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민은행 이야기 - 착한 자본주의를 실현하다
데이비드 본스타인 지음, 김병순 옮김 / 갈라파고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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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조를 늘린다고 제3세계의 빈곤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경제적 자립 능력없이 계속되는 지원은 수혜자의 의존도만 높아질 뿐 근본적인 문제는 그대로 남는다.


  방글라데시의 경제학자 무함마드 유누스도 같은 생각을 했다. 그는 은행을 설립하고 빈곤층에게 담보도 없이 돈을 빌려주었다. 대출자들은 그 돈으로 수공업품의 재료며 장사할 물건 등을 샀다. 그리고 사회적 통념과는 다르게 이들은 제때 돈을 갚았고 저축도 했다. 이로써 고리대금의 굴레에서 벗어나 스스로 일어서게 된 것이다.


  이는 모두 그라민 은행의 이야기다. 대출자들에게 모임을 만들어 주고, 교육을 하며, 사회문제를 다루는 특별한 은행의 이야기다. 설립자인 유누스에게 은행은 수단일 뿐이다. 그의 목표는 가난을 방글라데시에서 뿌리 뽑는 것이다.

 

"다른 은행들은 당신을 잠재적인 사기꾼으로 가정하죠. 그래서 당신에게 돈을 빌려줄 때 담보로 묶어두려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당신이 가장 좋은 사람이라고 가정합니다. 이 두 가지 가정은 모두 잘못되었을 가능성이 있어요. 그러나 만일 다른 은행과 우리 은행의 대출 상환율이 똑같이 98퍼센트라면 다른 은행들은 98퍼센트의 대출에 대해 잘못 생각한 것이고 우리 은행은 98퍼센트의 대출에 대해 옳게 생각한 것입니다."

수피야는 유누스에게 자신이 대나무를 사기 위해 돈을 빌릴 수 있는 사람은 그녀가 만든 최종 제품을 사서 다른 사람에게 되팔려는 장사꾼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지불하는 가격은 겨우 재료비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금액이었다. 그녀는 고작 하루에 2센트를 벌었다.

"나는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먹고살기 위해 애쓰는 42명의 유능하고 기술 있는 사람들에게 27달러도 줄 수 없는 이 사회에 대해 자괴감을 느꼈습니다."

유누스는 길거리에서 이러한 착취가 자행되는 동안 "강의실에서 엉뚱한 ‘개발‘이론이나 가르치는 데" 많은 시간과 돈을 쓰고 있는 자신의 직업과 사회에 대해 깊은 혐오감을 느꼈다.

"기회는 우리가 보는 곳 어디에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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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17년 연속 최고의 명강의 삶을 위한 인문학 시리즈 1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 엘도라도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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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선 역설적이게도 먼저 죽음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매순간 온갖 것들의 죽음과 마주하면서도 외면해왔던 것이 죽음이다. 이 책은 쉴새 없이 죽음에 대한 질문을 퍼부어 돌렸던 고개를 바로 만든다.


  플라톤의 영혼불멸설을 증거 불충분으로 기각하며 물리주의자의 손을 든 저자는 인간이 기계에 불과하다고 표현한다. 인간의 뇌를 포함한 신체 기능이 정지하면 인지 능력 또한 멈추기에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또 사람들은 삶의 즐거운 것들을 누릴 수 없다며 죽음을 나쁜 것으로 보지만 영생이 꼭 좋은 것은 아니라고 한다. 삶에 대한 인간의 아쉬움과 싫증엔 끝이 없다.


