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진을 찍고 싶어요 - 전 세계 아이들과 함께한 사진과 글쓰기 교육
웬디 이월드.알렉산드라 라이트풋 지음, 정경열 옮김 / 포토넷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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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진을 찍고 싶어요 : 아이에게 카메라를 양보하자!

 

"카메라를 든 순간, 아이들은 세상과 삶의 주인공이 된다." 이 문구에 이 책에 끌렸다.

늘 여행을 가거나 체험학습을 갈때마다 카메라는 내 손에 있었다. 사진 속 아이는 멋진 배경과 학교 숙제로 제출할 사진의 주인공으로 브이를 날리고 있다. 집에 돌아와 찍어 놓은 사진을 보며 나는 흐뭇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다음 아이들과 함께 이 사진을 본다. 사진 찍을 때의 모습이 떠오르며 추억에 잠긴다. 그런데 나만!!! 추억에 잠긴다. 아이에게 너 이거 생각안나?하고 물어보면 모르겠단다. 아이는 도대체 왜 기억이 안날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럴만도 한 것이 사진 속의 화면은 내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장면이다. 아이에게는 사진의 장면이 아니라 카메라를 들고 여기봐!를 외치는 엄마의 모습만이 기억되지 않았을까!!

그 이후로 나는 여행을 갈때 아이에게 카메라를 넘겼다. 그랬더니 아이는 땅바닥이 풀이며 꽃이며 아주 사소한 것까지 사진을 찍으며 좋아했다. 도대체 그걸 왜 찍을까?싶은 것들도 아이에게는 뭔가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엄마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들.

여지껏 그런 것들은 아이에게 관찰하고 살펴보게 할 생각을 못하고 사진 속 배경으로만 존재하게 해준 것이 참 미안해지고 후회된다.

 

내 사진을 찍고 싶어요. 이 책은 그런 나의 생각에 좀 더 나아가 아이의 주관과 표현력을 길러주는 방법을 알려줬다. 특히 얼굴 테두리를 그리고 자신에 대해 소개하고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들을 적어가며 사진을 찍는 검은 나/ 하얀 나 자화상 프로젝트는 아주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특히 이 프로젝트는 역사와 사회 학습 커리큘럼으로 적합하고 동시대 인종 문제를 공부하고, 문화와 역사적 시대의 차이점에 대해 생각 할 수 있다고 하니 더더욱 눈에 들어온다.

 

"이 프로젝트는 훌륭한 도구입니다.아이들이 상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실을 발견하고, 그들을 둘러싼 세계에서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분석하는 과감한 시도를 하도록 도와줍니다." - 132page

책 속 사진을 들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은 얼굴은 카메라로 다 가려있지만 그 뒷모습이 아주 행복해 보이는 것이 느껴진다. 카메라를 보며 손가락으로 브이를 하고 억지 웃음을 짓는 것보다 뭔가 진지하게 뭔가 담고 싶은 욕망으로 초롱초롱 빛나는 아이의 모습이 더 중요할 거란 생각에 책 속 이야기에 끄덕끄덕하게 된다.

 

한장의 사진을 보면서 정말 다양한 생각을 읽는 아이들을 보며 사람만을 강조한다고 배경을 뿌옇게만 찍는 사진들이 결코 좋은 사진이 아니었음도 깨닫는다. 아이들은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사진들을 어떻게 읽는지 배운다. 그리고 사진으로 읽고 쓰는 방법을 배우고 직접 카메라를 들고 자신이 담고 싶은 것들을 담아본다. 자신에서부터 지역사회까지로 시각을 넓혀가며 더 많은 것들을 담아본다. 자연스럽게 나 이외의 사람들에게도 눈을 돌리고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아이에게 카메라를 들게 함으로써 아이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하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내가 꾼 꿈을 이루기 위해선 내 마음이 세상보다 대여섯 배 커야 돼요. _ 달린 와츠 켄터키"

