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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버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규칙있게 일하는 것이다.     - K. 힐티 -

 

 

결혼을 하고 직장을 그만 두었다.

아직 아기도 없으니 그저 빈둥빈둥 논다고 하는게 맞겠다.

그런데도 왜 이렇게 정신이 없는지...

요즘 낮 시간에 학원을 다니는데 공부를 하는 것도 시원찮고 시간 활용이란게 영 만만치 않다.

예전에 직장 다니며 욕심 부려 공부도 하고

그러면서도 만날 친구들 다 만나고

틈틈히 봉사도 했던 것을 기억하면 내가 왜 이러나 한심스럽기 그지없다.

오늘 우연히 좋은 격언을 보았다.

 

그래, 오늘부터 시간표를 짜야겠다.

초등학교때 만들었던 동그란 하루의 시간표를 만들어서

얼마 없지만 하루의 계획을 집어 넣어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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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사라진 나무 샛강/ 연기 자욱한 대지의 강/ 자살하고픈 샛강

 

갈라진 발가락 샛강/ 새벽으로 만든 강/ 무릎 다친 강/ 검은 안개로 만든 강

 

사향뒤쥐 샛강/ 거위 샛강/ 나무가 흘러다니는 샛강/ 흰 진흙 샛강/ 사슴의 눈 강

 

장미꽃봉오리 샛강/ 고기를 자른 샛강/ 현자의 작은 강/ 마음을 비추는 강

 

버들샛강/ 싸움하는 샛강/ 풀잎 샛강/ 혓바닥 강/ 빨리 불어나는 물/ 숨겨진 샛강

 

 

 

이런 이름들을 보니 어릴 적 생각이 난다.

중학생때였을 거다.

동네 친한 친구와 항상 만나고 헤어지는 언덕이 있었다.

우린 그 언덕을 특별하게 여겼고, 나중에는 우리만 통하는 이름을 붙였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지만 이름을 붙이면 특별한 나만의, 우리의 장소가 되곤 한다.

더듬어 보면 그러한  이름들이 추억속에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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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일을 할 줄 아는 마음>


요즘 아이들 '놀 줄' 모른다. '일'이란 건 더더욱 모른다.

이오덕 선생님은 일과 놀이가 따로 나누어져 있지 않다고 강조한다.

일 할 줄 모르는 아이들은 놀 줄도 모른다는 것이다.

처음 이오덕 선생님의 글을 읽었을 때는 그냥 흘려들었었다.

사실은 나도 일하며 큰 세대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래도 조금 놀 줄은 알았었다.

아이들을 가르치며 땅따먹기도 가르쳐주고, 운동장에서 뛰어놀 수 있는 것을 몇 가지 가르쳐준다. 그러면 아이들은 무척 놀라고 신기해한다.

처음엔 그 모습에 내가 더 놀라고 어리둥절했다.

'도대체 얘네들은 무슨 낙으로 사나?' 하고...


아래 글은 [작은 학교가 아름답다]의 데이비드 오어의 글에서 발췌한 것이다.


<< 내가 아는 한 애미쉬 친구는 자기 아버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아버지는 번창하는 농촌공동체에 필요한 많은 기술과 솜씨를 가지고 있는 드문 사람 가

운데 한 분이셨습니다. 도리깨꾼, 톱질하는 사람, 과수 농사꾼, 목수이기도 했고, 스스로 기

계를 수리했습니다. 한동안은 대장장이 일도 하셨고, 연광공 노릇도 하셨지요. 언젠가는 과

수원 분문기로 우리 젖소 외양간에 흰칠을 하시기도 했습니다."


여러 가지 일을 잘 할 줄 아는 마음은 전문가에게 결핍된 복합성과 기민성, 탄력성을 갖

추고 있다. 이것은 하룻동안에 한 가지 재료에서 다른 재료로, 한 연장에서 다른 연장으로,

기계공학에서 생물학으로 또 동물돌보기로 옮겨갈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마음이다.

설계하고, 세우고, 고치고, 키우고, 치유하고, 만들고, 땜질하고 종합하고, 임기응변으로 대처하고, 이웃과 재미있게 이야기를 할 줄 아는 마음--폭과 깊이를 지닌 마음이다.>>


요즘 아이들이 밖에 나가서 놀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다.

컴퓨터 게임을 보면 화려하고 흥미진진하고 스릴이 넘친다.

정보도 많고 때에 맞춰 적절한 효과음까지 나온다.

하지만 모두가 ‘되어져’ 있는 것들이다.

