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한 이타주의자 - 세상을 바꾸는 건 열정이 아닌 냉정이다
윌리엄 맥어스킬 지음, 전미영 옮김 / 부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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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하는 것보다 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 기부를 했다. 도움을 받은 분들이 어떤 혜택을 받게 되었는지 알려주어도 어련히 잘 썼을까 싶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이 선행을 효율로 걸러내자 아차 싶었다. 선행이라 생각했던 그간의 행동이 오히려 의도치 않게 악행이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저자는 착한 일을 할 때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착한 일에도 질적인 차이가 있으니, 과학이라는 공정한 방법으로 더 유익한 선행을 베풀자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선행과 관련된 여러 변수를 입력하여 결과값을 수치로 환산한다. 결과는 참담하다. 너무나 많은 선행이 의미없이 사라지고 있었다.


  기부라는 행위 자체에 만족하며 자기 위안을 위한 기부는 이제 그만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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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탄생 - 다빈치에서 파인먼까지 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의 13가지 생각도구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외 지음, 박종성 옮김 / 에코의서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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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의성을 다룬 수많은 단행본들이 일반 문제집이라면 이 책은 수학의 정석쯤 될 것이다. 창의성과 관련된 글이라면 거의 매번 이 책이 인용된다. 그만큼 원론적이고 체계적이다.


  창조적인 위인들의 다양한 행위는 그들의 생각을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에 불과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의 생각이었다.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을 소설이나 그림, 과학 따위로 표현만 하면 된다. 그래서 저자는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13가지의 생각도구로 정리했다.


  창의성의 계발을 다루는 책이다 보니 저자는 교육을 강조한다. 과목마다 구분하여 획일화된 교육이 아니라 통합교육을 통해 전인을 길러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은 문제집만 풀고 있는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에 적용하려면 어디서부터 풀어가야 할지 막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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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 -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1
우석훈.박권일 지음 / 레디앙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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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8만원 세대가 나온 지도 10년이 흘렀다. 강산이 변하는 동안 책 제목은 신조어가 되었고 책도 많이 읽혔는데, 청년 실업 문제는 그대로다. 왜 그런지 생각해 보기 위해 다시 책을 꺼냈다.


  저자는 청년들의 실업, 비정규직, 저임금 등으로 대표되는 문제들을 사회 구조적인 차원에서 바라 본다. 젊은 세대와 기성 세대가 얽혀 있는 사회 문제의 최전선에서 개개인의 노력은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강자만이 살아남는 시스템’에서 희생되는 것은 젊은 세대다. 이들은 특권을 가진 소수와의 경쟁뿐만 아니라 기성 세대와의 경쟁도 해야 한다. 이런 전방위 전투는 구조적으로 불평등한 싸움이다.


  그래서 저자는 연대를 외쳤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십 년 전보다 연대의 힘을 안다. 희망이 있다.

 

 

 

우리나라 전체 비정규직의 평균 임금(월급)은 약 119만 원이다. 여기에 전체 임금과 20대의 임금 비율인 74%를 곱해서 숫자를 뽑아보니까, 우연의 결과지만 딱 88만원이 나왔다.

이 책은 성실하게 살기를 강요받으면서 꼼짝할 수 없이 공부라는 틀에 묶여 있는 지금의 10대 · 20대와, 젊은 시절에 낭만을 한껏 누렸던 사람들이 같은 사회 혹은 같은 국민경제 속에 살며 발생하게 되는 ‘불균형’에 관한 책이다.

우리나라의 정치 지도자들은 지금의 상황이 당연하고, ‘좋은 대학’에 ‘좋은 사람이 가는 것’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즉, 형평성에는 별 관심이 없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노후에 대한 안전장치를 제대로 확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많은 부모 세대들이 현재의 집을 그들의 노후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청년 실업이 문제"라며 몇 년을 떠들어본들, 젊은 세대에게 돌아간 것은 그저 "불쌍해서 어쩌나"라는 값싼 연민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금의 추세대로 가다간 ‘산업화 이후 가장 빈곤할 세대’이며 ‘가장 아픈 세대’가 될 것이다.

오늘날 한국의 10대와 20대는 승자독식이라는 무서운 룰을 내면화하고 있으면서도, 기성세대의 질서에 굉장히 순종적이다. 왜냐하면 그들의 바늘구멍만한 생존기회를 다름 아닌 기성세대가 틀어쥐고 있기 때문이다.

