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에 떠나는 첫 번째 배낭여행 - 누구나 쉽게 떠나는 배낭여행 안내서
소율 지음 / 자유문고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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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이 되는 사람들에게 중년이라는 단어는 조금 난감하다. 2,30대의 젊음은 이미 지나왔으니 마냥 젊다고는 못하겠고, 그렇다고 중년이라는 말을 받아들이자니 나이를 실제보다 더 먹어 보이는 듯해서 어딘가 억울하다. 하지만 청년에서 노년으로 가는 과정에 있는 중간의 나이이니 중년이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같은 중년이라 할지라도 배낭여행의 경험은 시간 차이가 있다. 해외여행이 자유화되기 이전의 세대에게 해외 배낭여행은 남의 나라 얘기였고, 해외여행이 자유화된 이후에 20대를 맞은 세대들에게는 해외 배낭여행이 유행처럼 번져나갔다. 그래서 중년이 되도록 해외 배낭여행 한 번 못 간 사람도 있고, 2,30대 때부터 해외 배낭여행 경험이 풍부하게 쌓인 이들도 있다.

이 책은 40대가 되어 처음으로 해외 배낭여행을 떠나게 된 저자의 배낭여행 안내서이다. 40세에 여행을 시작해서 47세에 첫 여행기를 썼다는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의 여행 경험담을 다양하게 풀어놓는다.

작가는 여행의 준비에서부터 현지에서 만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들, 실수들을 자신의 경험과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알려준다. 여행 일정 짜기나 항공권 구입, 숙소 예약 및 비용 관리 등 여행을 준비하면서 궁금해할만한 것들을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나간다. 이런 것들은 여행정보서라면 대부분 다루는 것이기는 하지만, 저자는 그간의 여행에서 쌓인 경험을 바탕으로 세세하게 항목을 나누어 설명해준다. 덕분에 초보 여행자도 수월하게 여행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책 속의 사진이나 구성은 아주 세련되지는 않은 느낌이다. 여행에세이와 여행정보서 두 가지 면을 모두 담고 있어서 어느 한쪽에 목적을 두고 읽는 독자에게는 약간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11년에 걸친 해외 배낭여행의 경험을 소박하게 편안하게 들려주는 책인만큼 부담없이 읽으며 자신만의 배낭여행을 꿈꿔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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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보는 일리아스 명화로 보는 시리즈
호메로스 지음, 김성진.강경수 엮음 / 미래타임즈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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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를 통해 다른 하나를 알아가는 것은 또 다른 재미가 있다. 기존에 알던 것을 새로운 시각에서 보게 되기도 하고, 미처 깊이 알지 못했던 것을 다른 하나를 통해 다시 배우게 되기도 한다. 우리가 그림이나 사진에 대한 글을 읽는 것, 알고 있던 신화나 역사적 장면을 그린 그림을 보는 것도 여기에 해당한다. <명화로 보는 일리아스>도 이와 같은 이유로 읽게 된 책이다.

학창시절 호메로스, 일리어스, 오디세이가 마치 관용구인 듯 외워진 제목이지만 정작 그 장대한 서사시를 제대로 읽어보기란 쉽지 않다. 트로이의 별칭이기도 한 일리어스에서 호메로스는 10년에 걸친 트로이 전쟁이 막바지에 이를 무렵의 일들을 15000 행에 이르는 서사시로 기록하였다. 때문에 일리어스는 읽더라도 단편적인 부분에 지나지 않거나 혹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으며 일부 내용만 접했을 뿐이었다.

 

<명화로 보는 일리아스>는 제목처럼 호메로스의 일리어스 내용을 바탕으로 그에 관련된 명화나 조각들을 함께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책의 서두는 파리스의 심판이라는 유명한 일화로 시작된다. 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던진 사과로 헤라, 아프로디테, 아테나 세 여신의 경쟁이 시작되고, 결국 아름다운 헬레네를 아내로 맞이하게 해주겠다는 아프로디테가 사과는 얻게 된다. 하지만 이로 인해 결국 트로이 전쟁이 시작되고 만다. 원래의 책은 서사시여서 읽기에 조금 부담스럽지만, 이 책은 이야기책처럼 읽기 쉬운 문장으로 되어 있고 다양한 그림들이 곁들여져 있어 부담 없이 읽힌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다. 중간중간 게임 캐릭터나 약간 조잡하게 느껴지는 삽화 등이 들어간 것은 명화로 보는이라는 책의 제목과 맞지도 않을뿐더러 전체 분위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목차의 배경 그림이나 챕터마다 있는 불꽃 그림도 마찬가지다. 또 일반적으로 님프(Nymph)’라고 하는 것을 굳이 님페(nymphe)’라고 하는 것은 사소한 부분으로 넘겼지만, 이런 몇 가지 이유들로 책에 대한 몰입도가 조금 떨어질 때가 있었다.