"내 마음엔 구름 같은 것이 있어요. 내가 많은 것을 상상할 때면 구름은 비를 내릴 것처럼 가득해지지요._테레사 로페즈 멕시코" - 87page

"난 사진을 찍기 전에 뭘 찍을지 항상 생각해요. 난 돌리 파튼이나 마를린 먼로처럼 나를 찍었어요. 그랬더니 목에 뱀을 감고 있는 소녀가 나타났어요. 그녀는 영화 스타가 될거예요. 그건 발 나였어요._ 디즈니 딕슨, 켄터키" - 89page

 

사진도 마구잡이로 찍는 것보다 책 속에 소개된 과제들을 따라 하나씩 따라해보면 좋을 것 같다. 꿈과 공상에 대해 사진을 찍고, 글을 쓰는 과제들도 무척 독특해보였다. 아이들의 상상력은 어른들이 생각한 것 그 이상으로 독특하고 환상적이고 유머러스한 것 같다. 창의력을 중요시하는 요즘 아이들에 책 속 사진과 글쓰기를 결합한 새로운 교육법

LTP(Literacy through Photography 사진으로 읽고 쓰기) 을 활용해본다면 아이들도 무척 재미있게 자신을 표현하고 즐거워할거란 생각이 든다.

 

아이들에게 카메라를 더 자주 들게하고 찍은 사진을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눠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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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인격 - 우리 안에 숨은 거짓말쟁이, 사기꾼, 죄인에 관한 놀라운 진실
데이비드 데스테노 & 피에르카를로 발데솔로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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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에 숨은 거짓말쟁이, 사기꾼, 죄인에 관한 놀라운 진실을 담고 있다는 숨겨진 인격.

이 책을 보며 승승장구하며 사람들의 존경과 눈길을 사로잡던 사람들이 도대체 무엇때문에 거짓말을 하고 속이고 훔치고 은밀한 유혹에 빠지는가에 대해서 궁금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뉴스에서 "가장 유능한 정치인의 추락"이라는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책 속에 방금 전까지 읽고 있던 내용들이 방금 뉴스로 보도됨에 깜짝 놀랐다. 2007년 이라크 주둔 사령관으로 현지인과 성공적인 소통전략으로 이라크전의 영웅이라 불리던 미국 CIA 퍼트레이어스의 전격 사임 소식이었다. 그 사임 이유가 자신의 전기를 쓴 작가와 외도를 했기 때문이란다. 공화당 대선 주자, 차기 국방장관까지 거론되던 인물이 하루아침에 추락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나니 정말 이 책은 은밀한 유혹에 빠지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읽어야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분명히 머리 속으로는 사회적 통념을 인지하고 도덕적 행위를 해야한다고 알고 있음에도 사람들은 부정행우와 위선, 거짓, 사기를 벗어나지 못한다. 이런 어렵고 설명할 수 없는 우선적인 것들이 어디서 비롯되는지 이 책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인격을 형성하고 지배하는 요인이 무엇이며, 우리 안에 숨은 성인과 죄인을 움직이는 힘의 실체가 무엇인지 통찰력 있는 연구와 심리실험을 통해 밝혀내고 있다.

 

"인간은 왜 예측할 수 없고 때로는 자신도 놀랄 정도로 인격을 벗어난 행동을 자주 하는 것일까? 한마디로 이 견해는 근본부터 틀렸다. 앞으로 이 책에서는 수많은 엄격한 심리 연구를 토대로, 오랫동안 유지된 이 이론이 정확히 무엇이 문제인지를 설명하고,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가며 인격을 이해하는 좀 더 새롭고 발전된 관점을 제시할 것이다." - 22page

 

"인격은 단번에 결정되지 않는다. 우리가 어떻게 지금의 우리가 되었는가는 대단히 복잡한 문제다." - 24page

 

