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사라진 나무 샛강/ 연기 자욱한 대지의 강/ 자살하고픈 샛강
갈라진 발가락 샛강/ 새벽으로 만든 강/ 무릎 다친 강/ 검은 안개로 만든 강
사향뒤쥐 샛강/ 거위 샛강/ 나무가 흘러다니는 샛강/ 흰 진흙 샛강/ 사슴의 눈 강
장미꽃봉오리 샛강/ 고기를 자른 샛강/ 현자의 작은 강/ 마음을 비추는 강
버들샛강/ 싸움하는 샛강/ 풀잎 샛강/ 혓바닥 강/ 빨리 불어나는 물/ 숨겨진 샛강
이런 이름들을 보니 어릴 적 생각이 난다.
중학생때였을 거다.
동네 친한 친구와 항상 만나고 헤어지는 언덕이 있었다.
우린 그 언덕을 특별하게 여겼고, 나중에는 우리만 통하는 이름을 붙였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지만 이름을 붙이면 특별한 나만의, 우리의 장소가 되곤 한다.
더듬어 보면 그러한 이름들이 추억속에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