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사진을 말하다 토트 아포리즘 Thoth Aphorism
조세현 엮음 / 토트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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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언(箴言)이나 경구(警句)는 짧고 간결하다. 하지만 그 짧은 글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해준다.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 혹은 그저 막연하게 알고만 있던 부분을 촌철살인의 한 마디로 일깨워주는 것이다. 유명인들이나 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남긴 경구는 그 자신의 사상과 생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후대인들에게 또 하나의 가르침이 된다. 우리가 잠언이나 경구를 즐겨 읽는 것도 그 때문이다.

 

사진을 찍기 시작하다 보니 사진에 대한 글 또한 많이 접하게 된다. 사진을 많이 보는 것은 그것대로 중요하지만, 사진가의 시각과 감성에 대한 글 또한 많은 생각을 일깨워주기에 자주 읽는 편이다. <사진가, 사진을 말하다>도 그런 관심으로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건축가, 건축을 말하다>, <철학자, 철학을 말하다>, <디자이너, 디자인을 말하다> 등과 더불어 출판사 토트의 아포리즘 시리즈 중의 하나이다. <사진가, 사진을 말하다>의 경우에는 사진에 대한 짧은 글들을 유명 사진작가인 조세현의 엮음으로 구성하였다. 그래서 중간중간 조세현 작가의 사진들도 만날 수 있다.

 

책에는 문예비평가이자 사진이론가인 발터 벤야민의 글을 시작으로 많은 사진가들의 이름이 등장한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유셉 카쉬, 마이클 케나, 다이앤 아버스, 안셀 애덤스, 스티브 맥커리, 구와바라 시세이 등 사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주 접했을 이름들이다. 또한 국내 사진작가 1세대인 임응식, 최민식 선생 등의 글도 만날 수 있어 반갑다. 사진 같은 그림으로 유명한 들라크루와의 “사진은 대상의 거울이다. 오늘 이후 회화는 죽었다”는 말도 인상적이다.

 

-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누군가와 공감하는 것이며, 그 누군가에 대한 배려다. (낸 골딘)

-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고 오직 내게만 보이는 것, 그것이 바로 사진가의 시각이다. (보리스 미하일로프)

- 사진은 기술이 아니라 말이다. 사진은 생각이고 느낌이다. (한정식)

- 사진은 화가의 연필이 아니라 오직 빛으로만 그려진 것이다. (윌리엄 헨리 폭스 톨벗)

 

DSLR이 흔하게 보급되고 누구나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는 요즘이다. 하지만 DSLR이라는 ‘기계’의 보급에 비해 사진을 대하는 시각이나 감성, 생각은 장비의 발전에 훨씬 못 미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물론 사진을 찍는 모든 이가 사진작가가 될 필요는 없다. 그래서 자신만의 시각 없이 다른 사람의 뒤를 따라다니며 똑같은 자리에서, 똑같은 사진을 판에 박은 듯 찍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사진을 처음 배우는 초보 단계에서는 그것 또한 과정의 일부이기도 하다.

하지만 좋은 사진,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사진, 나만의 사진을 추구하는 이라면 사진가의 시각이나 감성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이 당연히 뒤따라야 할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전문 사진가의 아포리즘은 사진의 본질에 대한 생각을 일깨워준다고 할 수 있다.

 

잠언이나 경구가 늘 그렇지만, 읽는 사람이 받아들이기에 따라 그 의미는 천차만별이다. 평이하게 읽는다면 사진에 대한 흔한 경구일수도 있을 테지만, 사진의 본질과 자신만의 시각과 감성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좀 더 의미있게 읽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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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 어느 책방에 머물러 있던 청춘의 글씨들
윤성근 엮음 / 큐리어스(Qrious)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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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80, 90년대에는 책 선물을 주고받는 일이 흔했다. 그리고 그 책의 표지 안쪽에는 으레 손글씨로 메모가 곁들여있는 경우도 많았다. 메모의 내용은 저마다 제각각이었지만, 따뜻한 정과 넘치는 감성은 공통적이었다. 때로는 삐뚤빼뚤한 글씨에 치기어린 내용이었어도, 그렇게 메모를 전한 이들은 누구라도 다 시인이고, 수필가였다. 생일이거나 기념일이거나 혹은 아무 날도 아닌데, 그냥 그렇게 주고받았다. 그게 좋았다.