"너그럼움과 친절을 보자. 훌륭한 행동임에는 분명하다. 어느 정도는. 그러나 지나치게 너그러운 사람은 너무 많이 퍼주거나 엉뚱한 사람에게 너그러울 수 있다. 지나친 진절은 단지 좋은 사람이 되고자 자기 행복을 희생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겸손이 과하면 직장에서 승진이 어려울 수 있다. 자선은 통장 잔고를 위협하기도 한다. 인내가 지나치면 무한 대기조에 빠질 수 있다. 순결과 절제의 부작용이야 다들 잘 알 테고." - 25page

 

이 책의 말들은 굉장히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대부분의 책들 속에는 착하게 살아라. 참아라. 다른 사람보다 덜 가지면서 살아라를 담고 있다. 숨겨진 인격은 현실 속에서 평소 내가 느끼던 것들을 바보처럼 살지 말자. 착하게 살면 요즘 세상에는 나만 다친다는 생각들을 신랄하게 선도 극단에 치우치면 문제가 심각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타주의자들만 모인 사회는 끝까지 버틸 수 없다는 말을 하며 좀 더 라는 생각으로 선과 악의 극단적 이분화만이 능사가 아님을 이야기한다.

 

인간 본성의 가장 좋은 면과 가장 나쁜 면을 들여다보는 실험을 통해 사람들이 상대에게 상처를 주거나 도움을 주는 이유가 무엇인지, 규칙을 어기거나 존중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복수를 결심하거나 도덕적 수단을 쓰는 이유가 무엇인지, 평생의 짝을 찾거나 하룻밤을 즐길 사람을 찾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아내고 있다.

 

"당신은 전차 철로가 내려다보이는 다리에 서 있다. 철로에는 전차가 질주하는데, 계속 달린다면 철로 저쪽에서 일하는 인부 다섯 명을 덮쳐 그들의 목숨을 앗아갈 것이다. 그런데 마침 당신 옆에 거구의 남자가 서 있다. 전차를 멈출 유일한 방법은 그 낯선 거구의 남자를 다리에서 밀어 철로로 떨어뜨리는 거이며, 그러면 남자는 죽겠지만 전차를 멈춰 다섯 사람을 살릴 수 있다. 자, 그 남자를 밀어야 하는가?" - 59page

 

이 한가지 질문에 두 사람이 서로 다른 답변을 했다. 아니오, 예.

그런데 이 둘의 답변은 바로 직전 보았던 영상때문에 서로 다른 결론이 나왔다는 실험을 알려준다. 그 영상이 어떤 영상이며 무엇때문에 도덕적 판단을 흐리게 되는 것인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한번 집어 들어 숨겨진 인격을 엿보길 바란다.

인간의 정신은 모순되는 행동과 다양한 속임수를 구사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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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인생 수업 - 아빠와 나눈 17가지 공감 대화
모리 히로미 지음, 김정은 그림, 김난주 옮김 / 휴이넘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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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나눈 17가지 공감 대화 나의 첫 인생 수업

 

엄마는 아이의 사소한 잘못 하나하나에 눈이 가고 잔소리를 더하는 반면 아빠는 아이를 좀 더 먼 발치에서 조용히 지켜봐줄 줄 아는 것 같아요. 저와 남편을 보더라도 확실히 엄마와 아빠는 아이를 대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느낍니다.

엄마는 잔소리가 너무 많아. 언제부터인가 아이가 당연하듯이 엄마는 잔소리라는 공식을 만들어버렸어요. 그에 대해 저는 항변이라도 하듯 세상의 모든 엄마는 잔소리를 한다. 잔소리를 안하면 엄마가 아니야!라고 말하곤하지만. 숙제해라 씻어라 먹어라 일거수일투족에 하나하나 토를 달고 있는 저를 문득 문득 발견하며 내가 도대체 왜 이러고 있나 싶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확실히 잔소리와 대화는 다른 것 같아요. 그걸 제대로 하고있지 못해서 자칭 십대!라고 부르는 딸아이와 티격태격하고 있어요. 저는 잔소리라 생각하지 않고 아이에게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는 건데 그게 잔소리로 받아들여진다는 사실이 씁쓸하기도 합니다. 아무리 좋은 말도 받아들이는 사람이 싫으면 잔소리밖에 될 수 없다는 사실은 저도 알고 있으면서도 수위 조절이 쉽지가 않네요.

