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새 미래의 고전 62
강숙인 지음 / 푸른책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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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새

강숙인 글

푸른책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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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결에 자신을 맡긴 채 무언가를 찾으려는 듯 바라보며 서 있는 한 소년, 소년의 뒷모습이 잔잔하게 퍼져가는 빛과 함께 아련함을 안겨 줍니다. 먼 그 곳, 어딘가에 있을 그 곳을 바라보는 소년이 바로 눈나라의 왕자 '눈새'입니다. 눈나라는 모든 것이 평등하며, 전통과 질서를 의미하는 '왕자'가 존재할 뿐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보는 정말 꿈만 같은 세상입니다.



"우리 눈나라는 4차원의 별이고 지구는 3차원의 별이다. 3차원 별들의 숫자와 우리 4차원 별들의 숫자는 같고, 모든 별들은 서로 다른 차원에 짝이 있다. 우리 눈나라와 짝이 되는 3차원 별은 지구라는 별이다. 우리 눈나라 근처에서 떠도는 꽃별의 짝은 토성이라는 별이지."

『눈새』 7쪽



우리는 매일 꿈을 꿉니다. 때때로 그 꿈을 꺼내어 '언젠가는'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오늘을 살아갈 힘을 구하기도 하고, 현실에 절망한 나머지 고이 간직했던 꿈마저 잃어버리기도 하는 절망 속에 살아가기도 합니다. 꿈은 이루기 위해서만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여전히 꿈을 꾸고, 간절히 원하는 바람 하나씩 가슴에 품고 살아갑니다.



모두가 꿈꾸는, 지구 사람들이 꿈꾸는 낙원에서 살아가는 '눈새'는 3차원 지구에 살고 있는 많은 이들이 꾼다는 '꿈'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평등하고 걱정없는, 슬픔도 아픔도 없는 눈나라대신 지구를 선택한 한 사람의 이야기는 눈새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하게 합니다.



"이곳은 정말 좋은 곳이에요. 지구 사람들이 꿈꾸는 낙원, 이곳은 바로 그런 낙원입니다.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흠 없고 아름답기 때문에 꿈 같은 건 꿀 필요조차 없어요. 그런데 난 꿈을 꾸지 않고는 살 수 없습니다. 꿈꿀 필요가 없는 낙원에서 살기보다는 괴롭고 슬프더라도 꿈꿀 수 있는 지구로 가고 싶습니다.

『눈새』 15-16쪽




할머니의 허락을 받고 지구로 공간을 옮아 온 눈새는, 전쟁과 병으로 남편과 아들을 잃고, 혼자 세상에 남겨진 할머니에게 꿈꾸던 세상, 눈나라에 함께 가자고 약속하지만 할머니는 눈새를 남기고 눈을 감습니다. 눈새는 눈으로 만들어진 심장이 녹을까 눈물조차 흘리지 못하지만 슬픔이 무엇인지를 알게 됩니다.



그 후 눈새는 꿈을 꾸고, 꿈을 위해 애쓰는, 꿈을 향하는 이들을 마나게 됩니다. 가난이 싫어 부자의 꿈을 꾸었고, 꿈대로 부자가 되었지만 결코 행복하지 않은 할아버지, 가난해서 꿈조차 꾸는 것이 사치이지만 따뜻함이 느껴지는 경호네 가족, 과학만이 거짓없는 세상을 보여주는 것이라 굳게 믿는 영후 형 그리고 부모로부터 버림받아 마음에 상처가 깊게 파인 고아원 아이들과 그 곁을 지키며 좋은 보모의 꿈을 꾸는 윤선생님, 세상의 모든 것이자 꿈이었던 아들 현민이를 잃은 현민이 아버지를 만납니다.



눈새는 꿈을 꾸는, 꿈을 꾸었던, 꿈을 이룬, 꿈을 잃은 이들을 만나면서 꿈이 주는 다양한 모습을 보게 되지만, 꿈이 무엇인가?에 대한 확실한 정의는 내릴 수가 없습니다. 여전히 꿈이 무엇인지 궁금하기만 한 눈새는, 곧 눈나라로 돌아갈 시간과 마주하게 됩니다.



눈나라와 짝을 이루는 지구, 꿈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오게 된 지구에서 눈새는 슬픔을 알게 되고, 마음에 담겨지는 여러 감정에 대해 어렴풋이 느껴지게 됩니다.



'꿈'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모두 '꿈'을 이루고 살아가게 될까요?

잃은 '꿈'은 다시 찾을 수 없을까요?



차원이 다른 두 공간이 '눈새'를 통해 연결되고, 눈새를 통해 꿈을 꾸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이야기, 미래의 고전 『눈새』는 꿈을 꾸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향한 고요한 외침 같다. 때로는 꿈으로 절망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위한, 나를 향한 꿈꾸기를 이어갈 것을 말해 줍니다.



꿈을 향해 걸어가는 첫 걸음이 주는 설렘을 기억하며, 오늘도 꿈꾸며 살아갑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하여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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