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스 13을 봤다.

오션스 11은 기가 막히게 재미있었고, 케이블로 봐서 그런지 후속작인 12는 허접했다.

그럼에도 13을 만든 이유는 뭘까?

감독이 소더버그인 걸 감안하면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자신이 있다는 소리로 봐도 될텐데,

과연 그랬다.

그들이 복수를 하게 되는 설정이 무지하게 작위적이라 어이가 없었지만

복수의 과정 그 자체는 정말 유쾌했다.

한 친구는 내가 오션스13을 보러 간다니까 "그런 유치한 걸 보러 가냐?"-참고로 그는

오션스 11과 12를 보지 않았단다-고 핀잔을 줬지만

어쩌겠는가. 내가 유치한 것에 끌리는데.

만일 소더버그가 14를 만든다면 난 기꺼이 볼 생각인데,

그건 감독의 재능을 전폭적으로 믿게 됐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기 전 약간의 해프닝이 있었다.

내 뒷줄에는 여자 둘이 앉아 있었는데

영화 시작 전 다른 커플이 그들에게 와서 좌석이 맞냐고 물었다.

여자 둘: (표를 보더니) 맞는데요?

문제는 그 커플 역시 그 좌석이 맞았다는 거.

그들은 할 수 없이 직원을 데려왔다.

직원은 여자 둘에게 표를 달라고 했다.

좌석은 맞았지만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이건 슈렉 3이거든요. 맞은편 상영관으로 가세요."

그네들은 쑥스러운 표정을 하고 나갔고

남아있는 사람들은 다들 웃었다.

하필이면 슈렉과 오션13의 시작 시간이 비슷했던 탓인데

이래서 극장마다 영화 시작 시간을 다르게 해놓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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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6-19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런 경우도 있겠네요. 몇번 관인지 확인을 해야하는데..
근데 브래드피트가 나온다고 보러가자고 하는 친구에게 다른 거 보자고
그래야 할까 봐요.^^

부리 2007-06-21 08:04   좋아요 0 | URL
앗 나름 재밌는데.... 브래드피트가 많이는 안나오니.....러브 트러블인가 그것도 재밌다더군요

비로그인 2007-06-19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안내요원이 길을 잘못 안내하고, 표도 보지 않고 끊어버리는 바람에 다른 상영관으로 갔다가 상영시간 지났다는 이유로 제가 보고싶었던 영화는 보지 못하고 진행요원에게 항의했지만 항의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었고 여하튼 부산국제영화제 또 가긴 가겠지만 학을 떼고 나오는 그런 경우가..흐흑

그나저나 오션스는 저도 보고싶었어요. 알 파치노가 나오잖아요! 전 그거 하나로 충분해요!

부리 2007-06-21 08:05   좋아요 0 | URL
아 그사람이 알파치노였군요 흠, 어째 낯이 익더라 했더니... 그 진행요원, 진짜 웃기네요 미녀한테 그런 만행을....

Mephistopheles 2007-06-19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날짜 다르게 들어갔다가 엄청 창피 당한 적 있었습니다.
세월가는 줄도 몰랐던 거죠...

부리 2007-06-21 08:05   좋아요 0 | URL
하핫 날짜라니, 상영관보다 한 수 위입니다^^

다락방 2007-06-19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션스 일레븐은 정말 재미있었고, 트웰브는 살짝 짜증났다가, 썰틴은 좋았어요. 알파치노도 배역에 너무나 잘 맞았고(안맞을리가 없지만!) 어리버리 맷 데이먼도 좋았어요. 게다가 브래드 핏트는 어떻구요! 어떤 옷을 입어도 근사하게 소화해내더군요.

음..전체적으로 써놓고 보니 저는 영화가 좋았다는게 아니라 남자배우들이 좋았다는 얘기로군요. orz

저도 표를 안내원에게 들이밀며 "같이왔는데 자리를 따로 주면 어째요!" 항의했다가 "손님은 1관인데 2관 안내도를 보고 계시잖아요." 라고 해서 창피했던적이 있어요. 흑.

부리 2007-06-21 08:06   좋아요 0 | URL
맷 데이먼이 이번 영화의 하이라이트죠. 그 코 하며..... 호호. 글고보니 여자배우는 거의 안나오네요.

moonnight 2007-06-19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홋. 다락방님처럼 저도 알파치노랑 맷데이먼 브래드피트 함께 볼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도무조건 볼래욧. ^^ 푸핫. 영화관에서 에피소드하나씩은 다들 갖고 계시네요. 넘 재미있어요. ^^

부리 2007-06-21 08:06   좋아요 0 | URL
그냥 유쾌하고 가볍게 웃을 수 있지요. 이 세상에서 영화가 아니면 그런 기쁨을 어떻게 얻겠어요^^

마노아 2007-06-19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른 상영관 들어간 적 있었어요. 브로큰백 마운틴 볼 때요. 진짜 챙피했어요..;;;;

부리 2007-06-21 08:06   좋아요 0 | URL
이거이거, 자리 잘못찾는 분들의 대부분은 알라디너군요!

전호인 2007-06-19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그런 사소한 실수(?)를 할 때가 있지요. ^*^

부리 2007-06-21 08:07   좋아요 0 | URL
구체적으로 공개하세요! 어린이표 내고 들어가다 걸리셨다든지^^

미즈행복 2007-07-03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가씨때는 혼자 영화보러 가는걸 매우 이상하게(?) 여겼었는데, 결혼해서 애 생기다보니, 영화관 가는 것은 그림의 떡이더라고요. 작년에 겨우 엄마한테 맡기고 가서 보다보니 혼자서 가게 되었어요. 이젠 혼자 가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게 되었지요.
어쩜 더 편안해요.
-부리님은 누구랑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