 

요즘도 책 선물을 하기는 하지만, 예전만큼 많지는 않다. 더구나 책에 메모를 써서 주고받았던 일은 기억에 가물가물할 만큼 오래된 것 같다. 그래서인지 헌책방에서 어쩌다가 메모가 쓰인 헌책을 발견할 때면 괜스레 정이 더 간다. 헌책방 순례는 오랜 취미이기도 하고, 요즘은 특히 품절이나 절판 책을 사느라 헌책방 걸음이 잦은 편이다.

 

그러면서도 본문에 줄이 많이 쳐져있거나 낙서가 있는 책은 좀 피하게 된다. 하지만 책갈피의 영수증이나 안쪽 표지에 있는 메모를 발견할 때면 한 번 더 눈길이 머물게 마련이다. 익명이기는 해도 그 메모가 마치 추억의 한 자락 혹은 시간의 파편인 듯 느껴져서 그런가 보다.

 

요즘 사는 헌책에도 그런 메모를 종종 만난다. 얼마 전에 샀던 시인 고은의 <절을 찾아서>에는 조심스러우면서도 정이 넘치는 메모가 쓰여 있었다. 한번은 친구가 구해준 헌책에 나와는 동명이인인 사람에게 주는 메모가 적혀 있기도 했다.

1997년의 메모를 지금에 읽는 것도 새롭지만, 같은 이름의 사람이, 같은 책을, 똑같이 누군가에게 선물 받는다는 것 또한 마치 평행이론의 일부처럼 느껴져 신기하기도 했다. 아마도 시간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그런 우연한 만남이 헌책의 묘미가 아닐까?

 

<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는 그런 추억의 조각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저자는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의 주인으로도 많이 알려진 이로, 헌책방을 하면서 만난 메모들을 엮어 이 책을 내었다. 저자는 헌책에 쓰인 메모들을 사진으로 보여주며 간단한 서지사항과 함께 그 메모에 대한 상황이나 감상 등을 간략하게 써놓았다.

소개된 책들은 메모만큼이나 다양해서, 메모의 주인과 책의 상관관계를 미루어 짐작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또한 읽었던 책이나 아직 읽지 못한 책, 그에 얽힌 일화들이 떠올라 잠시 생각에 빠지게도 된다. 황지우, 곽재구, 루카치, 박노해, 함석헌, 우리 시대의 소설가, 조성기, 정현종, 마광수, 밀란 쿤데라…

 

어찌 보면 책 속의 메모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이다. 하지만 책이라는 매개체와 그 시대의 감성이 겹쳐져서 그것은 공감을 얻기도 한다. 본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의 메모이지만, 그 메모를 통해 우리는 그 시절의 내 모습, 어느 땐가 청춘이었던 내 모습을 그리워하는지도 모르겠다.

책을 유독 천천히 읽게 된 것도, 그 시절의 추억을 더듬느라 그랬는가 보다. 책을 읽고 나니, 헌책처럼 정감 있고, 따뜻했던 추억 속의 얼굴들이 문득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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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 영혼의 노래
어니스트 톰슨 시튼 & 줄리아 M. 시튼 지음, 정영서 옮김 / 책과삶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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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처럼 잔인한 말도 없다. 때로는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철저하게 승자의 입장에서 왜곡 혹은 축소되어지니 말이다. 우리나라나 인디언, 유태인들의 역사는 그런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유태인이나 인디언들의 경우에는 그나마 여러 자료나 영화, 소설 등을 통해 그들의 고통스런 역사가 많이 알려졌다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겠다.

 

사실 인디언의 경우에도 객관적인 시각이 등장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우리가 어릴 적 보았던 영화에만도 인디언은 무지하고, 난폭하고, 잔인한 종족으로 묘사되는 헐리웃 영화들이 다수 있었으니까. 케빈 코스트너가 주연했던 “늑대와 춤을(Dances with Wolves, 1990)"이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도 그런 이유다. 이 영화에는 ‘친밀하고, 자부심 강하며, 평화롭고, 현명한’ 인디언들의 모습이 등장한다.

