야기를 알기 쉽게 들려준다. 그는 부처님과 열두 동물, 사찰 속 숫자를 중심으로 사찰 속에 숨겨져 있는 다양한 상징과 의미에 대해 말해준다. 같은 내용일지라도 저자는 엉덩이가 멋진 부처님, 얼굴만 씻는 부처님, 도난당한 불화, 새끼줄을 뱀으로 보다등등 재미있는 소제목으로 독자들의 호기심을 이끌어낸다.

 

불교 신도이거나 사찰을 자주 다녀본 사람이라면 많이 들어봤음직한 이야기들이지만, 사찰 여행 경험이 별로 없거나 불교가 아직 낯설게 느껴지는 독자라면 기초적인 내용부터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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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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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 국가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50
플라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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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국가론> 혹은 동굴 우상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고등학교 때 철학 시간이었다. 지금이야 철학 수업이 흔하지만, 그 당시에는 학교에서 처음 배우는 철학이 생소하게 느껴졌었다. 그나마도 우리 학교가 철학 수업 우선 시범 학교로 선정되는 바람에 가능했던 것. 처음 하는 철학수업에 선생님도, 우리도 낯설었지만 그래도 그 덕분인지 나중에 대학 때 교양 수업이나 현대문학 이론 수업을 들을 때 큰 도움이 되었더랬다.


플라톤의 동굴 우상’, 즉 이데아 IDEA론은 문학이나 예술 이론에서는 자주 다뤄지는 개념이다. 그래서 그 내용은 알고 있지만, 완역본으로 제대로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많은 고전들이 그렇듯 언제고 제대로 함 읽어야지하면서도 차일피일 미루어 두었던 책 중의 하나인데 이제야 읽게 된 셈이다.



플라톤의 <국가>는 플라톤의 스승인 소크라테스가 그의 제자들과 나눈 대화를 모은 책이다. 고대 그리스의 대표적인 철학자인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의 사업가인 케팔로스의 집에서 케팔로스의 아들인 폴레마르코스와 플라톤 형제들 등 여러 제자와 다른 소피스트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논의를 이어간다. 그들의 대화는 국가와 통치, 정치와 정의, 군인과 통치자로 구분되는 국가 수호자들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그중에는 그 유명한 이데아 IDEA’론과 미메시스 mimesis 등 예술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그들이 나눈 대화와 논의를 모아놓은 <국가>를 읽다 보면 철학자들의 논의 현장에서 같이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소크라테스는 정의는 강자의 이익이라고 주장하는 소피스트 트라시마코스의 대화에서 끊임없는 질문과 역설로 그의 철학적 논리를 이끌어간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의견을 처음부터 일방적으로 주장하지는 않는다. 그는 상대에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과 그에 따른 작은 결론들을 이끌어가며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어간다. 바로 산파법(産婆法)’이라고 알려진 소크라테스의 유명한 대화법이다.


이런 그의 화법에 대해 트라시마코스는 시치미 떼는 전술혹은 자꾸 말꼬리를 잡는다며 짜증이 내기도 하지만, 하나하나 되짚어가며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논리를 이어가는 소크라테스에게 때로는 오류를 지적당하고 혹은 상대를 지적하기도 하며 서로의 논쟁을 이어간다.

 


