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생각 - 유럽 17년 차 디자이너의 일상수집
박찬휘 지음 / 싱긋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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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생각은 삶의 활력소다. 딴생각은 일의 긴장을 풀어주는 윤활유인 동시에 창의력과 영감의 보고(寶庫). 딴생각은 한가로울 때도 하게 마련이지만, 딴생각의 진짜 묘미는 뭔가에 한참 집중해서 일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잠시 잠깐 다른 생각에 빠져드는 그 순간에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순간을 특별히 망중한(忙中閑)’이라고 불러주기도 한다.

 

망중한이거나 여유로움을 즐길 때나 어느 때든, 아무 목적 없이 떠올리는 딴생각은 삶을 풍요롭게 한다. 딴생각은 크고 거창한 것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그저 사소한 일상, 사소한 물건, 사소한 장면 하나가 발화점이 되어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어느새 딴생각의 세계 속에 들어와 있곤 한다.



딴생각을 자주 하고, 딴생각의 즐거움을 익히 아는 터라 <딴생각>이라는 이 책의 제목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목차를 봐도 연필, 종이, 커피, 와인, 시계 등등 딴생각을 불러일으키기 좋은 소재들로 가득하다. 저 단어 하나만으로도 몇 시간 동안 재미있는 대화가 가능한 소재들이다. 게다가 저자는 자동차 디자이너라니 아이디어와 창의력이 시시각각 요구되는 직업 아닌가. 그러니 딴생각에 빠져들 수밖에.


디자이너, 작가, 예술가 등등 직종이나 표현 방식은 각기 다르더라도 무엇이든 내면의 생각을 외부로 끌어내서 표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 그래서 늘 창의성에 목마른 사람들은 딴생각에 자주 빠져들 수밖에 없다. 그 시간이 바로 자신의 작업을 풍부하게 하고, 깊어지게 하는 원천이기 때문이다.



<딴생각>은 유럽에서 십수 년째 유명 자동차 회사의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저자가 일상에서 얻은 생각들을 쓴 책이다. 저자는 주위의 소소한 물건이나 일상에서 얻은 딴생각을 자신의 일, 가족 이야기와 더불어 풀어나간다. 그는 아버지와의 추억, 아들과의 대화를 통해 디자인에 대한 시각과 철학을 이야기한다.

 

책을 읽으며 공감이 가는 포인트는 꽤 여럿이다. 종이, 연필, 카메라, 시계 등등아마도 디지털의 시대에 살면서도 아날로그의 손맛을 아는 경험치가 유사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사소함이 가지는 작지만 큰 의미를 알거나, 사소하고 소소한 것들에 대한 애정이 있거나, 더디고 불편하지만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아날로그의 정서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많은 부분에 공감하며 읽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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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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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땅끝에 가고 싶다
곽재용 외 지음 / 일상이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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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땅을 처음 밟은 것은 대학교 1학년 때였다. 서울에서 나고 자랐고, 학교도 계속 서울에서만 다녔으니 저 먼 땅끝마을 해남까지 가봤을 리가 만무했다. 그때는 해외여행도 자유화되기 이전 시절이니 해외는 고사하고, 국내 여행조차도 지금처럼 흔하게 다니던 시절이 아니었다. 그러니 집-학교만 오가던 뻔한 서울내기가 대학생이 되어서야 남도의 끝 해남에 첫발을 들인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렇게 만난 해남은 한참 뜨거운 여름이었다. 국문과의 하계 답사로 해남과 강진 일대의 사찰과 유적지들을 돌아보는 일정. 그즈음에는 우리 학과 답사 계획이 주로 호남과 경기도 쪽에 많이 잡혀있어서 학기 중에는 경기도 일대를, 방학 기간에는 호남 일대를 많이 다녔던 것 같다. 그렇게 해서 만난 곳들이 대흥사, 무위사, 백련사, 다산초당, 보길도 등이다. 미황사는 그때 답사 조가 달랐던지 어땠는지 대학생 때 못 가고 나중에 어른이 된 뒤에야 가보았는데, 그때도 역시 대학 때의 해남 답사가 새삼 떠올랐다. 그런 걸 보면 해남은 나를 대학 시절로 돌아가게 해주는 타임머신 같기도 하다.



<해남 땅끝에 가고 싶다>는 해남을 여행한 문화예술인 30여 명의 글을 모아놓은 책이다. 해남군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이 책은 해남의 대표 명소는 물론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지역 명소들을 필자들의 입을 빌어 소개하고 있다. 필진 중에는 시, 소설 등 작품이나 언론이나 지면을 통해 낯익은 이름들이 많고, 이 책을 통해 새로 알게 되는 작가들도 있다.