 

<인디언 영혼의 노래> 이 책은 동물학자로 유명한 A.T. 시튼과 그의 아내 줄리아 M. 시튼이 쓴 책이다. 1905년, 그들이 순회 강연차 LA에 갔을 때 신비한 어느 여인은 시튼이 인디언 추장의 환생임을 알려준다. 이후 시튼이 수년간의 연구를 거쳐 내놓은 것이 이 책이다. 이 책을 읽은 종교지도자들은 종교를 막론하고 모두 그들 종교의 근본 교리와 일치함을 얘기한다. 내 경우에는 읽는 내내, 불교와 선(禪)에 대한 이야기가 연상되었다. “모든 진리는 하나로 통한다”는 말을 또 한 번 확인한 셈이다.

 

이 책의 저자인 시튼은 우리가 흔히 <시이튼 동물기>를 통해 알고 있는 바로 그 시튼이다. <동물기>의 저자로만 알고 있던 그가 인디언에 대한 책을 썼다니, 책을 읽기 전부터 그의 치밀한 관찰력과 섬세한 묘사가 기대되었다. 과연 기대대로 저자는 인디언의 영혼과 삶의 방식, 선조의 지혜와 선지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차분하게 풀어간다.

 

인디언 부족의 이야기는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을 울린다. 그들은 신성하고 영적인 믿음을 유지하며, 언제나 어린아이나 과부 같은 약자를 먼저 배려하고, 경험자인 노인을 우대하며 평화로운 삶을 이어간다. 몇몇 백인들은 그들의 맑은 영혼과 교류하며 지내지만, 대부분의 백인들은 그런 인디언의 영혼을 이해하지 못한 채 자신들의 종교적 기준을 강요하고 지배하려 한다. 다음의 글들은 당시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나는 한 선교사가 주일에 수레를 몬다고 어떤 인디언을 심하게 질책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 인디언은 어리둥절해 하는 것 같았다. 그는 단지 자신의 일을 하고 자신의 가족을 돌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선교사는 그날이 주일이라는 사실을 계속 강조했다. 그 인디언은 그제서야 뭔가를 알아챈 것 같았따. 그는 눈을 반짝이며 선교사에게 대답했다.

“아, 알겠습니다. 당신의 신은 한 주에 한번씩 오시는군요. 저의 신은 매일 매 순간 저와 함께 있는데.”

 

심지어 탐욕에 눈멀고 이방 종족에 대한 경멸과 미신으로 영혼이 오염돼 있던 콜럼버스조차 그의 범죄에 공범이었던 스페인 국왕과 왕비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이 세상에 이들보다 더 다정하고 상냥하고 온유한 사람들은 없을 것입니다. 그들은 자신을 아끼듯 이웃을 아끼며 언제나 미소를 머금고 얘기를 합니다.”

 

“미국 역사에서 가장 수치스런 부분은 우리가 인디언들을 어떻게 상대했는지 기록된 부분일 것이다. 이 종족과 우리 정부의 교섭의 역사는 끊이지 않는 불법과 사기와 약탈의 기록이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재임시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살아 있는 한 인디언에 대한 이런 수치스런 약탈 제도와 부끄러운 처우는 고치고 말 것이다.”

 

이 책에 나타난 인디언 부족의 순수하고 순박한 모습을 보면 우리 민족의 옛 모습이 그대로 겹쳐진다. 인디언 선지자의 이야기는 옛 선사(禪師)의 말씀과도 일맥상통한다. “돈에 대한 광기로 인해 백인 문명은 실패작”이라는 인디언의 메시지는 현대의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디언의 영혼에 대해 읽으며, 현재 우리의 영혼은 어디쯤에 와있을까 한 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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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세우는 옛 문장들 - 언어의 소금, 《사기》 속에서 길어 올린 천금 같은 삶의 지혜
김영수 지음 / 생각연구소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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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라면이나 스파게티처럼 금방 먹게 되는 책이 있다. 반면에 뽀얗게 우러난 사골 국물처럼 깊은 맛을 음미하며 먹는 책도 있다. 우리가 “고전(古典)”이라고 하는 책들은 대부분 후자에 속하게 마련이다. 사마천의 <사기(史記)> 또한 그러하다. 특히 <사기>의 경우에는 읽는 나이 대에 따라, 읽는 이의 분야에 따라 느낌이 다르기도 하거니와, 읽는 방법도 여러 가지이다.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이 책은 고사성어(故事成語)를 통해 <사기>를 읽고 재해석하고 있다. 그렇다고 흔히 아는 고사성어를 예로 들어가며 설명한 비슷비슷한 책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 책은 <사기> 전문가로 알려진 김영수 선생의 저작으로, 저자는 오래도록 사마천에 심취하여 <사기>의 대중화 작업에 공이 큰 전문가이다.