 

아빠와 나눈 17가지 공감 대화 나의 첫 인생 수업은 잔소리를 대신해줄 짧은 대화들을 담고 있어요. 평상시에 이런 대화는 아빠와 딸아이가 자주 하는 것 같아요. 아쉽게도 저와는 이런 대화가 오고 가질 못한답니다. 앞으로 배워야할 것이 정말 많네요.

 

 

 

 

 

"여러분, 당연한 것들을 잘하고 계신가요?"

 

이 책은 정말 당연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가족에게 인사를 나누는 것,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잘먹었다고 인사를 하는 것, 미안하고 고마운 것에 대해서 말로 표현할 줄 아는 것에 대해 아빠와 아이가 일상에서 편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담고 있어요. 아빠는 아이를 가르치려하지 않아요.  훈계하거나 알려주려는 것이 아닌 진짜 대화를 하고 있는 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책 속 아빠의 대화 스타일을 많이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가 정답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엉뚱한 결론을 도출하더라도 아빠는 재치있게 웃어 넘기는 여유를 보여주고 있어요. 아마도 제가 아이에게 뭔가를 이야기해주는데 생뚱맞은 대답을 했다면 저는 끝까지 알아듣게 하려고 대화가 아닌 잔소리의 단계로 분명히 넘어갔을거라는 생각에 다시 한번 책의 이야기를 되세겨봅니다.

 

 

 

 

"다만, 노력했다고 해서 반드시 결과가 좋으리라는 보장은 없다는 걸 알아 두는 게 좋겠구나.

그래도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스스로 만족하는 사람이라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지.

사실은 그게 가장 중요할지도 모르고 말이야. "

아빠가 아이에게 해주는 말이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충분히 공감할 이야기였어요.

세상을 살아가는 가치관과 친구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는데요. 이런 것들은 말로서 아이에게 설명해주는 것보다 엄마, 아빠의 일상생활 모습으로 아이들이 보고 배우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요. 아이에게 추상적인 말들로 강요할게 아니라 아이에게 제대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면 그게 정답이라는 생각을 말이죠.


 



아이가 어른이 되서 저를 떠올리면 아 그때 엄마가 이런 말을 해줬지하는 좋은 말들을 많이 해줘야겠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책들을 더 많이 읽어야겠어요.

말도 안되는 행동을 하는 어리석은 어른들이 참 많습니다. 그런 어른들을 보면서 나는 저런 어른이 되지 말아야지했었는데 돌이켜보면 어리석은 행동들도 참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아이가 본받을 수 있는 행동을 하는 어른이 되야겠다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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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의 친전 -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차동엽 지음 / 위즈앤비즈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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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의 친전 -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애송시를 한편 읊어주시죠라는 기자의 질문에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를 읊었던 김수환 추기경.

 

사경을 헤매다 다시 의식을 찾았을 때
"짠, 내가 다시 살아났어요!"라는 말을 하는 김수환 추기경.

 

 

 

종교를 떠나 만인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는 추기경의 의외의 유머러스하고 인간적인 면들에 웃음 지을 수 있었다.

이 책속엔 종교인으로서의 김수환 추기경의 모습보다는 좀더 인간적이고 행복한 모습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다. 그래서 더욱 그가 그리워진다. 추기경님 서거 때 명동성당에 가보고 싶었는데 망설이다가 결국엔 가보질 못했다. 지금까지 마음 아련하게 후회가 밀려온다. 그래서 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도 문득문득 울컥함에 눈물이 났다. 가난한 이들을 품고 가장 높은 자리에서 가장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했던 사람, 이런 사람이 또 한국땅에 태어날까라는 생각이 든다.

 

얼마전 텔레비젼에서 김수한 추기경에 관한 다큐를 본 적이 있었는데 너무도 숭고하고 인간적인 행보에 저절로 머리가 숙여지고 눈을 뗄 수가 없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은 그때 느꼈던 감동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하다. 이상하게도 김수환 추기경을 떠올리면 나쁜 짓을 할 수가 없을 것 같고 착한 마음만 가지고 살아야할 것 같다.