 

사람 때문이든 혹은 다녀왔던 경험이 있어서든 익숙한 곳에 대해서는 좀 더 세심히 읽게 된다. 필진은 대부분 문화평론가, 시인, 소설가, 영화감독 등 감성과 시각이 남다른 이들로 구성되었고, 그들이 느끼고 체험한 해남은 생생한 느낌으로 독자에게도 전해진다. 책은 땅끝마을 해남의 구석구석으로 독자를 이끈다. 추억의 장소는 추억으로, 생소한 장소는 새로움으로. 더구나 해남은 굳이 맛집을 찾지 않더라도 어지간하면 평균 이상은 하는 남도 아니던가.

 


다만 사진은 무척 아쉽다. 책에 들어간 사진은 지자체(해남군)용 사진이나 필자들이 그냥 편하게 찍은 사진이어서 여행지나 해당 장소의 아름다움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사진은 별도로 전문 작가가 찍거나 아니면 필진 중에 사진작가가 포함되었으면 사진이 훨씬 더 좋았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책을 읽다 보면 넓은 해남 땅 중에 이전에 가봤던 몇몇 곳들이 보이고, 전에 미처 몰랐던 새로운 장소들도 보인다. 그런가 하면 기억 속에 묻어두었던 장소들도 추억과 함께 새삼스레 눈에 밟힌다. 대흥사의 천불전이며 일지암 가는 길, 백련사에서 누렸던 여유로운 차 한 잔, 백련사 동백숲을 지나 다산초당에서 서늘하게 누렸던 바람 한 자락, 어부사시사를 떠올리며 걸었던 보길도, 아늑하고 고요했던 은적사 등등여유로움과 한적함을 느끼고 싶을 때, 해남 땅을 찾아 다시 한번 대학생 때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을 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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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하다 - 이어령 선생과의 마지막 대화
김아타 지음 / 맥스미디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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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외로운 일이다. 비록 아무리 뛰어날지라도. 천재를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 대다수의 평범함 속에 묻혀있어야 안도하는 세상 속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런 세상에서 천부적 재능을 지녔거나 소위 튀는사람들은 남모를 외로움을 갖고 있게 마련이다.


아마 이어령 선생도 그렇지 않았을까. 이어령 선생의 마지막 인터뷰인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읽어보면, 선생의 말 속에 그런 천재로서의 외로움이 간간이 느껴진다. 선생의 마지막 말씀들이 깊이 새겨지면서도, 한편으로는 남다른 호기심을 가지고 모든 것이 질문투성이였던 천재 소년이 평생 얼마나 외로웠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 외로움을 누군가 공감하고 이해해줬다면 선생은 조금 덜 외롭지 않았을까? 이번에 읽은 책 <이어령하다>는 사진작가 김아타가 이어령 선생과 몇 년에 걸쳐 소통하고 대화한 공감의 흔적들이 들어있다. 이 책은 저자인 김아타 작가가 이어령 선생과 주고받은 대화, 메일 등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책은 온에어 프로젝트 ON-AIR Project“, “자연하다 On Nature” 등 김아타 작가의 작품 세계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이어령 선생과 주고받은 글을 통해 이어령 선생의 마지막 모습과 여러 가지 생각들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저자인 김아타 작가는 2002년 상파울루 비엔날레, 2006년 뉴욕 국제 사진센터에서의 단독 전시 등을 통해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은 작가다. 스스로에 대해 파격하고 혁명했다고 말하는 그는 독특하고 파격적인 사진 작업으로 유명하다. 그는 파격적이고 생경한 사진으로 인해 요주의를 받았다고 이야기하며, ‘나와 다름을 수용하지 못하는 일단의 문화적 양태에 대해 비판한다. 그런 그였기에 이어령 선생과의 대화는 남들과 다른서로에 대한 이해와 공감으로 가득하다.

 


책은 선생과 주고받은 서신(메일), 선생과의 만남 전후의 이야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이어령 선생과의 대화를 바탕으로 자신의 작업과 작가의 개인 미술관 아르테논에 대한 이야기 등을 들려준다아타선생은 신의 영역에 도전하고 계시다’(p.33)는 이어령 선생의 말씀에 작가는 큰 격려를 받고, 선생은 내가 죽음을 앞에 두고 유일한 지기를 얻은 것 같다’(p.167)며 자신의 외로움이 위로받고 있음을 밝힌다


두 사람은 삶과 예술, 철학과 자연을 넘나들며 대화를 이어가고, 그 이야기는 결국 인간의 내면, 삶과 죽음, 인간이라는 존재, 실존에 대한 탐구로 귀결된다이어령 선생에 대한 추억과 함께 김아타 작가의 사진 작업과 작품 세계에 대해 궁금한 독자라면 더 잘 읽힐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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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향해 걷는 열 걸음 - 단 하나의 나로 살게 하는 인생의 문장들
최진석 지음 / 열림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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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에 대한 책은 늘 호기심을 자극한다. 내가 읽은 책이면 그 책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읽으며 공감하거나 또 다른 시각을 얻게 되고, 그렇지 않으면 책 읽기 책을 통해 새로운 책을 알게 되는 재미가 있다. 책 읽기 책을 통해 다른 이의 생각과 다른 책으로 건너가는 재미! 그것이 책 읽기 책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나를 향해 걷는 열 걸음>은 서강대 철학과 교수와 건명원 초대 원장을 지낸 최진석 교수가 쓴 책 읽기 책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책 읽기를 건너가는 일에 비유한다. ‘책 읽기란 마법의 양탄자를 타고 다음을 향해 가는 일이라고 하며, 다음 단계로 건너가는 그 힘이 창의력이라고 강조한다.

