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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철학자 도감 - 어려운 척하지 않는 만만한 철학 읽기
토마스 아키나리 지음, 서희경 옮김 / 소보랩 / 2022년 9월
평점 :
인문학 분야가 대개 그렇지만,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관심을 갖게 되는 분야 중 하나가 철학이다. 젊을 때는 학업에 바쁘고, 업무에 쫓기고, 생활에 치이고 하다 보니 스스로를 돌아볼 여유가 별로 없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나이가 들고, 일이나 생활도 어느 정도 안정궤도에 들어가고 하면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그러면서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될 때가 있다. 그때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 철학이요, 인문학이다.

그런데 문제는, 철학에 대해 좀 더 공부하고 싶고, 철학자에 대해 좀 더 알아가고 싶어도 내용이 너무 방대하다는 것이다. 알아야 할 철학자도 많고, 철학자의 계보나 사상의 갈래도 많고, 게다가 하나하나의 철학자마다 사상의 내용도 깊고 방대하다. 그러니 시작하기도 전에 철학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도 당연지사다.
때문에 처음부터 방대한 내용을 모조리 섭렵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특히 더 궁금하고 관심이 가는 철학자부터 조금씩 알아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처음부터 깊이 들어가기보다 전체적인 흐름과 맥락을 파악하고, 그중에서 내게 더 공감되고, 나의 내면적 질문에 나름의 답을 주는 철학사상부터 하나씩 알아가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매우 유용한 책이다. 책은 고대, 중세와 근대, 현대의 세 개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고대에서는 그 유명한 소크라테스부터 시작해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붓다, 공자, 노자 등을 소개하고, 중세~근대에서는 토마스 아퀴나스, 마키아벨리, 데카르트, 베이컨, 칸트, 헤겔, 쇼펜하우어 등을 다룬다.
현대에는 좀 더 비중을 두어 실존주의, 현상학, 사회주의를 현대 ①에서 다루고, 현대 ②에서는 구조주의, 포스트모더니즘, 분석철학을 소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에서는 마르크스, 키르케고르, 니체, 하이데거, 사르트르, 메를로퐁티와 프로이트, 융, 소쉬르, 레비스트로스, 푸코, 들뢰즈, 데리다, 바르드, 벤야민, 비트겐슈타인까지 현대 철학의 대표적인 학자들을 두루 다루고 있다.
책은 한 명의 철학자마다 4페이지에 걸쳐 소개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철학자 이름-대표 사상-저서-생몰연대 등 기본 사항과 함께 해당 학자의 대표적인 이론과 사상을 개략적으로 소개하고, 연습문제-해답과 해설로 정리하는 식이다. 깊이 들어가자면 심오하고 어려운 철학 이론이지만, 이 책에서는 그 철학자의 대표적인 이론과 사상만 요약, 정리하여 보여주는 방식이라 궁금한 부분에 대해 쉽게 찾아볼 수가 있다. 그러면서 더 알고 싶은 철학자가 보이면 그의 저서나 다른 책들을 통해 더 깊이있게 다가가면 될 것이다. 철학이라는 거대한 나무의 큰 가지들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알려주는 책이어서 큰 도움이 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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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