20대에게 "네가 노력을 안 해서 취직을 못하는 것"이라 공개적으로 조롱하는 ‘문화계 인사’들이 몇몇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청년백수들’에게 카운슬링을 가장한 모욕을 퍼붓고는 그 글들을 모아 책으로 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걸 읽은 20대들 상당수가 고개를 주억거리며 감읍해한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통쾌한 지적이다" "주옥 같은 명문이다"라며 사방팔방 친구들에게 권한다. ‘희망고문’이 주는 고통이 급기야 ‘쾌락’으로 전도된 셈이다. 일종의 집단착란 증세이고. ‘세대 간 사도-마조히즘’이다.

지금 기성세대는 "나 먹고살기도 힘든데 어떻게 다음 세대의 생존권까지 관심을 가지나"라고 말한다. 맞는 이야기다. 기성세대 역시 치열한 약육강식의 장에서 제 식구 건사하기 위해 시쳇말로 "피똥을 싸고" 있다. 하지만 자녀들의 경제적 독립은 갈수록 늦어지고 부모의 허리는 더욱 휘어가는 이 악순환을 언제까지나 반복할 순 없다. 이민을 떠나지 않는 이상, 개인이 이 구조적 문제를 피할 방법은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사회적 해법을 찾아내지 못하면 사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젊은이들을 위해서? 물론 겉보기엔 그렇다. 그러나 사실은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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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나라 대한민국 - 대한민국 9가지 소통코드 읽기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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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을 모두 싸잡아 민족성을 운운하며 불평하는 것이 단순하고 편할지언정 이런 범주화는 폭력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저자는 한국사회의 명암을 드러내기 위해 한국인의 민족성 · 국민성에 대해 논한다.


  저자는 커뮤니케이션 연구라는 맥락에서 총 아홉 개의 화두를 던진다. 어째서 한국인이 빨리빨리를 외치며 속도에 집착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아파트나 자동차, 죽음, 전화, 대학, 영어, 피 등이 한국사회에서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지를 다뤘다.


  저자는 부르디외의 ‘구별 짓기’라는 개념을 자주 사용한다. 이는 ‘사회적인 구별을 확실히 하고 서로 구분되는 인지 양식을 확보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이라는 뜻으로, 한국인의 대표적 특성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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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사는인생 2017-03-23 0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단이 모두 ‘저자는‘으로 시작. 고칠 것.
 
한국인의 심리코드
황상민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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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따금 외면하고 싶은 한국인의 모습과 마주할 때면 자신은 다르다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어찌됐든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한 사람이고 같은 한국인들과 공통의 문화를 형성해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으로서의 자기 성찰이 필요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현실과 사회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어야 냉정한 자기 인식이 가능하다.


  저자는 10년의 연구 끝에 한국 사회의 특징으로 대표할 수 있는 아홉 가지 키워드를 제시한다. 그리고 그 틀 안에서 한국인의 성향을 분석한다. 기회주의부터 집단주의까지 한국인의 다양한 특성에 대해 읽다 보면 그 이중적인 모습에 놀라게 된다.


  비록 마주한 것이 속물 같을지라도, 자기의 모습이기에 함께 생각하며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한국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 대부분은 사회인식 불능증에 가까운 상황에 처해 있다. 모두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 한다. 서로의 차이나 각기 다른 특성들에 어떤 것이 있는지 알려고 하지 않는다. 대세가 무엇인지 알려 하고 그것을 좇아가기 바쁘다. 그렇다 보니, 각자 다르게 직면하는 구체적인 삶의 문제들을 이해하고 해결하려는 문제 해결 능력은 거의 재앙 수준이다.

냉정하게 자기를 직시하는 것만이 잘 살고, 잘 살아남을 수 있는 비법이다.

통념과 상식이 통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삶의 위기와 불안을 느끼고, 현재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없게 된다.

누구나 자신이 무엇을 믿고 있는지 분명하게 인지하면 자신의 선택에 비교적 확신을 가질 수 있다.

한 사람의 심리적 갈등이나 고민의 핵심이자 그의 삶을 이끄는 것은 바로 ‘나는 누구인가’를 아는 것, 즉 그 사람의 정체성이다. 여기서 내가 누구인지를 안다는 것은 내가 가진 믿음의 실체를 안다는 것이다.

방향의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자기 인식과 성찰이 반드시 필요하다. 외부에서 정답을 찾으려는 노력은 자기 변화를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자신이 믿는 것에 대한 지나친 고집이나 배타성 또는 사고나 행동에서의 유연성이나 개방성 부족으로 잘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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