 

그렇기는 해도 어렵고 장대한 서사시를 이야기책처럼 쉽게 풀어서 접할 수 있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해당되는 장면의 명화를 보며 읽을 수 있는 것은 이 책의 강점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고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읽는다면 좀 더 가깝고 쉽게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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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삶과 꿈, 그림으로 만나다 - 민화 아름답다! 우리 옛 그림 5
윤열수 지음 / 다섯수레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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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에는 묘한 매력이 있다. 기존의 고정관념이나 틀에 박힌 시각으로는 포착하지 못했던 일상의 장면들을 민화에서는 수시로 만나게 된다. 파격인 듯 아닌 듯 그 사이를 절묘하게 오가는 민화를 보면 뭔지 모를 정감과 공감이 느껴져 더 오래도록 보고 있게 되는 것 같다.

민화의 매력은 소박하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데에 있다. 해학과 익살이 느껴져서 그림을 보는 동안 슬며시 미소가 지어지곤 한다. 장난꾸러기처럼 웃고 있는 까치호랑이나 떡방아를 찧고 있는 옥토끼를 볼 때면 더욱 그러하다. 그런가하면 섬세한 필치와 고운 채색으로 감탄을 짓게 하는 산수화나 초충도도 있다. 유명 화가의 작품이나 선비들의 문인화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같은 장면을 그렸어도 민화의 산수나 인물은 조금 더 솔직하고 현실적인 느낌이 들 때가 많다. 그런 꾸밈없이 수수한 멋 때문에 민화를 즐겨 보게 되는 것 같다.

아름답다! 우리 옛 그림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으로 나온 서민의 삶과 꿈, 그림으로 만나다는 제목에서 의미하듯 서민의 삶을 표현한 민화들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다. 책에는 우리가 민화에서 흔히 접해왔던 산수도, 화조도, 책가도, 인물도, 문자도 등과 함께 벽사도, 영수도 등 흥미로운 내용의 작품들이 다수 수록되어 있다. 가회민화박물관장이기도 한 저자 윤열수 선생은 깊이 있고 정감 있는 글들로 민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그림들 자체로도 좋은데 덧붙여진 글을 읽으면서 보면 그림이 품고 있는 의미가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책을 받아보면서 더욱 좋았던 것은 책과 함께 온 민화 초본이었다. 앞뒤로 괴석모란도와 작호도가 그려진 초본을 보고 따라 그려보라는 것인데 일단 온 그대로 현관문에 붙여두었다. 문앞을 오갈 때마다 히죽히죽 웃는 호랑이의 표정을 보게 되면 나도 덩달아 미소가 지어지기도 하고, 액운을 막아주는 호랑이와 좋은 소식을 물어온다는 까치가 함께 있으니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도 같다. 아마도 옛사람들이 민화를 즐긴 뜻도 이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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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생물 - 생물의 역사가 생명의 미래를 바꾼다! 세상을 바꾼 과학
원정현 지음 / 리베르스쿨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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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들 그렇지만 어렸을 때는 위인전을 무척 많이 읽었던 것 같다. 한국과 세계의 위인 전기 전집을 내리 읽고 나중에는 과학 위인전도 있었는데 이건 앞의 위인전들과 또 달랐다. 린네, 멘델, 파스퇴르, 노구치 히데요 등 당시의 초등 저학년에게는 생소했던 인물들인데다가 역사 외에 과학이라는 새로운 분야였다. 초등학생이 읽기에는 조금 어려운 내용이었는데 그 위인전 시리즈의 효과(?)는 뜻밖에도 중고교 때 과학 시간에 스스로 확인을 하게 되었다.

전형적인 문과 체질이라 과학에는 별 소질이 없는 나인데, 생물이나 화학 시간은 예상외로 무척 재미가 있었다. 수업 시간에 배우는 멘델의 유전 법칙이나 왓슨과 크릭의 DNA 구조 등이 어렸을 때 읽었던 책의 내용과 중첩되어 친근하게 느껴졌던 것이다. 반면에 숫자와 공식이 많이 나왔던 물리는 여전히 어렵고 지루해서 내내 고생을 했던 기억이 난다.

<세상을 바꾼 생물>은 위인전은 아니지만 그 때 읽었던 책을 떠올리게 한다. 생물학과 생리학 등의 과학사에 있어 기억할 만한 업적을 남긴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그런 모양이다. 이 책은 자칫 어렵거나 복잡하게 느낄 수도 있는 과학 이야기를 사진과 그림을 통해 비교적 쉽게 풀어나간다. 저자는 7개의 장에 걸쳐 혈액 순환과 생리학, 분류학, 광합성, 진화론과 유전, 세균과 백신, DNA 등에 대해 생물학의 각 분야에 대한 과학사를 서술하고 있다.