기껏해야 그 위에 덧칠을 하거나 아니면 파괴하는 재미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즐거움을 맛보기는 쉽지 않다. 설계하고, 세우고, 고치고, 키우고, 치유하고, 만들고, 땜질고, 종합하고, 임기응변으로 대처하는 것은 책상 앞에서 혹은 컴퓨터 앞에서 배우기 쉽지 않다.


데이비드 오어는 '기술'이 사라져 가는 것을 '상실'이라고 표현했다.

헬레나 노르베리는 [라다크 아이들의 어제와 오늘]에서

'아이들은 자기들의 자원을 사용할 줄 모르고, 자기 세계에서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사람으로 학교를 마친다' 하고 했다.

또 한 가지, 나는 여러 가지 일을 할 줄 아는 것을 '마음'이라고 표현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 공부 외에는 머리에 지식을 쌓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아이들이 아니라 다

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고, 협동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것은 '지식'이 아니라 '지혜'이

고 '기술'이 아니라 '마음'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 옛날 아이들의 선물은(그렇게 오랜 얘기는 아닐지도 모른다) 필통이나 값비싼 인형이 아니라, 깎아 만든 새총이나 정성스럽게 그린 그림, 키우던 병아리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요즘 아이들은 그런 선물을 부끄럽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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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내가 무얼 원하는지
다 아시는데
왜 기도를 해야 하나요?
그래도 하나님이
좋아하신다면 기도할게요.
- 수 -

하나님,
제 이름은 로버트예요.
남동생이 갖고 싶어요.
엄마는 아빠에게 부탁하래고,
아빠는 하나님한테 부탁하래요.
하나님은 하실 수 있죠?
하나님, 화이팅!
- 로버트 -

하나님,
꽃병을 깬건 도날드예요.
제가 아니라구요.
분명하게 써놓으셔야 해요.
- 대니 -

하나님,
하늘만큼 크고
지구만큼 힘이 세세요?
너무너무 멋있어요.
- 딘 ㅡ

하나님,
돈이 많으신 분이세요?
아니면
그냥 유명하기만 하신 건가요?
- 스티븐 ㅡ

만일
알라딘처럼 마술램프를 주시면,
하나님이 갖고 싶어하시는 건 다 드릴게요.
돈이랑 체스 세트만 빼구요.
- 라파엘 ㅡ

사랑하는 하나님,
오른쪽 뺨을 맞으면
왼쪽 뺨을 대라는 건 알겠어요.
그런데 하나님은
여동생이 눈을 찌르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 사랑을 담아서 데레사 ㅡ

하나님,
지난번에 쓴 편지 기억하세요?
제가 약속한 것은 다 지켰거든요.
그런데 왜 하나님은 아직도
준다던 조랑말을 안 보내시는거예요?
- 루이스 ㅡ

하나님,
왜 한 번도
텔레비전에 안 나오세요?
- 킴 ㅡ

하나님,
만일 내가 하나님이라면요,
지금 하나님처럼 잘 해내지 못할 거예요.
하나님 화이팅!
- 글렌 -

하나님,
옛날옛날,
사람이랑 동물이랑 식물이랑
별들을 만드셨을 때, 얼만큼 힘드셨어요?
이것 말고도 궁금한 게 너무 많아요.
- 셔먼 -

하나님,
우리 옆집 사람들은
맨날 소리를 지르며 싸움만 해요.
아주 사이가 좋은 친구끼리만 결혼하게 해주세요.
- 난 -

하나님,
레모네이드를 팔고 26센트를 벌었어요.
이번 일요일에 쬐끔 드릴게요.
- 크리스 -

하나님,
제 친구 아더가 그러는데요,
하나님이
이 세상에 있는 꽃을 다 만들었대요.
꼭 거짓말 같애요.
- 벤자민 ㅡ

사랑하는 하나님,
감기에 걸리면 뭐가 좋은가요?
- 롯 ㅡ

눈이 너무 많이 와서
학교에 못 갔던 날 있잖아요.
기억하세요?
한 번만 더 그랬으면 좋겠어요.
- 가이 ㅡ

하나님 하나님
왜 밤만 되면 해를 숨기시나요?
가장 필요할 때인데 말이에요.
- 바바라 -

하나님, 하나님은
천사들에게 일을 전부 시키시나요?
우리 엄마는
우리들이 엄마의 천사래요.
그래서 우리들한테 심부름을 다 시키나봐요.
- 사랑을 담아서 마리아 -