  저자의 말마따나 삶은 그릇과 같아 그 내용물의 총합으로 가치가 매겨지니 하루하루를 온전히 살아내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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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사는인생 2017-03-21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삶은 그릇과 같아 그 내용물의 총합으로 가치가 매겨진다는 저자의 말마따나 하루하루를 온전히 살아내면 되지 않을까
 
꿈의 도시 꾸리찌바 - 재미와 장난이 만든 생태도시 이야기, 2009 개정증보판 도시혁명 프로젝트 1
박용남 지음 / 녹색평론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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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꾸리찌바가 친환경 도시로 꽤나 알려졌지만 저자가 처음 이 책을 냈을 때만해도 꾸리찌바는 낯선 도시였다. 그로부터 16년이 흐른 지금, 우리의 삶 속엔 꾸리찌바가 녹아 있다.


서울 버스 체제 개편, 청계천 복원사업 등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꾸리찌바에서 배워 온 도시 설계의 결과물이다. 꾸리찌바는 만성적인 재정부족 상태에서 저비용으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았다. 빚을 져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도로 공간을 재편한 것. 그리고 버스의 용도를 달리해 땅 위의 지하철로 만든 것. 쓰레기를 시에서 곡물로 바꿔주고 폐버스로 직업학교를 만든 것 등 당시 꾸리찌바의 시장이었던 자이메 레르네르는 순환형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는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공생해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개발을 위한 개발이 아닌 시민을 위한 개발이었기에 자이메 레르네르 시장은 환경과 사람을 먼저 생각했다. 꾸리찌바는 누군가의 공적이 아닌 미래에도 모두 함께 살 수 있는 도시로 발전했다. 역시 사람이 답이다.

돈이 많이 들고 개발을 위한 개발만을 일삼는 도시계획은 바람직한 도시계획이 아니지요. 다른 도시들이 얼마 되지 않는 예산을 도로 건설과 확장에 쏟아 부을 때, 우리는 그 돈을 시민이 살기에 편하고 쾌적한 도시를 만드는 데 써왔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도로를 뚫는 대신에, 기존의 도로공간을 재분배하여 경쟁력과 이용 편의도가 낮은 버스교통을 경쟁력도 높이고 이용하기에 편하도록 바꾸어 놓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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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의 인문학 - 같은 길을 걸어도 다른 세상을 보는 법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지음, 박다솜 옮김 / 시드페이퍼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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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서로 다른 동반자와 함께한 11번의 산책과 혼자 한 산책을 통해 서로 다른 관점을 분석한다.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들을 놓치고 있는지 지적한다.


  저자의 산책 동반자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시각 장애인이나 개처럼 존재 자체의 특성에서 비롯된 독특한 시각을 지닌 부류이거나, 의사나 지질학자처럼 개개인의 전문분야를 활용한 부류다. 동반자에 따라 결과가 달랐던 것은 선택적 집중력 때문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불필요한 정보를 걸러내고 진화론적인 차원에서나 효율성 측면에서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에 충실하고 세상을 경이롭게 바라보고자 한다면 때로 선택적 집중력의 스위치를 내려두고 주위에 주의를 기울여보는 것도 인생을 아름답게 하는 하나의 방법이라 저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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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쇠퇴 - 오마에 겐이치의 21세기 집단지성론
오마에 겐이치 지음, 양영철 옮김 / 말글빛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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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최고의 지식인이라 불리는 오마에 겐이치가 현대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식의 쇠퇴 현상을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분야 등에서 진단했다.


  저자는 일본인들이 더 이상 생각을 하지 않아 각자 자신의 명확한 판단 기준이 없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매스컴에 쉽게 휘둘리고 초저금리에도 저축만 열심히 하며 선거 때마다 이름만 달라진 정당에 투표를 한다. 대중의 선택에 편승한 결과, 일본의 집단IQ가 저하 되었다는 것. 게다가 버블 붕괴 이후 성장한 젊은이들에게 욕망이 없어 많은 것을 포기한 채로 사는 점도 문제라고 한다.


  해결책은 교육 개혁이다. 정저지와의 상태인 일본인에게 영어, 파이낸스, IT, 리더십을 가르쳐 국제적인 감각을 키워줘야 한다는 것이다.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 행동할 수 있는 개개인을 만들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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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사는인생 2017-03-21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1세기의 교양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