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구든 죽음을 받아들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이 특히 자신의 죽음이라면... 처음에 거부하고 분노하다가 점차 죽음 자체를 받아들이고 체념하고 화해하게 되는 것이 우리의 죽어가는 과정이라고 한다. 누구나 이런 과정을 겪으며 죽음을 겪게 되겠지만 모리는 죽음에 이르는 비상한 과정을 보여주며 살아있는 사람에게 삶을 사는 방법을 깨닫게 해준다.

오든의 싯구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 파멸하리라]. 가족과 친구, 제자와 동료인간에게 마음 한 가운데로부터 우러나오는 사랑과 관심, 있는 것을 나누어주는 데서 오는 인생의 의미와 기쁨을 느끼며 살기를 그는 권한다. 스피노자에게 있어서는 친절은 [자기와 닮은 것에 대해 동정하고싶은 욕망]의 정의에 불과할지 모르나 모리에게는 친절과 사소한 관심은 죽음 앞에 선 유일한 삶의 의미와 존재유지의 길이다.

모리의 죽음이 아름다운 것은 그가 삶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의 삶은 마음을 기울여, 주위의 생활방식, 사고의 틀, 문화에 휩쓸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 노력한 열매였다. 그런 사람의 죽음은 보내는 사람을 마음 안타깝게 하고 사람들의 가슴을 울린다. 자식에게 친구에게 과연 나는 삶을 함께 해주는 사람인가? 나는 사람을 수단의 하나로 보는 문화에 습관처럼 살고 있진 않은가? 혹 여전히 아무 의미도 없이 죽음과 함께 사라질 것들에 삶이라는 아름다운 기회를 잃어가고 있는 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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