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짓다.
치명적 유혹.
입술과 피부의 경계처럼 손톱의 하얀 반달과 투명한 부분의 경계처럼밤과 저녁의 경계는 모호하고,질펀하게 교접하고 있었다.
- 경춘선 육교
고양이는 아슬아슬하게 난간을 기어 옥상으로 뛰어 올라갔다. 대지는 모래먼지를 풀풀 날려 시야를 가렸고
낡은 철제 담장은 연신 삐끄덕거리며 비명을 질러댔다.
사방엔 잡초의 시체들과, 폐기된 건축자제들과, 한때는 건물의 몸체를 이루고 있던 조각들이 널려있었고 그것들을 좀 먹는 시간만이 까마귀처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그녀가 말했다.
-버려진 것들인데 참 아름답게 느껴진다.
내가 말했다.
-세상에서 진정 아름다운 것들은 주로 버려진 것들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