하나님, 하나님이
어디든지 계시다니 마음이 놓여요.
말하고 싶은 건 그뿐이에요.
- 마가렛 ㅡ

하나님,
지난 주 뉴욕에 갔을 때,
성 패트릭 성당을 보았어요.
하나님은 아주 으리으리한 집에서 사시던데요.
- 프랭크로부터 ㅡ

하나님,
착한 사람은 빨리 죽는다면서요?
엄마가 말하는 걸 들었어요.
저는요,
항상 착하지는 않아요.
-미셸-

하나님
휴가 때에 계속 비가 와서
우리 아빤
무척 기분이 나쁘셨어요!
하나님한테
우리 아빠가 안 좋은 말을 하긴 했지만요,
제가 대신 잘못을 빌테니 용서해 주세요.
- 하나님의 친구, 그렇지만 이름은 비밀이에요 -

하나님이 무슨 일을 하시는지
주일학교에서 배웠어요.
그런데 쉬는 날엔
누가 그 일들을 하나요?
- 제인 ㅡ

하나님
요나와 고래의 이야기를 들었어요.
고래가 요나를 한 입에 삼켜버렸대요.
이렇게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처음이에요.
그런데 우리 아빠는 이 이야기가 뻥이래요.
정말 못말리는 아빠예요.
- 시드니 ㅡ

책에서 보니까요,
토마스 에디슨이 전깃불을 만들었대요.
하나님이 만들었다고 알고 있었는데요.
- 도나 ㅡ

나는
조지 워싱턴처럼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으려고 결심했는데,
가끔씩 까먹어요.
- 랄프ㅡ

하나님,
남동생이 태어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제가 정말
갖고 싶다고
기도한 건 강아지예요.
- 죠이스 -

사랑하는 하나님,
왜 새로운 동물을 만들지 않으세요?
지금 있는 동물들은 너무
오래된 것 뿐이에요.
- 죠니 -

하나님,
저번 주에는
비가 삼일 동안이나 계속 내렸어요.
노아의 방주처럼 될까 봐 걱정했었어요.
하나님은 노아의 방주 안에 뭐든지
두 마리씩만 넣으라고 하셨지요?
우리 집에는 고양이가 세 마리 있거든요.
- 도나로부터 -

하나님,
사람을 죽게 하고
또 사람을 만드는 대신,
지금 있는 사람을
그대로 놔두는 건
어떻겠어요?
- 제인 -

하나님
성당은 정말 근사한데,
음악이 좀 별로인 것 같아요.
이런 말 했다고 기분 나빠하지 마세요.
그리고 부탁이 있는데요,
새로운 노래도 몇 곡 지어주세요.
- 친구 배리 -

하나님,
코우 고모가 냉장고를 새로 샀어요.
우리들은
냉장고 상자를 비밀 아지트로 삼을 거예요.
그러니까 혹시 저를 찾을 때는
거기에 있다는 걸 기억하세요.
-마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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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무


벌판 한복판에 꽃나무 하나가 있소. 근처
에는 꽃나무가 하나도 없소. 꽃나무는 제가 생각하
는 꽃나무를 열심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열심으로 꽃을
피워 가지고 섰소. 꽃나무는 제가 생각하는 꽃나무에
게 갈수 없소. 나는 막 달아났소. 한 꽃나무를 위하여
그러는 것처럼 나는 참 그런 이상스러운 흉내를 내었소.



이상의 시를 처음 접한 것은 중학교 2학년 국어시간이었다.

'오감도'였는데 등이 오싹한 전율을 느낌이었다.

시를 잊을 수 없어 외우고 또 다른 이상의 시를 찾아서 읽고.

그 묘한 매력에 빠져들었었다.

오늘 우연히 이상의 시를 또 읽게 되었다.

벌판 한 복판에 홀로 서 있는 꽃나무...

끊임없이 미래의 어떤 모습을 꿈꾸는 나 자신 같기도 하고

그러다가도 어쩔땐 달아나버리고 싶은 또 다른 나 같기도 하고...

이상의 시를 읽을 때마다 명확히는 알 수 없지만 항상 날 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또 한편으로는 홀로 있는 외로움만큼이나 다른 이와 비교되는 아픔도 만만치 않다는 생각.

어쩌면 난 자신과의 싸움보다는 항상 다른이와 비교하게 됨에 더 약해지는 것 같다.

그럴 땐 한없이 달아나고 싶고...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순 없다.

다 다르지만  모두가 아름다운 꽃나무로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모두가 사랑이 있고, 아픔이 있고, 열심이 있고

최선을 다해 자기의 꽃을 피우려 한다는 것을 생각해야겠다. 

그러면 '제가 생각하는 모습'에 도달 할 수 없어 달아나는 외로운 꽃나무가 아니라 

저마다의 아름다움으로 꽃 피우는 나무들 사이에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진정한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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