 

책에는 추기경이 그동안 여고생에서부터 정치인까지 여러 사람들에게 여러 곳에서 했던 말들을 담고 있다. 여럽지 않은 말로 일상에서 행할 수 있는 말들을 참 많이 남겨주신 것 같다. 

 

" 노점상에서 물건을 살 때 깎지 말라.

그냥 돈을 주면 나태함을 키우지만......

부르는 대로 주고 사면 희망과 건강을 선물하는 것이다."

 

 


 

"장마에도 끝이 있듯이 고생길에도 끝이 있단다."

 

아빠는 집을 나갔고 엄마는 병으로 누워있어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동생 뒷바라지를 하는 여고생에게 추기경이 남긴 말은 애틋하게 다가온다. 너무도 높은 곳에 있던 그가 계속내리는 장맛비로 텐트 속에서 자다가 새어들어 들어오는 빗물 때문에 서서 밤을 새우던 고1 소녀에게 비에 젖고 찢어진 메모지에 적어준 글이라고 한다. 항상 마음에 간직했던 글귀라던 그 소녀는 지금 50대의 중년이 되었다.

 

 

 

"사랑은 배려입니다, 사랑은 친절입니다.... 아무리 모두가 이기주의에 흐르고 새파가 몰인정하다 해도 우리마저 사랑을 실천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되지 못합니다."

"사랑하는 자에게는 큰 짐이 조금도 무겁지 않습니다."

세상이 삭막해져간다며 착하게 살면 바보처럼 살면 나만 손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요즘 추기경의 말에 다시 한번 나를 다잡아 본다. 조금은 바보같게 사는 것도 좋지 않을까. 조금 무거운 짐이라고 남에게 던져주고 가볍게 있으려고 하던 내 모습을 돌아본다. 


 


곧 있으면 선거다.

"사실 지금 교회가 하고 있는 일은 대통령께서 해야 할 일입니다."

"칠십이 넘은 이 나이에 대통령에게 아부해서 무엇을 얻겠습니까? 감투를 받겠습니까, 훈장을 받겠습니까?"

추기경이 살아계시다면... 정치인들에게 다시 진정한 쓴소리를 해주실 수 있을텐데 정말 그가 그리워지는 순간이다.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 데 칠십 년 걸렸다."

몸소 진심으로 사랑을 실천한 추기경의 모습에 사람 사는 것 진정 이렇게 살아야하는 것인데라는 생각으로 존경과 그리움이 쌓인다. 한호흡에 이 좋은 이야기들을 마음에 다 담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오래오래 두고두고 곁에 두고 추기경을 만나야겠다.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네, 그대가 되겠습니다!!

 

쌀쌀한 가을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줄 좋은 책을 만났다.

 

마음이 우울하고 욕심으로 가득차 오른다면 친전을 읽으며 마음을 달래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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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를 쏘다 - 안티기자 한상균의 사진놀이
한상균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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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를 쏘다 - 무료한 삶에 잽을 날리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리뷰를 남길 때 그냥 사진을 찍어서 올리면 저자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네이버 검색창에 "한상균 기사"를 쳤더니 마를린 먼로를 따라하고 있는 모습을 찾게 되었다. 보자마자 박장대소, 웃음작렬해버렸다는!!

스포츠인들의 엽기적인 사진만을 찍어 안티기자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그가 찍은 사진들 누구나 한번쯤 봤을 법한 사진들이다. 그의 사진들을 더 많이 찾아보게 되니 정말 무료한 삶에 잽을 날리고 싶다는 그의 말처럼 웃음을 빵빵 날려준다.

 

아마도 아름다운 모습만을 간직하고자하는 팬들에게는 그의 사진이 안티로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순간포착! 절묘한 타이밍으로 웃음을 터지게 만들고 제목또한 그럴싸하게 붙여놔서 안티가 아니라 팬이 되고 싶어진다.