내용을 읽어보면 학교 때 생물 시간에 배웠지만 오래도록 잊고 지냈던 내용들이 다시금 떠올려진다. 생물 시간에 열심히 그려댔던 심방과 심실의 순환이라던가, 달달 외웠던 ------혹은 식물의 줄기 단면도나 멘델의 완두콩 유전 그림 등등. 생물학의 출발점부터 과학사의 흐름을 차례로 훑어볼 수 있어서 생물학과 과학사에 대한 상식을 다시 한 번 정리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인간 또한 생물이기에 생물에 대한 이해는 인간에 대한 이해에 다가서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혈액 순환과 생리학에서 인체의 신비와 순환을 이해하고, 분류학과 유전, 진화론을 통해 생물 세계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위치와 역할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고, 식물과 세균/백신 등을 통해 생명과 지구의 소중함 등을 이해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책의 내용 외에 형식적인 면에서 보면, 인쇄체 글씨를 익숙하게 읽던 중에 그림과 함께 필기체 글씨가 문득문득 튀어나와서 조금 눈에 설게 느껴졌지만 그 부분은 아마도 개인 차이이려니 싶다.

이 책은 저자가 뒤이어 출간했거나 출간 예정인 <세상을 바꾼 물리>, <세상을 바꾼 화학>, <세상을 바꾼 지구과학>과 함께 시리즈로 구성된다. <세상을 바꾼 생물>에서 그러했듯이 다른 책들도 과학에 대해 조금 더 쉽고 가깝게 다가서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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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글동네의 그리운 풍경들
정규웅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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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신입생 때를 돌이켜보면 온통 후회투성이지만 그 중에 딱 한 가지, 내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이 하나 있다. 한국 근·현대 소설을 모두 독파했던 일! 딱히 그럴 이유가 있었던 것도, 누가 시킨 것도 아니었지만 대학 첫 학기부터 도서관을 오가며 단편, 장편, 전집 등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읽었더랬다.

딱히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내가 그때까지 교과서에서 접했던 한국문학 작품들은 일부만 인용된 상태로 읽었다는 것, 그래서 작품 전체를 온전히 다 읽은 것은 얼마 안 된다는 것, 원하던 국문과에 들어왔는데 적어도 한국문학작품들은 한번 다 읽어봐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1910년대, 20년대 소설을 시작으로 당시 한창 인기를 끌던 이문열의 전집까지 모두 완독했을 때까지 걸린 시간이 얼마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때는 읽은 기간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그걸 끝까지 해냈다는 게 중요했으니까.

다만 지금까지도 두고두고 후회가 되는 것은 그 책들을 읽으면서 왜 내가 작은 독서 노트 하나 만들지를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리뷰까지는 아니어도 간단히 메모라도 해두었다면 나 스스로에게도 좋은 자료가 되었을 것을. 작품을 읽을 때는 주인공이며 내용을 모두 기억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제목과 내용과 등장인물이 뒤섞여 한참 뒤에는 누가 누군지 혹은 어떤 내용인지조차 잊어버린 경우가 태반이다. 한없이 읽기에만 골몰했던 시간이 소중하면서도 역시 기록으로 남기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란 생각이 든다.

<1980년대 글동네의 그리운 풍경들>은 그런 점에서 더욱 의미 있게 읽힌다. 저자인 정규웅은 1960년대 글동네의 풍경을 담은 <글동네에서 생긴 일>(1999)에 이어 이번 책에서는 1980년대 글동네의 풍경을 담아내었다. 그는 중앙 일간지에서 오랜 기간 문학기자, 문화부장 등을 거치면서 겪었던 문단 안팎의 이야기들을 작가들의 일화를 중심으로 풀어나간다.

신군부의 군사 반란으로 시작된 1980년대는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격변의 시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1980년대 문단의 모습은 저자가 프롤로그에도 썼듯이 양극단에 걸친 어지러운 양상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 글동네의 풍경은 제목의 그리운 풍경들이라는 글귀가 암시하듯 뭔가 그립고 추억에 젖게 하는 아련함이 있다. 그것은 아마도 지금보다 훨씬 정감이 넘쳤던 시절에 대한 향수이기도 하고, 혹은 젊음이란 이름으로 그 시대를 관통해온 개개인의 그리움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는 한수산, 박노해, 기형도, 조정래, 서정윤, 강신재, 정비석, 김동리, 이문구, 조태일, 이청준 등등 1980년대를 풍미한 많은 작가들의 일화가 등장한다. 이름만 들어도 그들의 작품과 머릿속에 각인된 구절들이 떠오르는 작가들이다. 기대했던 몇몇 작가들의 이름이 빠져있기는 하지만 모든 작가들을 담을 수 없는 지면의 한계로 이해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작가들의 일화를 통해 그들을 추억하며, 오랜만에 그들의 작품을 하나씩 찾아 읽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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