책을 읽는 것은 단지 읽는 행위 자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와 세상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건너가기이다. 평소의 이런 생각 때문인지 책 읽기란 건너가는 일이라는 저자의 말이 무척 공감되었다.

 

책은 열 권의 고전을 다루고 있다. 한 권의 책마다 문답식 대화가 먼저 시작되고, 연이어 최진석의 독후감이 이어진다. 책에 대한 질문과 대답은 최진석 교수가 개그맨 출신 사업가 고명환 대표와 나눈 대화로, <주간동아>기승전 책을 읽자라는 제목으로 실렸던 것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열 권의 책은 <돈키호테>, <어린 왕자>, <데미안>, <걸리버 여행기>, <징비록> 등 손에 꼽히는 고전들이다. 또한,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을 통해 와 세상을 알아가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어릴 적 동화나 우화로 읽은 이야기라도 어른이 되어 읽는 고전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깨달음을 주기도 한다. 그것은 책의 내용이 바뀌어서가 아니라, 자라나는 동안 세상을 경험하고 그 경험을 토대로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과 경험이 그만큼 달라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저자는 책의 첫머리에 중요한 것은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사는 것, 그것뿐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는 열 권의 고전을 통해 를 향한 발걸음, 진짜 를 찾아가는 한 걸음을 이야기한다. 자신이 원하는 삶은 를 제대로 아는 것에서 시작된다. 우리가 책을 읽는 것은 결국 나를 만들어가는 길인 동시에 진정한 를 향하는 한 걸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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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카의 말 - 주체적이고 행복한 삶을 위한 철학 에세이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 메이트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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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과 달리 예전에는 경구(警句) 혹은 잠언(箴言) 형식의 글을 접할 때가 많았던 것 같다. 문장은 짧고 간결했지만, 그 안에는 삶의 지혜와 진리가 담겨 있었다. 사람들이 경구나 잠언을 읽는 것은 그 짧고 간결한 글귀가 느슨해진 마음을 바로잡아주고, 좀 더 현명한 눈으로 세상을 살아가도록 깨우쳐주기 때문일 것이다.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는 그런 깨우침을 주는 철학자 중 한 명이다.

 

세네카는 후기 스토아학파의 대표적인 철학자이자 로마 제정시대의 정치가다. 그는 로마의 5대 황제였던 네로의 스승이기도 했지만, 폭정과 패륜을 일삼던 제자 네로의 손에 결국 죽임을 당하고 만다. 세네카는 엄격한 금욕주의에 바탕을 두고 내면의 덕을 기르는 것을 강조하였다. 세네카와 스토아학파는 이론에만 머무는 철학이 아니라 일상과 삶 속에서 직접 실천하는 미덕을 강조하였다. 이 책에 실린 세네카의 글에도 그러한 특성은 잘 드러나고 있다.



이 책은 세네카의 글을 편집하여 엮은 책이다. 엮은이는 세네카의 <대화편 (Dialogi)> 12편의 철학 에세이들을 추리고 엮어서 세네카의 인생론’, ‘세네카의 행복론’, ‘세네카의 화 다스리기로 편역하여 한 권으로 묶었다. 3부로 나뉘어진 책은 인생과 나, 미덕과 악덕, 화 다스리기 등에 대한 세네카의 심오하고 명료한 사상을 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전파한다. 세네카의 경구들은 답답한 현실과 알 수 없는 미래 앞에서 혼란과 방황, 우울과 불안의 감정이 다가올 때, ‘현실에 집중하고 충실하도록 일깨워준다.

 

하루가 충실한 사람들은 내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p.54)

군중과 멀찌감치 떨어져 건강한 삶을 회복하자. (p.119)

가혹한 운명 앞에서도 결코 당황하지 말라. (p.173)

고결한 영혼은 악행에 쉽게 고개 숙이지 않는다. (p.292)

화를 내면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고 소중하다. (p.356)

 


시대가 바뀌고 세상은 계속 변하지만, 시대 배경과 환경이 바뀔 뿐 사람들은 세상을 계속 살아가게 마련이다. 그렇기에 살아가는 동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마음의 평안, 화와 용서, 삶과 죽음 등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문제 전반에 대해 우리는 늘 현명한 답을 찾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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