<국가>에는 정치와 권력, 통치와 국가 수호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명예욕과 탐욕을 부끄러워하고, ‘스스로 나서서 통치하는 것을 수치로 여겨서 서로 통치를 맡지 않으려 했기에 보수를 주고서라도 통치자의 역할을 맡도록 했다고 한다. 이는 스스로 자신의 보수나 연금을 높이고, 명예욕과 탐욕을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현대의 정치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책은 제1~10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동굴 우상에 대한 이야기는 제7권에 등장한다. ‘동굴 우상은 플라톤 철학을 대변하는 가장 대표적인 논리로서 철학뿐 아니라 문학, 예술론에서도 필수적으로 다뤄지는 이론 중 하나다. 그 내용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완역본으로 읽어보니 동굴 우상 이야기 전후의 세세한 내용과 함께 악인의 통찰력이나 플라톤이 주장하던 철인 통치론(哲人通治論)’ 등 더 자세한 이야기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사람들이 와전시켜 잘못 전해지는 소크라테스의 명언들도 원래의 문장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점도 좋았다. 아마도 이런 즐거움이 원전 혹은 완역본을 읽는 즐거움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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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사전 Part 1 지옥사전 1
자크 콜랭 드 플랑시 지음, 장비안 옮김 / 닷텍스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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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평소에 잘 인식하지는 못해도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상징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상징이라고 하면 광범위하고 간혹 어렵게 느껴질지 몰라도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이라는 말처럼 A라는 대상이 B라는 개념을 상징하는 일은 우리를 둘러싼 생활, 문화, 종교, 역사에 가득하다. 십자가는 기독교의 상징, ()자는 불교의 상징인 것처럼 말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오컬트(Occult)는 각종 상징으로 가득 찬 분야다. 오컬트는 신비주의, 인간의 이성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초자연적 현상, 악마나 악령 등을 주요 소재로 한다. 사람마다 호불호의 차이는 있지만 <데미안>, <오멘>이나 <엑소시스트>부터 <곡성>, <사바하> 같은 오컬트 영화는 늘 호기심을 자극한다. 공포영화의 오싹함을 많이 좋아하진 않아도 영화 안에 숨겨진 기호나 상징을 살펴보는 일은 늘 흥미롭다.

 

상징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문학, 영화, 사진, 예술 등 장르를 막론하고 그 작품을 온전히 이해하는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작품 속 상징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서는 해당 작품을 겉핥기식으로 보거나 잘못 해석하는 오류가 생길 수도 있다. 오컬트 상징을 다룬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

 


<지옥사전>은 영(), 악마, 마법사, 점술, 신비, 초자연적 현상 등 다양한 오컬트 요소들에 대해 설명해놓은 사전 형식의 책이다. 사전의 형식을 띠고 있어 책은 ABC순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3권 중 첫 번째인 Part1에서는 A~E까지의 키워드를 다루고 있다. 한국어로 찾아보려면 책 말미에 있는 가나다순 색인을 참고하면 된다. 특히 중간중간 삽입된 그림들은 용어에 대한 이해를 돕고, 책에 대한 흥미를 더욱 북돋운다.

 

플랑시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아 찾아보니 <리진>에 등장했던 초대 주한 프랑스 공사인 빅트로 플랑시가 있었고, 그가 바로 이 책의 저자인 자크 플랑시의 아들이었다. 자크 플랑시는 1818년에 지옥에 사는 악마들을 다룬 <지옥사전>을 펴내었으며, 이 책은 무려 6번이나 재판본이 나왔다고 한다.



책에는 나무(Arbres/ Trees), 무지개(Arc-En-Ciel/ Rainbow)처럼 우리 주변의 대상이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기도 하고, 바벨(Babel), 바실리스크(Basilic/Basilisk), 벨페고르(Belphégor)처럼 책, 영화 등에 등장했던 요소들도 보인다. 황새(Cigogne/Stork), 양배추(Choux/Cabbage), 수탉(Coq/Rooster) 같은 상징들도 보인다. 연관 항목이 E항목 이후인 경우에는 아직 2, 3권을 볼 수 없어 아쉽기도 하지만, 순차적으로 발간된다 하니 나머지 책들이 더욱 기다려진다.

