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는 잘 있더라고요...... 네.
사진은 이 한 장이 다입니다. 원래 어딜 가든 사진을 안 찍는 타입이라(심지어 같이 간 사촌언니도 마찬가지), 바다 사진도 안 찍을 뻔 했으나 수하님이 '바다 사진 알죠?' 하셨던 게 생각나서 찍었습니다. 나름 4번 찍은 것중에 제일 잘 나온 걸로 골랐어요. 아, 그리고 그 바다는 잘 있냐는 시집과 함께 인스타용 사진도 한 컷 하라고 하셨지만 저는 인스타를 하지 않기에.... 제 인스타 계정은 좋아하는 연예인과 쇼핑몰만 팔로우 되어 있는 관음용 비밀 계정뿐입니다.

요 네 권은 지난번 내 시집 선택에 개탄하신 알라디너분들이 나를 안쓰럽게 여겨 직접 본인 픽으로 보내주신 것들. 두 분 다 제가 너무 좋아하는 분들이라 믿고 읽습니다. 아, 그림책도 한 권 같이 왔는데, 그림책을 선물받은 건 처음이라 색다르고 기뻤다!
이건 지난 주 목요일에 숙소로 이동하던 차 안에서 북플 잠깐 켰다가, 잠자냥님 페이퍼에서 보고 바로 품절도서센터에 의뢰한 올리비아 랭의 《작가와 술》. 오늘 빠르게 받았다. 품절된 책이고, 중고책이 이미 몇 권 올라와 있었지만 나는 상태가 좋다 한들 남의 손을 탄 책은 선호하지 않아서, 중고책을 주문하는 대신 알라딘 품절도서센터에서 옵션을 '새 책'으로만 설정하여 의뢰했다. 전에 게일 다인스의 《포르노랜드》도 품절도서센터에서 새 책으로 의뢰해서 받아 읽었었고. 알라딘 품절도서센터 좋다! 일단 품절도서센터 의뢰 버튼이 있는 품절도서라면 신청했을 때 웬만해서는 찾아 주는 듯?
왜 보자마자 이 책에 꽂혔냐 하면, 제목이 다 한 것이다. '작가' 그리고 '술' 너무 좋잖아...... 올리비아 랭은 이름은 많이 들어 봐서 익숙하고 보관함에도 그녀의 책이 있지만 읽은 적은 없기에 잘 모르겠고. 이 책 읽으면 술 엄청 땡길 것 같긴 하다. 전에 캐럴라인 냅의 《드링킹》 읽다가 못 참고 술 사와서 왕창 퍼마신 기억이 있는데, 캐럴라인 냅은 알코올 중독이 이렇게 위험하며 해롭습니다, 하면서 쓴 책이지만 원래 중독 경험자가 쓴 글이 제일 생생하고 맛깔나는 법이라.... 아니 근데 그 때는 진짜 맨날 처마시던 시기였고 요즘은 딱히 '참지 않아도' 되는 시기니까 괜찮지 않을까? 어쨌든 저는 알중의 늪 초입에서 기어나오는 데 성공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이때를 틈타 빠르게 읽어야 한다. 언니랑 둘이서 와인 세 병에 위스키 한 병 비우고 일어나자마자 토하고 음식으로 해장하면 그것까지 올라올 것 같아서 이온음료만 냅다 드링킹하고 떠날 때보다 5년은 늙은 몸과 얼굴로 집에 돌아온 게 고작 저번 주 금요일이기 때문에 지금은 술이 안 땡기므로. 언니랑 우리 적당히 마시고 다음 날 상쾌하게 떠나자, 하면서 딱 와인 한 병만 챙겨왔으나 그게 정말 적당하지 않아서 편의점을 3번을 더 갔다. 갈 때마다 한 병씩 사고 세 번째 가니까 계산대에서 점주인지 알바인지 아무튼 외국인이 "두 병 사" 이래가지고 바닥에 주저앉아서 웃다가(눈물도 남) "아니? 우리 이번이 마지막" 하고 한 병만 사갔는데 다행히 그게 진짜 마지막이었으며 다 마시고 기절했던 것이다......
아무튼 바다 안부로 시작해서 술로 마무리된 페이퍼는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