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중용 동양고전 슬기바다 3
주희 지음, 김미영 옮김 / 홍익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학과 중용은 원래 한나라 초기 한무제에 의해 집대성된 예기에 포함되어 있던 글이었다. 이 글들이 독립된 책일뿐 아니라, 유학의 중심된 역할을 하는 사서(대학,논어,맹자,중용)의 일부로 자리를 잡은 것은 12세기말 남송시대, 자신의 시대를 위한 하나의 체계를 마련코자 했던 주희의 의도적 선택에 따른 것이었다. 수,당시대를 거치며 거대한 세력으로 자라난 불교와 도교 그리고 당시의 여러 다른 유교의 해석에 대한 반작용으로서 나타난 12세기 새로운 유교의 해석이다. 이제 유가는 주자를 거치며, 변증되는 철학체계의 확고한 틀을 갖추게 된 것이다.
 
대학의 주축은 나라를 세우는 뿌리를 위해 군주의 마음이 어디로 향해져 있어야 함을 보여준다. 중용은 이런 심적 체계의 근본을 밝혀 유학을 종교적 근거(天命=性)를 갖는데까지 이끌고 간다. 이제 유가의 담백하기 그지 없었던 삶의 지혜들은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된다. 주희의 [대학장구], [중용장구]을 통해 비로소 공자의 정신은 다시 해석되어져 비로소 하나의 국가체계와 깊은 심적 수양의 종교적 측면을 지니게 된다. 거대국가를 위한 통치이념의 모양새와 종교적 외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 유학은 무엇일까?  새로이 끄집어 내어야 할 보물인가? 아니면 중국의 영향 아래 있던 시절의 쓰레기인가? 책 하나의 독후감으로 주제넘는 질문일지 모른다. 하지만 자신의 시대를 위한 원리들을 끄집어내고 다듬어내는 주자를 보며, 이제 어떻게 이것을 발효시켜 우리 삶을 위해 쓸지 생각해 볼 일이다. 나라의 근간을 유학에 가졌던 세 나라. 아직도 그 문화의 영향력 아래있는 한중일의 한 연결점으로 이제 한 나라의 근간이 아닌 여러나라의 이해와 건설적 관계의 한 축으로 공자의 가르침은 다시 의미를 가질순 없을까. 꼭 그를 죽여 다시는 나타나지 못하게 해야만 우리가 잘 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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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1 22: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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