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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클래식 - 천재 음악가들의 아주 사적인 음악 세계
오수현 지음 / 블랙피쉬 / 2022년 8월
평점 :
예술 작품은 작품 자체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지만, 그 작품을 생산한 예술가의 삶을 이해할 때 작품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진다. 아니, 예술가의 삶을 이해한 뒤에야 비로소 그 작품의 의미와 깊이가 제대로 이해된다고 할 수 있다. 예술 작품은 예술가의 삶과 일상, 고뇌와 인생 안팎의 경험 등이 오롯이 축적된 끝에 생산된 예술가의 정수(精髓)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예술가의 삶과 죽음, 그가 살았던 시대와 그를 둘러싼 상황과 주변 인물들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다.

<스토리 클래식>은 우리가 클래식 음악을 통해 자주 만났던 음악가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책에 다뤄진 음악가들은 모차르트, 베토벤, 쇼팽, 바그너, 차이콥스키, 라흐마니노프 등 이름만으로도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음악가들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음악가들의 이야기는 이미 잘 알려진 것들 외에 우리가 미처 몰랐던 예술가의 비사(祕史) 같은 이야기들이 많이 들어있다. 작곡을 전공하고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음대 나온 신문기자’의 특성을 살려 음악가들의 생애와 음악을 이야기하듯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음악 신동으로 명성을 떨쳤던 모차르트나 귀가 잘 들리지 않았음에도 최고의 교향곡들을 작곡했던 베토벤, 조르주 상드와의 사랑으로 유명했던 쇼팽의 이야기 등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표면적으로 널리 알려진 이야기들 외에 그 전후의 맥락과 숨겨진 이야기들, 그리고 동시대 혹은 세대를 교체하며 살았던 음악가들의 사제 관계나 교류 관계에 대해 훨씬 더 폭넓게 이해가 된다.
베토벤이 왜 그렇게 괴팍하고 고집 센 사람으로 비춰졌는지, 슈베르트와 친구 쇼버의 아이러니한 결말, 한 때 세기의 커플이라고 알려진 쇼팽과 조르주 상드였지만 실상은 상극의 커플이었다는 점, 기존의 틀을 깨고자 하는 공통점 속에서 피카소와 장 콕토와 교류했던 에릭 사티에 대해서도 좀더 깊이 알게 되었다. ‘그때 그 시절엔 하인’이었던 하이든, ‘지휘하다 결혼식 올리고 돌아온 워커홀릭’ 말러, ‘내향형 인간의 슬픈 사연’을 지닌 라흐마니노프 등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책은 음악가들의 이야기 사이사이에 QR코드를 넣어 해당 음악을 바로 연결해서 들을 수 있도록 해놓았다. 평소에 들었던 음악이라도, 음악가의 스토리를 알고 다시 듣는 음악은 훨씬 더 마음에 와닿았다. 음악가마다 말미에 있는 ‘Classic Note’를 통해 주요 작품과 음악 세계 요약을 덧붙여준 점도 좋았다.
‘위대한 음악가 16인의 아주 사적인 이야기’를 통해 알게 되는 더 깊이 알게 되는 음악 세계.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재미있게 읽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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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