 

신비주의, 악마, 초월적 존재가 등장하는 신화나 옛 이야기, 영화나 소설, 예술작품 속에 들어있는 다양한 상징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 작품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한다면 오컬트 사전 형식을 띤 이 책이 나름의 설명을 해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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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씨앗들 - 우리를 매혹시킨 치명적인 식물들
카티아 아스타피에프 지음, 권지현 옮김 / 돌배나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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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읽은 동화 중에 인상적인 장면 하나. 여동생 엘리제가 목숨이 경각에 달린 마지막 순간까지도 쐐기풀로 스웨터를 짜서 백조로 변한 오빠들에게 던져주던 장면이다. 나쁜 마녀의 마법에 걸려 백조로 변한 오빠들은 엘리제의 쐐기풀 스웨터 덕분에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쐐기풀 실이 모자라 한쪽 팔이 미완성되는 바람에 막내 오빠의 팔 한쪽은 여전히 백조 날개로 남아있기는 했지만

<백조 왕자>는 당시에 참 재미있게 읽기도 했고, 본 적 없는 쐐기풀에 대한 에피소드가 인상적이어서 오래 기억에 남았다. 그런데 이번에 <나쁜 씨앗들>을 읽고 보니 쐐기풀뿐 아니라 흔히 보는 우엉이며 자작나무까지도 새롭게 보인다.



<나쁜 씨앗들>은 숲속 식물들의 생존방식에 관한 책이다. 동물과 인간이 그러하듯 식물 역시 각자 처한 환경 속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개체를 번식하기 위한 나름의 자구책을 갖고 있다. 저자는 나쁜 씨앗들이라는 역설적인 제목을 붙였지만, ‘나쁘다는 것은 사실 인간의 기준일 뿐이고, 식물의 입장에서는 생존과 번식을 위한 한 방편인 셈이다.

 

책에는 우리에게 눈물짓게(?) 하는 양파와 혀를 얼얼하게 하는 고추를 시작으로 갖가지 치명적인 식물들이 소개되어 있다. 그중에는 닿기만 해도 쓰라림과 화상을 입게 하는 식물들도 있고, 흉측한 물집이 잡히도록 하거나 호흡 곤란을 일으키고 시력까지 잃게 하는 식물도 있다. 치명적 증상이 얼마나 심한지 재채기나 가려움증 같은 알러지를 유발하는 정도는 차라리 애교로 느껴질 정도다. 꽃이 예뻐 무심코 만져 본 나뭇잎과 풀 줄기, 코코넛, 망고 열매가 지천인 해변에서 호기심에 맛본 나무 열매가 금세 공격자로 돌변해 생명을 위협할 줄을 누가 알았을까?



나쁜 씨앗들중에는 이름이 너무 어렵거나 생소한 식물들도 있지만, 삼나무, 주목, 자작나무처럼 우리가 주변에서 자주 만나는 식물들도 꽤 있다. 자작나무는 겨울이면 하얀 수피가 더욱 돋보여 아름답고 낭만적인 나무로만 여겼는데, 알러지를 유발하기도 한다니 새삼 놀랍다. 양파, 고추에 대해서는 많이 알고 있지만, 반찬이며 차로 만들어서 즐기는 우엉조차도 성가시게 달라붙는 특성 때문에 악녀의 빗이라는 별명을 가진 악동이었다니!

 

우엉은 나름의 방어와 번식 수단으로 달라붙는 성질을 가졌지만, 인간은 우엉의 이런 특성을 이용해 벨크로를 발명해냈다는 점도 재미있었다. 일상에서 유용하게 쓰는 벨크로가 여기저기 잘 달라붙는 우엉의 특성을 이용해 만들어진 발명품이라니.... 자연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발명품이 어디 벨크로 뿐일까?

 

나쁜 씨앗으로 여겨지는 식물의 특성도 인간이 아닌 식물의 입장에서 보면 현명한 진화의 결과다. 이동이 제한된 수동적인 환경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자손을 퍼뜨리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상대를 모를 때는 공포지만, 이런 식물의 특성에 대해 이해하고 나면, 조심하고 절제하며 효율적인 방법을 찾게 된다. 상대의 특성을 알고, 공존의 방식을 찾아가는 것. <나쁜 씨앗들>에 대한 관심은 아마도 그런 방법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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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야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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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해서 머나먼- 2010 제18회 대산문학상 수상작
최승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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