 

고릴라를 쏘다. 제목에 걸맞게 표지 또한 특이했다. 손과 머리 윗부분만 보일락 말락한 사진. 분명 일반적인 사진이라면 잘못찍은 사진임에 분명할텐데 이상하게 생동감있게 아이의 얼굴이 활짝 웃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특이한 제목의 고릴라를 쏘다는 하버드대 심리학 교수인 크리스토퍼 차브리스와 대니얼 사이먼스의 저서 보이지 않는 고릴라에 나오는 이야기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주의력 착각, 자신감 착각, 원인 착각 등이 보이지 않는 고릴라를 만들어 낸다고 하는데 저자는 사진작가는 정답이 없는 사진에서 최선의 결과를 찾아 일반인들이 놓치고 있는 고릴라를 보고 찍어야 한다고 말한다.

 

 

 

 

 

 

 

 

초반 책 곳곳의 사진들은 웃음을 자아낸다. 책을 보다가 너무 웃겨서 옆에 있던 아이에게 보여주니 내 책을 빼앗아 열심히 들여다본다. 그의 사진들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웃게하는 매력이 있는 듯하다. 평상시의 모습이 장난스러움이 없었다면 가족의 행복함을 담은 사진을 공개하지 않아다면? 아마도 정말 안티사진기자로 남았을 지도 모르겠다. 아이들도 웃게하는 사진이라면 악의가 있는 사진이진 않을터!

책 속에서도 그와 그의 가족이 등장한다. 멋지게 차려입고 찍은 사진들이 아니라 셀카도 뒤에 배경이 더 또렷하게 나온 사진들, 화장실에서 신문을 들고 볼일을 보고 있는 아이, 젖병과 핸드폰으로 꾸며진 뽀로로가 된 아이, 스티커의 다양한 표정을 따라하는 아이. 그의 일상이 아주 행복이 흘러넘친다. 그런 가족이 있는 그이기에 안티라 불리는 사진들이 웃음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웃음기만 가득한 사진과 이야기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사진기자이기에 글또한 사진만큼이나 눈길을 끈다.

제목에 4자로 쓰는 방식을 쓴다는데 나도 한번 이런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초반에는 그의 사진관이나 종군기자에 대한 이야기, 사진을 찍는 방법,  사진에 글을 붙이는 방법들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다. 후반으로 갈수록 정치적인 이야기들도 슬쩍 슬쩍 엿보인다. 약간의 유머코드도 담고 있기에 그리 지루하지 않게 이부분도 넘길 수 있었다. 스포츠기자로 활동할 때의 일화들도 소개하고 있는데 김연아 선수의 노출사진을 모르고 공개했다가 악플로 엄청나게 고생했다고 하니 인기 기자의 삶도 평탄치만은 않은 것 같다.

 


사진과 함께 담은 그의 이야기는 머리 속에 꾸역 꾸역 다 담고 싶을 만한 이야기가 많았다.

아이는 시간이 천천히 간다고 느끼는데 저자는 너무 빨리 간다고 하며 소개한 문구가 있다.

 

" 어린 시절이 다채로운 경험과 인상적인 기억의 연속인 반면, 단조로운 경험뿐인 어른의 시간은 하루하루가 흐리멍덩해지고 1년이 날아가버린 듯 사라진다."

 

지금 내가 하루하루가 너무 빨리 간다고 느끼는 것은 하루하루를 흐리멍덩한 단조로운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에 충격적이다! 거기다가 기억력까지 쇠퇴했다는...사실에 씁슬해진다. 정말 무료한 삶에 잽을 날리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은 아는 만큼 느낄 뿐이며, 느낀 만큼 보인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이 책을 읽고 난후와 전의 나는 확실히 달라질 것 같다. 사진을 찍는 생각부터 달라지고 더 많은 것을 느끼고 그만큼 더 많이 알아갈 것이다. 하루 하루가 천천히 갈 수 있도록 야무지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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