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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레트 라우드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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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귀

피레트 라우드 지음, 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



지난 주부터 내내 나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그림책 한 권,

책표지부터 시작해서

이야기와 그림이 좋아 한동안은

나의 최애 그림책이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그림책 한 권,

바로 피레트 라우드 작품의 『귀』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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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색 바탕에

단조로운 형태를 한, 표정만큼은 영낙없는 개구쟁이 귀와

그와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걸어가는 다양한 동물들,

그들 또한 단순한 선으로 그려졌지만,

다양한 무늬로 색을 대신하여 표현한 그림에 시선이 머문다.


작가가 그려놓은 선과 모양들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자꾸만 의미를 찾아보게 한다.

단순하다 단정지으면 단순한 그림일테지만,

새로운 그림 기법에 무언가를 찾으려고 하니,

단순한 선 하나 모양 하나를 쉬이 지나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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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시작되기 전,

제목과 함께 그려진 그림 한 점.

턱수염이 가득하고, 머리 부분에 그려진 해바라기 한 송이,

귀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쥔 인물 하나,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빈센트 반 고흐"이다.


빈센트 반 고흐가 스스로 잘라낸 귀,

그것에서 영감을 얻어

'혼자가 된 귀'가 세상과 만나게 되는

기발하고도 건강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림책, 『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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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와 떨어져 세상에 혼자가 된 귀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막막하다.


머리와 함께 있을 때 귀는,

자기만의 능력을 발휘하며 존재감을 내세웠지만,

혼자인 지금은 자신의 존재가 무의미해진 것만 같아

눈물이 절로 흘러내린다.


자신의 존재가 세상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했을 때

우린 좌절감을 맛보고

삶에 의기소침해진다.


혼자가 된 귀가 지금 딱 그런 상황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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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혼자인 귀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다.


노래를 부르며 무거운 마음을 달랜다는

개구리의 노래를 들어주어야 하고,

집을 떠나 멀리 오게 되어 가족을 그리워하는

코끼리의 외로움과 걱정을 들어주어야 하고,

눈사람의 코를 먹고 난 후 내내 마음이 무거운

토끼의 후회가 담긴 고백을 들어주어야 했다.


그들의 노래와 걱정, 고백을 들어주는 것은

머리가 없어도 가능한 일이기에

귀는 기꺼이 들어주었다.


말하는 이들은 무거웠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귀는 조금씩 조금씩 더 행복해져간다.


그렇게 귀는 많은 이들에게

이 땅에서 가장 잘 들어주는 존재로 성장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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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세상은 편한 것만은 아니다.

행복한 순간에도 위기는 찾아오고

그 위기는 또 다른 행복으로 번져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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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는 모든 이들의 고민을 들어주었고,

모두들 기분이 나아졌어요.

귀는 단지 듣는 것만으로도

모두를 도울 수 있어서 기뻤지요.

『귀』 중에서

개구리는 간절함이 담긴 노래를

코끼리는 걱정을 담은 외로움을

토끼는 미안함을 담은 고백을

귀에게 들려주며 무거웠던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다.

귀는 그들의 평온해진 모습을 보며

행복함을 느낀다.

다른 이의 마음을 들어주는 것,

그것은 상대에게 해 줄 수 있는 최선의 위로이며

가장 따뜻한 배려이다.

귀는,

머리가 없어도 자신있게 할 수 있는,

귀이기에 가능한 들어주기를 실천함으로

말하는 이의 마음을 따듯한 온기로 채워주었고,

혼자이기에 가능했던 자신의 존재를 되찾게 된다.

우리에게 부여된 존재의 의미

그것은 곧 사랑이며 믿음이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수용하고 인정하는 그 마음으로

마음을 들어주는 귀를 열어둔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온도는

좀 더 따뜻해지리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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