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 1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운동장없는 학교
강신욱 / 태근문화사 / 1996년 2월
평점 :
품절


책은 크게 삼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 1 부는 정과 체육 활동인 체육 수업시의 부정적 경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고, 제 2 부는 학생지도 활동을 하는 체육교사의 인격 모델 역량이 함량 미달되는 부정적 경험을 표현하고 있으며, 끝으로 제 3 부에서는 과외 자율 체육 활동의 대표격인 운동부 활동시의 부정적 경험을 제시하고 있다. 제 1 부 정과 체육 활동에서 증언하는 대부분의 내용은 체육교사의 부족한 전문지식으로 인한 불성실한 교육지도 때문에 내실 없는 수업이 일어나고 있다는 현실과 이에 맞춰진 불합리한 평과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또한 수업 중에 자행되는 무자비한 체벌과 강제된 체육복의 문제점을 들쳐 내고 있다. 제 2 부 학생 지도 활동에서는 체육교사가 특정 학생을 촌지로 인해 편애하는 문제나 성희롱과 같은 과도한 방법을 통해 비인격성을 보여주는 불합리성을 지적하고 있다. 제 3 부 운동부 활동에서 말하는 목소리는 체육 지도교사의 독재와 일탈에 가까운 비인간적 훈련 등으로 학생들의 학업까지도 방해하는 위선적 모습을 말하는데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분명한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단지 편집자의 역할을 할 뿐 뚜렷한 체육교육의 문제점에 대한 대안책을 제시하고 있지는 못하다. 물론 문제의식을 갖고 현실을 직시하게 하는 주의환기효과는 분명히 있다. 바로 이 점이 이 책이 갖고 있는 미덕인지는 모르지만 아쉬움이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렇다면 이제 저자가 의도했던 우리나라 체육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해 나가면서 대안책을 모색해보는 순서를 갖는 것이 옳을 것이다.

책에서 제시된 여러 문제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우선적으로 지적되고 개선되어야 할 사항은 체육교사의 교육 철학이다. 해방이후 정식 교과로서 체육이 자리 잡고 나서 이미 40년 이상 경과되어 오면서 그동안 체육교사는 나름대로 노력을 해왔지만, 체육교사의 본연의 자세를 명확히 하고, 학교체육의 중요성을 모든 사람들에 이해시켜 왔다고는 할 수 없다. 오히려, 의무적인 타성에 젖어 안이하게 지도해온 감마저 든다. 그 결과는 교육현장에 있어서 교사와 학생간의 신뢰성 상실로 나타나고, 기성사회에 있어서는 운동부족으로 발생한 성인병 등으로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의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현대생활에 있어서 체육이 갖는 역할은 더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그러므로 체육은 스포츠교육이 아니라 신체교육이라는 사실을 체육교사 스스로 확고히 다짐해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또한 7차 교육과정에서 체육 평가를 통한 교육의 질 제고를 기본 개념으로 하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평가방법을 개선하면 교육의 질이 높아질지도 모른다는 교육개혁위원회만의 생각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은 데다가 체육과 교육과정의 '목표'를 구조화해야 한다면서 더 구체적인 내용 제시 없이 그 짐을 과연 체육교사에게 짊어지게 해야만 하는 것인지에 대한 회의도 적지 않다. 또한 1년 이상 걸릴 정도로 많은 내용과 많은 종목을 가지고 있는 교과서임에도 불구하고 개정된 교육과정은 오히려 교과서를 무시하고 체육교사 개인이 학습량을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 이여서 현직 교사들은 매우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충분히 땀을 흡수 할 수 없는 화학섬유의 체육복을 입고서 아직 채 마르지도 않은 운동장을 흙탕물을 튀기며 뛰어다녀도 웃을 수 있는 학생들의 모습은 현장에 있는 체육교사의 책임감에서 비롯된다 할 수 있다. 운동장 없는 학교는 더 이상 논의되어서는 안될 교육정책이다. 평생교육의 시대를 맞이해서 생활체육이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남녀노소가 모두 건강할 수 있는 체육활동의 습관을 청소년 시기부터 몸에 밸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이는 이 책에서 제시된 다양한 학생들의 체육교사에 대한 부정적 경험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차례차례 극복해 나가야할 당면 과제인 것이다. 현 우리나라 체육교육의 문제를 제기하는 수준의 범작임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대안 모색을 위한 출발점을 지시해준다는 의미에서 결코 쉽게 넘겨볼 책은 결코 아니라고 확신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 1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