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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꽃, 그저 다른 꽃 - 숲에서 만나는 마음 치유 Self Forest Therapy
최정순 지음 / 황소걸음 / 2022년 8월
평점 :
숲은 참 이상하다. 그저 숲길을 따라 걸었을 뿐인데 숲은 어느결에 나를 품어주고, 어루만져준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라는 상용구는 결혼서약에 흔히 쓰이지만, 숲이야말로 그 넓은 품으로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누구이거나 간에 고루 품어주고 안아주는 존재다. 기쁠 때 걷는 숲은 더욱 즐겁고, 마음이 힘들고 지쳤을 때 걷는 숲은 슬픔의 무게를 덜어준다. 숲을 걷고, 그 안의 나무와 꽃들을 만나고, 바람과 새소리를 듣는 것... 그 시간만으로도 숲은 치유이자 위로다.

이 책은 숲 해설가이자 산림치유 지도사인 저자가 20여 년간 숲 공부를 하며 얻은 생각을 나누는 책이다. 저자는 산림치유의 이론적 배경을 얻기 위해 산림 치유에 아유르베다를 접목하여 학위를 받고, 전시까지 한 전문가다. 그는 숲에서 얻은 자연의 이치, 자신에 대한 성찰을 다양한 숲의 풍경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책은 저자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식의 문체로 되어 있어 부드럽게 읽힌다. ‘숲을 거니는 상상을 하면서 책을 읽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당부도 있지만, 숲을 거닐며 옆에서 누군가 조곤조곤 숲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책은 숲의 생태를 통해 만난 자연과 자연을 통해 만나는 ‘나’의 이야기를 통해 치유와 사색, 자아 성찰로 스스로를 돌아보게 해준다.
흔들리는 게 나무의 삶입니다. 바람의 세기만큼 뿌리를 키우고 나면 조금 더 큰 바람을 이길 수 있게 됩니다. (p.74)
내가 지금 할 일은 벚나무나 벌처럼 지금을 살아가는 겁니다. 그러다 보면 어딘가에 가 닿기도 하고, 사람이 되기도 하겠지요. 말 없는 숲 스승들에게 사는 법을 배웁니다. (p.90)

숲은 멀리서 보면 초록의 큰 나무들만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숲에는 여러 가지 초록색의 나무들뿐 아니라, 풀과 벌레, 꽃과 새, 시내와 돌, 거기에 버섯과 이끼까지 수많은 구성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숲에 들어서서 눈과 귀와 마음을 열고 만나는 숲속 세상은 신비로움의 연속이다. 숲은 어느 때 걸어도 좋지만 덥지도 춥지도 않은 요즘은 걷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쉴새없이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을 조금 늦출 수 있게, 숲길을 따라 여유로운 걸음을 걸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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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