 

<사기>는 같은 텍스트라도 읽는 방법에 따라, 읽는 분야에 따라 새롭게 재해석이 가능한 작품이다. 기존에 시대순으로 읽었던 <사기>와 달리, 이번 책은 위의 7가지 주제에 따라 그에 맞는 고사성어로 재편집을 하였다. 이 책은 ‘생사(生死), 관조(觀照), 활용(活用), 언어(言語), 사로(思路), 유인(誘引), 승부(勝負)’의 7가지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각 항목에는 그에 해당하는 <사기>의 내용과 고사성어를 다루며 저자의 소회(所懷)를 함께 이야기하였다.

 

읽다 보면 ‘관포지교(管鮑之交), 다다익선(多多益善), 완벽(完璧), 전화위복(轉禍爲福)’ 등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쓰는 고사성어들도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내용만 알았다거나, 용어만 알고 있었거나 혹은 아예 생소한 고사성어들도 무척 많다. <사기>의 내용이 워낙 방대하고 많은 까닭이다.

 

서두에서 얘기했듯이 이 책은 한 번에 금세 읽어낼 책은 아니다. 방대한 양을 한 번에 다 소화하기도 쉽지 않을 터다. 그래서 라면처럼 후루룩 먹을 것이 아니라 사골 국물처럼 깊은 맛을 찾아내며 읽어야 할 책이다. 곁에 두고, 설익거나 타지 않게 잘 우려내면서 차근차근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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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튀는 도시보다 참한 도시가 좋다 - 정석 교수의 도시설계 이야기
정석 지음 / 효형출판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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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나고 자라다 보니 내 추억의 주된 배경은 서울이다. 그 속에는 어릴 적 기억이 선명한 골목들도 있고, 급속하게 바뀌는 도시의 모습 속에 지금은 다시 가보려고 해도 갈 수 없는 장소들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졸업한 고등학교와 대학교 모두가 졸업 후에 이전하는 바람에 그 아쉬움은 더욱 크다.

아름드리 회나무가 보기 좋던 정동의 교정도, 중앙도서관을 거쳐 문리대까지 오르던 언덕길도 이제는 추억으로만 남아 있을 뿐이다. 추억은 추억일 뿐이지만, 지금 살고 있는 도시의 모습 또한 시간이 흐른 뒤에는 또다시 내 추억의 배경이 되어줄 것이다.

 

옛 선조들은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풍경을 집안으로 받아들여 있는 그대로의 멋을 즐길 줄 알았다. 덕분에 우리나라의 도시는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자연에 순응하며 만들어졌다. 하지만 도시 규모의 발달과 함께 예전만큼의 자연미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렇지만 동대문 야구장의 추억을 헐어낸 채 생뚱맞은 외계 생명체처럼 들어선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나 수많은 논란을 낳은 ‘세빛둥둥섬’ 등을 볼 때면, 자연미는 고사하고 주변과의 조화조차 안되는 것 같아 씁쓸할 뿐이다.

 

‘도시’란 사람을 기본 전제로 한다. 그래서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을 얼마나 기능적이고, 얼마나 아름답게 하냐는 것이 도시 설계의 주된 부분이 된다. 아마도 도시 설계의 구성 요소란 일반인인 독자가 짐작하는 이상으로 다양할 것이다. 그렇다하더라도 ‘사람’이라는 전제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만큼, 도시란 결국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유기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나는 튀는 도시보다 참한 도시가 좋다>는 이 책은 저자가 서울을 바탕으로 ‘도시’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다. 저자인 정석 교수는 남산, 동대문, 북촌 등 서울의 구석구석을 예로 들어가며 도시 설계의 현상과 이면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대개 알고 있는 지식을 알기 쉽게 전달한다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전문 분야일수록 그런 현상은 더욱 명확해진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독자에게 무척 친근하게 다가온다. 도시설계라는 다소 딱딱할 수도 있는 분야를 쉽고 간략하게 이해할 수 있는 점은 이 책의 큰 장점이다.

 

튀는 도시는 튀는 대로 매력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도시란 결국 사람이 살며 오가는 유기체다. 사람을 더욱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참한 도시’가 좋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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